[헤럴드POP=노윤정 기자] 반듯하게 잘생긴 외모, 모델 같은 신체 비율. 서강준은 수려한 외모로 일단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도회적이면서도 다정다감한 분위기가 뭇 여성들 마음을 설레게 하며,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야성적인 매력까지 얹었다.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 같은 배우다.

서강준은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백인호 역을 맡아 출연했다. 원작 웹툰이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품인 만큼 각 인기 캐릭터를 누가 연기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고, 백인호 역에 서강준이 낙점되자 기대와 함께 우려 섞인 시선이 쏟아졌다. 과연 서강준이 백인호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겠느냐, 솔직히 걱정 어린 반응이 더 컸다. 하지만 첫 방송이 나간 후, 이러한 우려는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처음 제안 받았을 때 솔직히 저랑 잘 안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제 성향이랑 너무 달라서 조금 걱정을 했죠. 한창 대중 분들이 걱정하실 때 저도 같이 걱정했어요. (…) 첫 방송 후 호평이 많아 다행이었어요. 인호나 작품이나 드라마로 만들어 진다는 것에 대한 논란이 많았었는데, 대중 분들이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다행이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어요”

본인도 걱정이 됐기 때문이었을까. 서강준은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을 거라고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사랑받을 걸 예상하지 못했다기보다 흥행 여부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고 싶었고, 대중들의 우려를 덜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드라마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고, 인호라는 캐릭터를 망치고 싶지 않았어요.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캐릭터잖아요. 그 분들이 사랑하는 인호를 망치고 싶지 않았어요”

16부작으로 제작된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은 원작 웹툰과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됐다. 드라마에 맞게 각색됐고, 중반부를 넘어가면서부터는 원작과 분리된 독립적인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렇게 탄생한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 대해 서강준은 “누구 한 명이 끌고 가는 드라마가 아니라, 캐릭터들의 각 인생사가 들어가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결말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만족스럽다’고 표현했다.

“인호 입장에서 나쁜 결말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셋(유정, 홍설, 백인호)도 헤어지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셋 사이에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일단 유정과 인호의 관계가 풀리지 않는다면 행복한 관계가 지속되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서로를 위해서 헤어지는 게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유정과 백인호가 사이를 회복했다면 어땠을까? 서강준이 생각하기에는 유정과 백인호가 다시 만나지 않았기에 결말의 여운이 더 짙었다. 물론 그렇다고 안타까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작품을 하는 동안에는 당연히 역할에 몰입해 있었고, 자연스럽게 캐릭터의 감정에 젖어 들었다.

“둘 관계가 너무 안쓰러웠고, 저는 유정이랑 싸우면서 서러웠어요. 가족 같은 친구였는데, 미워하고 있는 내가 서럽다고 느껴졌어요. (…) 드라마에서 중간에 한 번 싸우기는 했지만, 그 정도로 풀릴 관계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너무 골이 깊었어요. 단순한 실수와 오해에서 비롯된 싸움이지만, 수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인호 인생이 망가졌죠. 그렇게 치고받은 걸로 풀릴 문제는 아니었어요”

제작발표회 당시 서강준은 ‘원작 속 백인호에 저를 맞추기보다 저한테 백인호를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던 바 있다. 자신과 다른 점이 많은 캐릭터이기에 억지로 맞추려 하다 보면 어색한 부분이 생길 수도 있을 거라 여겼다. 그래서 자신에게 맞춰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표현하고자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해 먼저 파악해야 했다.

“저는 백인호가 아니잖아요. 백인호를 서강준이 표현하려면 저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더라고요. 내가 백인호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표현하고 어떻게 감정을 표출했을까, 사소한 것 하나 하나를 상상했어요. 인호처럼 차를 부셔본 적은 없지만, ‘내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차를 부신다면 어떻게 했을까’ 이런 걸 많이 고민했죠”

서강준은 백인호 캐릭터를 맡으며 많은 고민과 연구를 거듭했다. 그 노력은 자연스럽게 그의 연기에서 드러났다. 원작 속 거칠고 자유분방하고 속정 깊은 백인호의 성향에 배우 서강준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와 매력이 덧칠해졌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서강준표 백인호에 지지를 보냈다.

“백인호가 웹툰보다 따뜻하게 보였던 건 의도는 아니었어요. 사람이 표현을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백인호랑 서강준은 성향도 다르고요. 서강준의 백인호를 대중 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셔서 참 다행이었어요”

“솔직하고 따스한 면 때문에 사랑받지 않았나 싶어요. 백인호는 굉장히 솔직한 친구고, 본능적인 아이에요. 계산하지 않고, 뒤 끝 없고,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죠. 그런 모습이 솔직해 보였을 것 같아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도 이 여자가 내 사람이 되길 바라는 게 아니라 ‘나 너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아. 그게 다야. 신경 쓰지 마. 이건 내 감정이니까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하죠.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게 솔직해 보였어요. 또 정이 많고 따뜻한 인물이에요. 겉으로는 투박하게 표현할지 몰라도, 속으로는 생각을 깊게 하고 사람과 사람 간의 마음의 거리가 좁은 친구에요. 마음의 벽이 굉장히 낮은 친구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서강준과 백인호의 닮은 점은 무엇일까. 이 같은 질문에 서강준은 ‘자유로운 사고’라고 답했다.

“생각이 자유로운 부분이 닮은 것 같아요. 저도 생각이 자유로운 편이고, 또 자유롭게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연기뿐 아니라 다른 부분들에 대해서도 생각에 제약을 두지 않는 편이라 주변에서 4차원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해요. 그런 부분이 비슷해요”

“피아노를 전공 하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음표와 박자는 똑같이 나와 있어도 치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 다르더라고요. 이번에 피아노 연주 영상을 굉장히 많이 찾아봤어요. 같은 곡이라도 치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 달라요. 그리고 그려지는 그림도 달라져요. 그런 걸 보고 피아노를 치는 데도 상상력과 창조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죠. (…) 감정을 표현해낸다는 면에서 연기와 비슷한 것 같아요. 이건 예술이라는 직업의 공통점이 아닐까요?”

서강준과 ‘치즈인더트랩’이라는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가 백인호 캐릭터에 얼마만큼의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서강준이 보는 백인호는 어떤 인물일까? 이 질문에 잠시 말을 고르더니 시적인 표현으로 답을 내놓았다.

“‘자유로운 방황을 하는 따뜻한 사람’이에요. 자유롭게 모험하는 따뜻한 사람. 아니면 따뜻하게 여행을 하는 모험가랄까요?(웃음) 반항아는 아니에요”

(사진=박푸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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