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서보형 기자
사진 = 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임지연 기자] ‘마스터 셰프 코리아’(이하 마셰코)는 전 세계에서 인정받은 정통 요리 서바이벌 ‘마스터셰프’의 한국판으로, 요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는 일반인들의 대결을 통해 대한민국의 식문화 아이콘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2년 첫 시즌 방송 이후 톡톡 튀는 개성 강한 참가자, 심사위원들의 긴장감 넘치는 심사평, 다채로운 음식의 향연 등 삼박자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국내에 요리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대한민국 요리 서바이벌의 주역이 됐다.

2년 만에 돌아온 ‘마셰코4’는 역대 최다 9000여 명이 지원해 치열한 요리 전쟁을 예고했었다. 기대대로 다양한 실력자와 잠재력을 가진 도전자들이 열띤 경합을 벌였다. 그리고 최후의 승자로 ‘마셰코’ 시리즈 최초로 여성 우승자 김정현이 탄생했다.

최근 상암동 CJ E&M에서 만난 김정현 우승자는 다시 ‘평범한 엄마’로 돌아간 모습이었다. 약 3~4개월 동안 합숙을 하면서 치열하게 살다가 다시 평범한 주부이자 엄마로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김정현 우승자는 “아직도 얼떨떨하고 우승이 실감이 나지 않아요. 아마 우승 특혜인 뉴욕행 비행기를 타야 실감이 날 것 같아요(웃음). 사실 당시 송훈 심사위원님이 지원자들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장난을 치셨어요. 그래서 방송을 보니 우승자로 제 이름을 부르셨을 때, 장난치시는 줄 알고 대답을 하려고 했던 표정이 잡혔더라고요. 우승한 걸 안 후에는 큰 딸이 너무 엉엉 울고 있던 터라, 아이 달래느라 물이 쏙 들어갔던 기억이 나요. 요리 중에는 몰랐는데 첫째 딸이 제 모습을 보고 긴장이 돼서 내내 울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또 방송으로 그 순간을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기도 했어요”라고 우승 당시를 떠올렸다.

“우승할지는 전혀 몰랐어요. 경연 당일 촬영시간도 너무 길었고, 다른 미션과 다르게 세 시간 동안 코스 요리를 정신없이 준비해서 다 끝났다는 것 자체가 너무 홀가분했어요. 결과를 떠나서 그 도전을 해낸 저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칭찬해 주고 싶은 마음이었고, 아무리 못해도 2등이라는 생각만 했던 것 같아요(웃음). 우승하던 순간에 함께 마지막까지 도전했던 영민 언니 얼굴을 보게 되더라고요. 같이 고생했던 기억이 떠올라서 서로 꽉 껴안아 줬죠.”

‘워킹맘’이던 김정현씨는 둘째를 가지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이 해외 발령을 받으면서 함께 미국으로 향했다. 오래 직장 생활을 하다가 육아, 가정에만 집중하는 삶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답답함과 탈출구가 필요했다. 그때 김정현씨에게 재미와 위로를 준 건 요리였다.

“집안일을 하다보니 답답했어요. 탈출구, 목표, 꿈을 찾고 싶었어요.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요리로 위로를 받았어요. 막 이것저것 시도도 해보고 손님을 초대해서 요리하는 것도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요리 좀 가르쳐 줘’라는 이야기에 주변 사람을 모아다가 요리 교실 같은 걸 열기도 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전문적인 교육 없이 요리를 하다 보니 한계가 느껴지더라고요. 제 요리가 답답했던 거죠. 비슷한 메뉴가 반복되고 결국 집 밥을 벗어나지 못하는 게 요리가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대학교나 학원, 여러 수업도 알아봤던 거 같아요.”

요리에 대한 갈증을 느끼던 시기. 늘 시청하던 올리브TV서 ‘마셰코4’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마셰코4’는 김정현씨에게 기회처럼 느껴졌다.

“요리에 대해 더 배우고 싶었던 그 무렵에 ‘마셰코4’를 만나게 됐어요. ‘마셰코’는 요리 좋아하는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는 프로그램이잖아요. 저 역시 1~3시즌 완전 팬이었어요.(웃음). 그런데 지원하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가정도 생각해야했고, 또 잘할 수 있을까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죠.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했던 것 같아요. 지원자마다 실력이 천차만별일 수 있지만, ‘마셰코4’는 평범하고 비전문가가 도전할 수 있는 무대잖아요. “앞치마만 받아보자”라는 목표로 지원하게 됐죠. 사실 앞치마 받았을 때가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어찌나 울었던지, 창피했던 기억이 있네요(웃음).“

‘마셰코’는 본격적인 경연 전에 3~4개월 합숙을 하면서 마스트 클래스 과정을 거친다. 부트 캠프 녹화가 끝나던 날, 집에 잠시 들려 바로 합숙에 돌입했다. 합숙 초기에는 집에 두고 온 아이들이 생각나 눈물이 나기도 했다. 또 방송을 통해 요리 경연에 참여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1회 방송을 보니 겁에 질린 표정이더라고요. 사실 적응하기까지 힘들었어요. 나랑 비슷한 사람들일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도전자들을 보니 너무 대단해 보였어요. 방송 환경이라는 분위기도 적응이 안 됐고."

굳어있던 김정현 우승자를 변화시킨 건 김소희 셰프의 한 마디였다. 김정현 우승자의 '마셰코4' 도전기는 김소희 셰프의 한마디로 전·후가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경연 때 엄청 헤매고 있었어요. 그때 김소희 셰프님이 “야야 너 와그라노 이거 무슨 사람죽고 사는 일이라고 긴장하고 얼어붙어서 그러니. 마 한 번 다 쏟아 불고 집에 가면 그만 아이가”하고 혼내셨어요. 그때 정신이 버쩍들더라고요. 말할 수 없는 힘이 되어준 한 마디에요. 그 한마디로 ‘마셰코4’ 경연에 임하는 제 태도가 별한 것 같아요. 그전까지는 얼어있고 긴장된 상태였다면 '후회 없이 해보자'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 후부터는 자신을 믿고 최선을 다하는데 집중했던 것 같아요. '긴장하고 경직될 필요 없겠다'라는 생각을 하게됐죠. 그 이후부터 성적이 좋았던 것 같아요. 사실 경연은 나를 믿고 해야하는데, 내가 아는 지식 활용에만 급급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자기 자신을 믿고 요리를 하더라고요. 소희 셰프님 덕에 마음가짐이 달라졌고, 주변 도전자를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웃음)"

당근과 채찍으로 도전자들의 잠재력과 열정을 끌어내는 건 세 심사위원 김소희, 김훈이, 송훈 셰프의 몫이다. 김정현 우승자는 김소희 셰프를 "롤모델", 김훈이 셰프를 "아버지 같다"고 표현하더니, 송훈 셰프는 "친 오빠"라고 했다.

“다른 도전자들은 김소희 셰프님을 많이 무서워했어요. 그런데 저는 김소희 셰프님이 그냥 엄마 같은 느낌이었죠. 날카롭게 때로는 비수가 되는 심사평을 앞에서 하시지만, 뒤에서는 손잡아 주시고 마음을 보듬어 주시는 분이세요. 정말 많이 배웠고, 정말 너무 감사했어요. 김소희 셰프님은 요리를 배우신 게 아니고 경험을 통해 지금 자리까지 오르신 분이세요. 그래서 더 닮고 싶은 분이기도 해요. 제 롤모델이에요.”

“훈이 셰프님은 아버지 같은 느낌이에요. 요리에 대한 평가를 따뜻하게 아버지 같은 느낌으로 해주세요. 그리고 하나라도 더 알려주시려고 항상 애쓰셨는데, 그 마음이 너무 감사했어요. 송훈 셰프님은 얄미운 친오빠 같은 느낌이에요. 방송 화면에서는 카리스마 있으시고 멋있으신데 이면에 유머 감각도 뛰어나시고요. 도전자들에게 장난도 많이 치세요. 엄청 재미있으신 분이에요. 물론 요리에 있어서는 카리스마가 정말 대단하세요.”

[팝인터뷰①]'마셰코4' 김정현 "김소희 셰프는 내 롤모델" [팝인터뷰②]'마셰코4' 우승자 김정현이 증명한 '도전의 힘'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