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첫사랑은 경험이 없기에 서툴다. 계산할 줄도 모른다. 그렇기에 가장 순수하다. ‘운빨로맨스’ 주인공들도 순수하고 미숙한 첫사랑을 지독하게 겪고 있다.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연출 김경희/극본 최윤교)는 얼핏 보기에 이해 안 될 정도로 운명과 미신을 맹신하는 심보늬(황정음 분)와 수학·과학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공대 출신 게임회사 CEO 제수호(류준열 분)가 벌이는 로맨틱코미디 드라마다. 타인과 거리를 두고 살던 두 사람이 서로의 세계에 들어가 첫사랑을 시작한다.
여기에 두 사람을 둘러싸고 제수호의 첫사랑 한설희(이청아 분)와 심보늬를 첫사랑으로 품고 있는 최건욱(이수혁 분)의 이야기가 더해지며 러브라인을 더욱 풍성하게 채우고 있다. 이처럼 ‘운빨로맨스’에는 누군가에게는 마냥 좋기만 하고 누군가에게는 아픈 첫사랑이 있다.
◆ 심보늬·제수호,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표현하세요 제수호는 스스로를 “겁나 천재”라고 지칭할 정도로 자존심이 강한, 하지만 그 잘난 척을 수긍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능력 좋은 인물이다. 모든 일이 이성과 논리로 풀이 가능하다고 믿으며, 미신은 믿지 않는다.
심보늬는 스스로를 ‘재수 없는 아이’라고 생각한다. 학창시절 자신의 옆자리에 앉은 친구만 다쳤던 것도, 자신이 키우던 병아리만 죽고, 부모님이 자신이 가고 싶다던 공연 티켓을 사가지고 오다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도, 동생이 혼수상태에 빠진 것도 전부 자신의 탓이라 여겼다. 때문에 심보늬는 미신과 운명을 절대적으로 믿었다.
이렇듯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이 만났다. 당연히 자꾸 어긋났고 서로가 거슬렸다. 그 거슬림이 신경을 자극했고, 결국 사랑으로 발전했다. 상극처럼 다를 것 같던 두 사람에게도 공통점이 있었다. 세상과 벽을 쌓아두고 살았다는 것. 심보늬는 자신의 액운 때문에 곁에 있는 사람들이 다칠까봐, 류준열은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서 받은 트라우마 때문에 사람들을 밀어냈다.
심보늬와 제수호는 서로의 상처를 감싸며 우여곡절 끝에 연인이 됐다. 연애를 시작한 두 사람은 더 없이 사랑스럽고 달달했다. 서로와 함께 하는 모든 것이 ‘처음’인 두 사람은 표현에 서툴지언정 재거나 계산하지 않고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안고 싶어 죽는 줄 알았다”, “우리 못 본지 60시간 20분 째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온종일 보고 싶다”, “보늬씨랑 80살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보낼 수 있는 시간을 계산해봤는데, 이거 많이 부족하다” 등 돌리지 않고 직설적으로 자신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끊임없이 속삭였고, 애정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서툴러서 더 예쁘고 사랑스러운 이들의 첫사랑은 이제 막 시작했다.
◆ 한설희와 최건욱, 아프게 보낸 첫사랑 한설희는 과거 제수호의 모든 것이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전부였던 첫사랑. 하지만 한설희는 떠났고, 제수호는 한설희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을 이용하다 버린 것이라 여기고 크게 상처받았다. 하지만 한설희는 제수호가 자신을 기다렸을 거라고 믿었고, 자신이 돌아왔으니 제수호 역시 돌아올 것이라고 착각했다. 매사 당당하고 시원시원한 그녀다웠다.
하지만 제수호의 마음은 이미 심보늬를 향해 있었다. 그 마음이 사랑이 아닌 동정일 거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제수호는 심보늬를 좋아하고, 한설희는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한설희는 결국 “상상도 못했다. 수호가 나 말고 다른 여자를 좋아한다는 걸”이라고 인정하며 수호의 추억으로 남기로 했다.
최건욱 역시 어릴 적 한 동네 살았던 심보늬를 좋아했다.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는지, 돌아와서 다시 만난 순간부터 좋아하게 된 건지 스스로도 알지 못했지만, 심보늬에게 ‘남동생’이 아닌 ‘남자’가 되고 싶었다.
24살이라는 아직은 어린 나이답게 최건욱은 때로는 풋풋하게, 때로는 당돌하게 심보늬에게 대시했다. 심보늬가 제수호를 신경 쓰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내색을 숨기지 않았고, 심보늬 회사 식구들 앞에서 심보늬를 짝사랑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자꾸만 제수호에게 향하는 그녀의 마음을 붙들어 보려고 직접 도시락을 싸고 반지 선물을 준비하는 등 정성을 기울였다.
이처럼 ‘운빨로맨스’ 안에는 공감할 수 있고, 잠자던 연애세포를 깨워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싶게 만드는 사랑의 모습들이 담겨 있다. 어지럽던 4각 관계가 정리되고 심보늬와 제수호는 연인이 됐다. 남은 전개 동안 ‘운빨로맨스’가 또 어떤 사랑의 모습을 그릴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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