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순위는 있지만 승자와 패자는 없다. 금메달을 딴 참가자과 최하위를 기록한 참가자가 똑같이 주목을 받는다. 이겼다는 것이 아니라 도전했다는 것만으로 의의를 인정받는다. ‘결과’가 중시되는 요즘 현실에서는 통하지 않을 법한 이야기다. 그래서 ‘독수리 에디’는 실화를 소재로 했지만 판타지가 느껴진다.
‘독수리 에디(감독 덱스터 플레처)’는 1988년 캘거리 동계 올림픽에 출전했던 영국 최초의 스키점프 선수 에디 에드워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극 중 에디 역은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태런 에저튼이 맡았으며, 브론슨 피어리 역은 휴 잭맨이 맡았다. 제작은 ‘엑스맨’ 시리즈, ‘킹스맨’으로 잘 알려진 매튜 본 감독.
에디는 어린 시절부터 올림픽에 나가는 것을 꿈으로 삼았다. 하지만 다리에 장애가 있고 체력도 약한 그에게 올림픽 출전은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에디는 엄마가 올림픽 메달을 담으라고 준 통에 메달 대신 연습하다 깨진 안경테가 쌓였을 지라도 도전하고 꿈꾸는 그 자체로 행복했다.
그 어린 아이의 목표는 자라면서 스키 국가대표 선수로 구체화됐으나, “너 따위를 알아주는 세상이 아니야”라는 아버지의 말처럼 현실은 냉혹했고 에디의 꿈은 좌절됐다. 결국 에디는 아버지의 뜻을 따라 미장일을 배우기로 하나 꿈을 그렇게 쉽게 접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는 우연히 스키점프라는 종목을 접하고는 국가대표에 다시 한 번 도전하기 위해 무작정 독일에 위치한 국제 스키점프 훈련장으로 향했다.
늘 그랬듯이 그곳에서도 에디는 웃음거리였고 무시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에디는 꿋꿋하게 홀로 도전을 이어갔고, 천재 스키점프 선수‘였던’ 브론슨 피어리를 만나 도움을 구했다. 브론슨은 전직 미국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로, 현재는 스키장 정리하는 일을 하며 술에 찌들어 살고 있는 인물. 처음에 브론슨은 에디를 보며 ‘가망 없는 일에 목숨 거는 미친 영국 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비록 실패한다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자신이 실천하지 못했던 스승의 가르침을 몸소 보여준 에디의 열정에 결국 마음을 움직였다.
그렇게 한 팀이 된 에디와 브론슨. 에디의 열정과 브론슨의 실력·경험은 시너지를 일으켰고, 두 사람은 눈앞에 놓인 고비를 한 단계씩 함께 넘어갔다. 그렇게 에디는 불가능해보였던 꿈에 한 발짝씩 다가갔고, 브론슨은 냉소적인 태도를 조금씩 벗어버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관객들에게 묻는다. 과연 에디와 브론슨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겠느냐고. 이 부분이 중요한 지점이다. 영화는 에디가 올림픽에서 올릴 성과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가 90m 슬로프에서 멋지게 스키점프를 성공할 것인지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올림픽에 나가겠다는 꿈 하나를 위해 달리는 순수한 열정과 과정이다.
사회는 노력이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는 곳이라고 쉽게 말하는 현실 속에서 ‘독수리 에디’는 싸워서 이겼느냐가 아니라 잘 싸웠느냐를 묻는다.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영화는 에디가, 우리가 꾸고 있는 꿈을 응원한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꿈을 잃은 이들에게 용기를 전하고 위로를 건넨다.
휴 잭맨과 태런 에저튼의 멋진 연기 앙상블은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선명히 한다. 휴 잭맨은 브론슨 피어리의 심리 변화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으며, 태런 에저튼은 ‘킹스맨’ 속 반항아적인 모습, 세련된 슈트 핏이 시선을 사로잡던 스파이의 모습이 아니라 어눌하고 순박해 보이는 ‘에디’의 이미지를 완벽히 구현했다. 영화는 4월 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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