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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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이소담 기자]‘곡성’ 나홍진 감독이 자신의 현장이 유독 힘들다는 이야기에 대해 입을 열었다.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제작 사이드미러)으로 돌아온 나홍진 감독이 11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인터뷰를 갖고 이른바 ‘징글징글’하다는 수식어가 붙은 자신의 촬영 현장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이날 나홍진 감독은 “사실 시나리오를 짧게 써야 하는데 나도 그렇고, 요즘의 관객들은 교과서적인 분량만 썼을 때의 이야기로는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더 많은 이야기와 볼거리를 점점 더 원하고 있고, 그래서 요즘 영화들의 러닝타임도 계속해서 길어지고 있다고 본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나홍진 감독은 “나도 시나리오를 쓰고 나서 분량을 줄인다고 줄였는데 아무래도 이야기의 완결성이나 이런 것들을 생각하다 보면 또 길어지더라. 시나리오도 길고 촬영 해야 할 분량도 많아서 나도 연출을 하면서 ‘내가 왜 이걸 써가지고 이렇게 고생하고 앉아있나’ 싶을 때도 많다. 그냥 밥 먹으면서 이야기해도 되는 걸 굳이 왜 이런 설정을 했나 하고 말이다”고 발언해 웃음을 자아냈다.

같은 장면을 수차례 찍어내고 ‘한번 더’를 외쳐 배우와 스태프 모두를 극한으로 몰아가는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서도 나홍진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 단계에서는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이상적이다 싶은 상황을 구상한다. 그런데 그걸 구현하려다 보면 난이도가 높은 경우가 정말 많더라. 의도해서 일부러 어렵게 찍어내려고 한 건 아닌데 말이다. 내가 쓴 시나리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상화 시키는 과정이 보통 힘든 게 아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나홍진 감독은 “전작 ‘추격자’ ‘황해’도 그렇고 ‘곡성’까지 내 영화는 어두운 면이 계속해서 많았다”며 “배우가 무섭게 연기하고 울고 있는데 감독인 내가 현장에서 웃고 있긴 그렇지 않나. 산을 뛰어다니고 죽어라 연기하고 내려왔는데 거기서 내가 울기도 그렇고 웃기도 민망해서 진지하게 하다 보니 남들이 보기엔 내 촬영 현장이 화기애애하게 보이진 않았을 것이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만나 대화를 나눠본 나홍진 감독은 무척이나 위트있고 유쾌한 사람이었기에 그의 해명이 이해가 가기도.

사진=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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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나홍진 감독은 “배우가 컨디션이 안 좋거나 그러면 그날 연기가 별로 안 좋지 않겠나. 그럼 감독 입장에선 테이크를 여러 번 가야 한다. 좋은 연기를 끌어내기 위해서 그런 건데, 배우 입장에선 ‘내가 힘들어 죽겠는데 힘들다니까 더 해보자는 건가? 사람 힘들 때 일부러 더 찍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라며 “그런 여러 가지 복합적인 상황들 때문에 나홍진 촬영장은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곡성’에서 외지인 역할을 맡은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은 고라니를 뜯어 먹는 장면에서 더는 못하겠단 자신에게 나홍진 감독이 ‘두 번만 더 해보자’고 말했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에 대해서도 나홍진 감독은 “아마 그 때 첫 촬영본을 영화에 썼을 것”이라고 웃으며 “두 번만 더 해보자고 하면 다른 배우는 알겠다고 하는데, 쿠니무라 준은 잘 안 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다양한 컷을 위해서 두 번만 더 해보자고 한 거였다. 그때 찍은 컷은 영화에 다 썼다. 진심으로 말하는 건데, 쿠니무라 준은 별로 많이 안 찍었다”며 “곽도원은 어쩌겠나. 제일 많이 찍었다”고 웃음을 터트리는 나홍진 감독이었다.

한편 ‘곡성’은 외지인(쿠니무라 준)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속 소문과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추격자’ ‘황해’ 나홍진 감독의 6년 만의 신작이다. 곽도원이 의문의 사건 속에서 혼돈에 빠지는 경찰 종구 역, 황정민이 마을에 나타난 무속인 일광 역, 천우희가 사건 현장을 목격한 여인 무명을 연기한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됐으며, 11일 전야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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