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나홍진 감독이 ‘곡성’ 파격 결말에 대해 입을 열었다.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제작 사이드미러)이 지난 11일 전야 개봉해 개봉 4일차인 14일 관객수 100만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다. 호불호가 갈릴 것이란 예상과 달리 ‘곡성’은 호불호와 충격 결말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승승장구 중이다. 그렇다면 나홍진 감독은 이러한 파격적인 스토리를 어떻게 만들어냈을까.
나홍진 감독은 최근 헤럴드POP과 인터뷰에서 “언론시사회서 영화를 첫 공개하고 난 뒤, 기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혼란스러웠다. 반응이 없으니까 재미 없게 봤나 싶어서 큰일 났다 그랬는데, 간담회가 끝나고 나서 평론가가 별 다섯 개를 줬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기사를 봤는데 다들 좋은 반응이었다. 너무나도 감사했다”며 “이십세기폭스 본사에서도 ‘곡성’ 흥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데 돈을 썼으니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영화 공개 전후로 느꼈던 부담감을 털어놨다.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속 소문과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추격자’ ‘황해’ 나홍진 감독의 6년 만의 신작이다. 곽도원이 의문의 사건 속에서 혼돈에 빠지는 경찰 종구 역, 황정민이 마을에 나타난 무속인 일광 역, 천우희가 사건 현장을 목격한 여인 무명을 연기한다.
시나리오부터 기괴하고 무섭다는 소문이 자자했던 ‘곡성’. 이에 나홍진 감독은 “전작 ‘추격자’ ‘황해’에선 사건에 중점을 뒀다. 사건의 가해자와 그를 잡고자 하는 사람에게 주목했다. 그러다가 피해자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나이가 마흔 가까이 되면서 장례식장에 갈 일이 늘어나더라. 안타깝게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어떻게 죽었는지는 알겠는데, 왜 죽었는지는 모르겠더라. ‘왜일까?’ 수없이 생각했는데 이유가 없었다. 왜 그가 죽음의 타겟이 돼야 했는지, 왜 하필 그 사람이어야만 했는지 이유를 물었지만 모르겠더라”고 ‘곡성’을 구상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나홍진 감독은 “이유가 없으면 큰 문제가 아닌가? 어떠한 존재가 소멸되는 순간인데 이유가 없다니.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위협을 받는 건 아닌가 싶었다. 존재하기 때문에 위협을 받는 것이라면 인간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신은 대체 무엇인가? 신은 선인가, 악인가? 실제 존재하긴 하는 건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우리가 하늘을 원망하듯 이유 없는 죽음에 대한 생각의 과정을 거쳤다. 그러면서 ‘곡성’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초자연적이고 비현실적인 것이 상대라고 했을 때, 현실적인 원인을 밝히기에 유리한 직업이 경찰이라 생각해 주인공 종구를 경찰로 설정했다. 일광을 무속인으로 설정한 건 기존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가톨릭 기반의 오컬트 영화가 되는 것에 반문을 품었기 때문이다. 한국적이며 아시아적인 종교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어야겠단 의도로 박수무당 일광을 포함 시켰다. 외지인이 일본인인 이유는 주인공은 바이러스가 감염되듯 확장되는 사건을 방어하고, 정체불명의 의심스러운 무언가가 잠입했을 때 그것이 인간과 유사한 느낌이면서 소통이 명확하게 되지 않길 바랐기 때문이다. 부제는 이 영화에 등장하는 믿음과 의심, 그로 인한 혼돈이란 키워드를 통해 성경의 힘을 빌리고자 했고 그 과정에서 신과 인간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인물을 등장시키고 싶었다. 성직자는 신과 인간의 매개 역할을 하지 않나. 성경을 빌려오면서 그 한 축을 담당하는 존재로 설정했다.”
‘곡성’은 압도적 긴장감을 선사하는 동시에 보고난 뒤에는 머리가 멍해지는 충격을 안겨주는 영화다. 결말에 대한 의견도 분분할뿐더러 스포일러 유출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나홍진 감독은 관객이 생각하는 모든 것이 정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생각한 답은 있지만 그것만이 답은 아니라고 말하는 나홍진 감독이었다.
“‘곡성’의 주인공은 누굴 믿어야 할지 계속 의심 한다. 극중 인물들이 혼돈을 느끼는데 그 혼돈이 최고조에 달한 순간을 영화 절정에 배치했다. 액션이나 추격전과는 다른 영화적인 쾌감을 관객에게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곡성’은 심리적으로 이끌어가는 영화다. 그 혼돈을 관객도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그게 ‘곡성’의 연출 의도다. 그러다보니 영화를 보고 나면 혼란스럽고 궁금한 점이 많을 텐데, 그 모든 혼란은 연출자인 내 입장에서 의도된 것들이다. 그렇기에 관객 개개인이 생각하는 각자의 결말을 지지한다. 당신들이 생각하는 영화의 결말 또한 의미 있다고 본다. ‘곡성’은 만든 이의 의도가 아닌 관객이 느낀 생각이 중요한 영화다. 여러분의 판단을 지지하오니, 각자의 ‘곡성’을 마음껏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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