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무심한 듯 시크하게, 하지만 다정하고 세심하게. '운빨로맨스' 류준열이 로맨틱 코미디 남자 주인공의 공식을 충실하게 풀어내는 중이다. 다 아는데 설렌다.
22일 오후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극본 최윤교/연출 김경희) 9회가 방송됐다.
이날 심보늬(황정음)의 트라우마 해결사로 나선 제수호(류준열)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는 동생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고도 자신의 불운이 옮을까 전전긍긍하는 심보늬를 끌고, 동생과 대면하게 됐다. 그리고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말해요. 언제든지 같이 와줄게요"라고 말했다.
제수호에게 이는 큰 변화다. 그는 어린 시절 트라우마 때문에 인간관계라면 학을 뗀 인물. 남의 일이라면 상관하지 않는 개인주의 '끝판왕'이다. 하지만 그런 그가 심보늬를 신경 쓰게 되면서, 제수호와는 평생 어울리지 않을 단어인 것 같았던 오지랖이 시작됐다.
이후 제수호는 갖은 핑계를 대며 심보늬에게 밥을 먹자고 제안했다. 결국 이들은 초밥집에서 함께 점심을 먹게 됐다. 이때 제수호는 심보늬가 열여섯일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에 제수호는 "그것도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나요?"라고 물었다. 이 말 한마디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그동안 제수호는 입에는 가시를 품은 까칠한 천재였다. 이는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막이다. 사실 고슴도치 같은 그의 속에는 남의 말 한마디에도 파들대는 여린 마음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 제수호의 실체가 심보늬를 만나면서 드러났다.
그리고 제수호는 단순한 오지랖을 넘어, 심보늬를 위한 부적이 되기로 결심했다. 시작은 늘 주변의 불행이 자기 탓이라 자학하는 여자에 대한 연민이었지만, 이는 곧 짝사랑으로 발전했다.
류준열은 이런 제수호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리면서 연기 중이다. 실제로 해당 장면에서 그는 1초만에 목소리와 얼굴을 바꾸며, 장면을 전환했다. 자신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여자로 인해 달라진 남자. 자칫하면 그저 그런 로맨틱 코미디 공식을 따르는 남자주인공으로 머물 수도 있는 설정이지만, 류준열의 다채로운 연기가 캐릭터를 살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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