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헤럴드POP=노윤정 기자] DC코믹스의 야심작이자 두 히어로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그런데 궁금증이 생긴다. 배트맨과 슈퍼맨, 이 둘은 대체 왜 싸우는 것일까.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감독 잭 스나이더/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은 지구상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인 슈퍼맨과 인류를 파괴할 수 있는 힘을 지닌 그를 막으려는 배트맨의 대결을 담고 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속 브루스 웨인(벤 애플렉), 아니 배트맨은 어느덧 나이가 들었고, 조금은 지쳐있다. 특히 슈퍼맨과 조드 장군이 메트로폴리스에서 격렬한 전투를 벌였던 ‘블랙 제로’ 사건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눈앞에서 목숨을 잃는 것을 지켜보며, 배트맨은 그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부채감과 슈퍼맨의 초인적 힘에 대한 무력감, 거기서 비롯한 분노에 잠식돼 갔다.
클락 켄트(헨리 카빌)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슈퍼맨은 사람들 사이 논쟁거리로 떠오른다. 슈퍼맨의 힘은 사람들에게 경외감을 불러일으켰고, 그가 힘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그 어떤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는 것이 타당한지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전작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뇌했던 슈퍼맨이 이번에는 자신의 힘으로 발생한 피해에 괴로워하며 ‘정의’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졌다.
배트맨은 슈퍼맨의 초인적 능력이 선한 의도로만은 쓰이지 않을 것이란 불신을 가졌고, 슈퍼맨은 배트맨이 ‘스스로 법 위에 있다고 여긴다’며 비판했다. 이렇듯 서로를 오해하고 있는 두 히어로 사이를 영리하게 갈라놓는 이가 있으니 바로 렉스 루터(제시 아이젠버그). 그는 슈퍼맨의 유일한 약점인 ‘크립토나이트’를 무기화하려 하고, 조드 장군의 사체로 DC코믹스의 대표 빌런 둠스데이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슈퍼맨의 또 다른 약점을 이용해 배트맨과의 싸움을 부추겼다.
‘배트맨 대 슈퍼맨’은 DC 히어로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저스티스 리그’의 프리퀄(오리지널 스토리보다 시간상 앞선 사건을 담은 속편)이다. ‘맨 오브 스틸’에서 슈퍼맨 역을 맡았던 헨리 카빌이 다시 한 번 빨간 망토를 둘렀으며, 마이클 키튼, 발 킬머, 조지 클루니, 크리스탄 베일로 이어졌던 배트맨 계보는 벤 애플렉이 이었다. 여기에 갤 가돗이 연기한 원더우먼이 가세하며 ‘저스티스 리그’의 첫 단추를 꿰었다. 원더우먼이 실사영화에 등장하는 것은 75년 만에 처음이다.
‘배트맨 대 슈퍼맨’은 이전 ‘배트맨’과 ‘슈퍼맨’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DC코믹스 특유의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극 전반을 휘감고 있다. DC코믹스 히어로들은 끊임없이 고뇌하고 내면을 고찰한다. 악당과 싸우는 여타 히어로물과 달리, 이 영화에서는 ‘선’을 추구하는 이들이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문제제기하며 그 답을 찾기 위해 싸운다.
‘배트맨’과 ‘슈퍼맨’ 그리고 ‘원더우먼’까지, 세 가지의 세계관을 유기적으로 엮기 위해 영화는 151분이라는 시간을 소요한다. 결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이지만 늘어지거나 지루한 부분은 찾을 수 없다. 특히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 장면은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이 스피디하고 박진감이 넘친다.
물론 기존 DC 세계관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다소 불친절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지루하진 않되 내용을 따라잡느라 바쁜 영화일 수 있다. 하지만 DC코믹스가 야심차게 선보이는 작품인 만큼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각 히어로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으며, 촘촘한 스토리 전개나 연출 면에서 공들인 티가 역력히 났다. 과연 두 히어로의 만남이 관객들에게 어떠한 평가를 받게 될까. 첫 시사를 마친 ‘배트맨 대 슈퍼맨’은 2017년 11월 찾아올 ‘저스티스 리그 파트1’을 기다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3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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