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본능적으로 연기하는 배우 이제훈이 조성희 감독을 만났다. 과연 어떤 결과물이 나왔을까.
배우 이제훈은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인터뷰를 갖고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감독 조성희/제작 영화사 비단길) 뒷이야기를 전했다.
"모니터링 시사 때 미리 영화를 한번 봤었다"는 이제훈은 "이렇게 독창적이고 새로운 소재의 한국 영화가 있었나 시나리오를 보고 느꼈었는데, 실제로 구현된 걸 보니 반가웠다. 분명 관객들이 기다린 영화가 아닐까 싶다. 나 또한 '탐정 홍길동'이란 작품으로 관객에게 신선하게 다가가지 않을까 그런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운을 뗐다.
전역을 앞두고 차기작을 고심하던 이제훈은 말년휴가 때 '탐정 홍길동' 시나리오를 접했고, 이에 푹 빠져들었다고 한다. 이제훈은 "군대에서 말년휴가 나왔을 때 조성희 감독이 시나리오를 줬다. '파수꾼' 윤상현 감독과 작업을 할 때 조성희 감독이 '짐승의 끝'이란 작품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었다. 당시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왔다 갔다 하면서 조성희 감독에게 인사만 했었는데 내게 이런 좋은 작품을 줘서 정말 반가웠다. 이런 영화를 만들 거라며 해맑은 소년처럼 말하는 걸 보면서 그냥 빠져들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지난 2014년 12월 촬영을 시작한 '탐정 홍길동'은 이듬해인 2015년 4월 크랭크업 했다. 촬영 종료 후 개봉해 관객을 만나기까지 1년여가 걸린 셈이다. '탐정 홍길동'이 후반작업에 공을 들이는 동안 이제훈은 tvN 드라마 '시그널'에 출연하며 대세로 다시금 입지를 다졌다.
"이미 프리프로덕션 단계서 영화가 어떻게 구현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촬영을 하고나서 후반작업이 길어질 영화라고 알고 있었다. 영화 배경 자체에 CG가 많이 들어간다. 연기하는 배우들도 가상공간에서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야외촬영도 많았는데 실내 세트장 촬영도 많았다. 세트장 안에서 차를 두고 블루스크린을 쳐놓고는 운전하는 척 하면서 아역들과 이야기했다. 좁은 공간 안에서 이뤄진 장면이 많아서 후반작업이 되게 길어졌다."
작품에 대한 자신감은 있다는 이제훈이지만 한주 앞선 지난 27일 개봉한 '캡틴아메리카:시빌워'가 워낙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며 극장가 싹쓸이 중이라 애가 탈 법도 할 터. 이에 이제훈은 "'탐정 홍길동'은 가족들이 함께 보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그래서 지금 시기에 개봉하면 좋겠다는 의견에 동의를 했다. 지금 개봉하는 게 굉장히 좋은 것 같다. 따뜻한 봄날이지 않냐"며 "'탐정 홍길동'이 색채적으로 어둡고 무거울 수 있지만 아이들이 나오고 아이들로 인해 생기가 돋고 화기애애해지는 그런 분위기의 영화다. 아이들과 소통해서 결핍을 가진 홍길동이란 인물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다음 단계를 향해 나아간다는 이야기가 가족들이 봤을 때 좋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지금의 개봉 시기가 만족스럽다"고 오히려 '캡틴아메리카: 시빌워'와의 경쟁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파수꾼'에서 현실적 연기로 호평 받았던 이제훈. 하지만 이번 영화 '탐정 홍길동'은 비현실적 배경과 설정 그리고 만화적 구성이 특징이다. 자연스럽게 이제훈의 연기도 전작과 달라졌다.
"원래 작품을 선택할 때 이야기가 현실에서 이뤄지는 것, 그것이 허구라도 관객이 봤을 때 실제라고 느끼는 이야기가 구축된 상황에서 연기하기를 바랐다. 그래야 연기를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나 스스로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조성희 감독이 만든 세계는 동화적이고 판타지이지 않나. 그 속에서 내 연기 스타일이 잘 맞을까 싶었다. 한편으론 그게 되게 궁금했다. 그 세계에 들어가서 나는 또 어떤 연기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또 스스로도 현실적인 연기를 추구했던 것들을 깨고 싶었다. 그런 이야기 속에서 나는 어떻게 잘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신선하고 재밌었다." '탐정 홍길동'은 이제훈에겐 새로운 도전이자 신기한 경험이었다. 이제훈은 "조성희 감독은 자신이 가진 세계관 안에 모든 동선과 그림을 완벽하게 구축하고 있다. 연기하는데 있어서 대사와 행동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스스로 고민하고 동선을 짜기 보다는 감독님이 가진 콘티를 어떻게 타이밍을 잘 맞춰서 극대화 시켜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여러 가지 연기 버전을 준비해갔었다. 그런데 조성희 감독이 준비한 색깔이 확실하다보니 중반쯤 가서는 오히려 편안한 마음으로 현장에 갔다. 손짓 발짓 하나까지 홍길동이 표현했으면 하는 것들에 대해 조성희 감독이 말을 많이 해줬다. 그런 디테일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홍길동을 구현해내고 창조해낼 수 있었다"고 조성희 감독의 연출에 공을 돌리는 이제훈이었다.
앞서 조성희 감독은 이제훈을 두고 '본능적으로 연기하는 배우'라고 말했다. '탐정 홍길동'에서도 치밀한 각본과 콘티로 완성된 조성희 월드가 분명 있었지만 그 안에서 이제훈은 본능적인 연기 감각으로 조성희 감독을 놀라게 했다.
"내 연기 스타일이 그런 것 같다. 시나리오도 많이 보고, 어떻게 연기해야할지 준비를 많이 하지만 막상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보여주는 순간에는 모든 걸 다 잊는다. 그 순간 내가 느끼대로 연기하고, 상대가 이야기한 부분에 대해 표현하려고 하는 그런 연기관을 가졌다. 이번에도 조성희 감독이 내게 그렇게 본능적으로 연기해주길 바라더라. '내가 이런 세계를 만들었고 이런 대사와 행동을 하길 원하지만, 이제훈이 원하는 본능적인 부분을 가감 없이 하고 싶은 대로 던져보라'고 했다. 그런 연기의 장을 만들어줬기 때문에 즐기면서 연기할 수 있다."
그러면서 이제훈은 "보통은 시나리오가 꽉 짜여 있는데, 후반에 아역 말순이한테 대사를 매몰차게 하는 장면은 원래 시나리오에 없었던 장면이다. 현장에서 감독님이 긴 대사를 주면서 이렇게 해달라고 해서 살짝 당황했다. 하지만 그 순간 아이들에게 하고 싶었지만 또 하지 못하는, 상대 적들은 진심으로 느끼게끔 하는 딜레마를 갖고 또 다른 거짓말을 표현하려 했다. 그게 되게 어려웠지만 연기로 나왔을 땐 스스로에게도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연기를 하면서 계속해서 연기의 맛을 알아가고 있는 이제훈의 연기 사랑이었다.
한편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은 사건 해결률 99%, 악당보다 더 악명 높은 탐정 홍길동이 잃어버린 20년 전 기억 속 원수를 찾아 복수하기 위해 나섰다가 거대 조직 광은회의 음모를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불법 흥신소 활빈당 수장이자 사립탐정 홍길동 역 이제훈, 광은회 숨은 실세 강성일 역 김성균, 활빈 재단 소유주 황회장 역 고아라와 박근형, 정성화 등이 출연한다. 오는 5월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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