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곡성’ 미혼인 곽도원의 절절한 부성애 연기 뒤엔 아버지가 있었다.
배우 곽도원은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인터뷰를 갖고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제작 사이드미러)에서 미혼이라곤 믿기 힘든 부성애 연기를 해낼 수 있었던 비결로 아버지를 꼽았다. 결혼도 아직 안 했고 아이도 없는 곽도원에게서 본 부성애는 자식인 곽도원이 아버지에게서 받은 그 것과 닮아 있었다.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속 소문과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추격자’ ‘황해’ 나홍진 감독의 6년 만의 신작이다. 곽도원이 의문의 사건 속에서 혼돈에 빠지는 경찰 종구 역, 황정민이 마을에 나타난 무속인 일광 역, 천우희가 사건 현장을 목격한 여인 무명을 연기한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곽도원은 ‘곡성’에서 딸이 의문의 연쇄 사건과 같은 증상을 보이자 딸을 구하기 위해 이리 저리 뛰는 아버지 종구 역을 맡았다. 평범한 듯 하지만 딸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부성애를 지닌 아버지다.
가슴 먹먹한 부성애를 연기해내며 호평 받고 있는 곽도원은 “제일 힘들었던 부분이 바로 부성애다. 내가 실제 애도 없고 결혼도 안 했는데 이걸 어째야 하나 싶더라”며 “그래서 여기저기 질문도 해보고 느낌이 뭔지도 물었다. ‘곡성’과 같은 상황이면 어떻게 할 것 같으냐고 묻자 자식을 둔 사람들은 ‘하...’라고 한숨만 쉬고 말을 잇지 못하더라. 첫 대답은 대부분이 한숨이었다. 이후 말을 꺼내긴 하는데, 그 한숨의 의미가 대체 뭘까 궁금했다”고 털어놨다.
“아버지가 되고 나서야 아버지의 마음을 알겠다고 하지 않나. 그런 느낌일 것 같았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내 아버지가 생각났다. 아버지가 장애인이셨다. 어릴 때 불발탄을 가지고 놀다가 사고가 났고, 그때 다리를 다쳤다더라. 당시에 아버지 때문에 굿을 하기도 했단다. 그 기억도 났다. 그러면서 장애인인 아버지가 어떻게 나까지 3남매를 키웠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장애를 가진 상태에서도 우리를 키워낸 아버지의 마음에서 연기를 출발했다.” 이어 곽도원은 ‘곡성’에서 종구의 딸 효진을 연기한 아역 김환희에 대해 “우리 환희가 부성애가 느껴지게 연기를 하더라. 그걸 보면서 ‘네가 날 살리는구나’ 싶었다. 환희가 효진이를 너무나 잘 연기해줬다”며 “몸을 비트는 동작이나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무용 선생님에게 수개월간 배워서 연습을 했다고 들었다. 어린데도 너무나도 잘해줬다. 그래서 작은 성인배우 같은 느낌이었다. 더구나 아이들은 아이만의 말투가 있는데 환희는 평소에도 아이 말투가 아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곽도원이 부성애 연기의 원천으로 꼽은 김환희의 연기 뒤에는 나홍진 감독의 철저한 지도가 있었다. 곽도원은 “나홍진 감독도 천재란 느낌이 들었던 게, 환희가 아이지만 애처럼 대하지 않았다. 반말도 안 했다. 감정연기를 할 땐 ‘슬픈 생각을 해라’ 라고 말하는데, 나홍진 감독은 ‘당신은 어린 아이가 아닙니다. 이 영화를 책임지는 여주인공이니까, 당신이 하고 싶은대로 생각하고 연기해주세요’라고 하더라. 그러면 김환희의 눈빛이 확 살아나더니 진짜 본인이 그 장면을 책임지려 한다”고 나홍진 감독과 김환희의 시너지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곽도원은 진짜 김환희의 아버지가 된 듯 “환희가 초등학교 4~5학년 때 ‘곡성’을 찍었는데 이제 중학생이 됐다. 어쩜 애가 그렇게 어른스러운지 모르겠다”며 “대신 환희가 또래에 비해 키가 작더라.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콩나물도 시금치도 많이 먹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이에 진짜 효진아버지 같다는 기자의 말에 “자식 자랑이 너무 심했나요?”라고 멋쩍게 웃는 곽도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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