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임지연 기자] 아이돌 그룹 god로 출발해 배우라는 수식어를 달기까지 쉽지 않은 일이다. 편견 및 선입견과 싸우며 ‘god 윤계상’ 아닌 ‘배우 윤계상’으로서 묵묵히 12년을 걸어온 그는 연기 데뷔 12년 차에 이르러 비로소 힘을 빼고 부담감을 내려놓은 법을 터득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종영한 ‘굿와이프’로 대중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윤계상을 만났다.
동명 인기 드라마를 원작으로 삼은 tvN 드라마 ‘굿와이프’는 승승장구하던 검사 남편이 정치 스캔들과 부정부패로 구속되자 결혼 이후 일을 그만 두었던 아내가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13년 만에 변호사로 복귀하면서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법정 수사극이다. 윤계상이 연기한 서중원은 여주인공 김혜경(전도연 분)이 한 여자의 아내, 아이들의 엄마가 아닌 여성이자 직장으로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물이다. 또 승소와 로펌 운영을 위해서라면 모든 하는 인물이지만, 혜경을 만나면서 변화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윤계상은 ‘굿와이프’ 서중원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많은 스트레스로 살이 찔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굿와이프’는 시작부터 유명 검사의 성상납 스캔들이라는 파격적인 사건으로 시작된다. 극 초반부터 김혜경과 그의 남편 이태준(유지태 분)에 대한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그려졌다. 상대적으로 중원은 과거나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크게 그려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양면성이 있고 속을 알 수 없는, 그러면서도 어떤 사람일지 궁금증을 불러일으켜야 했다.
“중원은 극초반 밍밍한 느낌을 주는 캐릭터였어요.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면 초반에 배우가 많이 흔들리게 되는 거 같아요. 극중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데, 너무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심심해 보이는 거죠. 중원은 전사가 거의 없고, 혜경에 대한 감정도 드문드문 등장해요. 뭐랄까 초반부터 강하게 매력적으로 승부를 둘 장면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고민을 정말 많이 했던 거 같아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게 ‘서중원’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거였어요. 3,4부 나갔을 때 서중원이 악역인지 아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때 ‘됐다’ 싶었죠.”
윤계상이 그려낸 서중원은 서글서글해 보이면서도 때때로 굉장히 날카로운 눈빛을 보여주는 배우 윤계상 특유의 분위기가 그대로 묻어나는 인물로 그려졌다. 초반 서중원이라는 캐릭터에 물음표를 던졌던 시청자들은 이내 그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윤계상표 서중원은 “섹시하다”라는 근사한 호평을 받으며 사랑받았다. 강한 역할, 강한 연기를 추구하던 윤계상의 시도와 도전이 성공을 거둔 셈이다. 윤계상은 다시 처음부터 촬영해도 지금처럼 서중원을 표현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100%, 최선을 다했다는 의미다.
“서중원은 배우 윤계상 입장에서 시도이자 도전이었어요. 사실 잘 보이고, 화려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중압감이 늘 있었어요. 연기를 잘하고 싶은 욕심이 컸기 때문에 고민이 너무 많았고 주변도 많이 의식을 했었어요. 스스로 가진 슬럼프가 굉장히 컸어요. 작품을 고를 때 단 한 번도 신중하지 않은 적이 없는데, 대중이 선호하지 않는 작품을 선택하는 내가 잘못된 건가 싶기도 했어요. 그런 부담감이 컸기에 힘을 뺄 땐 빼주고, 더할 땐 더해줘야 하는데 그런 조절이 안됐죠. '굿와이프'는 정말로 제 배우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된 거 같아요.
물론 전작이었던 '소수의견'을 통해 많이 배웠지만, 그 연장선에서 '굿와이프'를 통해 좋은 배우들의 모습을 보게 됐고, 나를 믿게 된 거 같아요. 여전히 불안에 떨면서 하루하루를 살았지만, 정말 오롯이 나를 믿고 연기했어요. 그러면서 힘을 조금 풀어도 (작품 속에서) 내가 보일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 거죠. 이 작품을 통해 어른이 된 연기를 한 것 같아요. 너무 많이 배웠고, 자신감도 얻게 됐어요."
중압감과 부담을 내려놓으면서 되찾은 자신감 그리고 자신의 장점을 앞세워 앞으로도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많다.
"몸이 악기가 되어 연주를 제 마음껏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첫 번째로 나를 많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비로소 나에 대한 부분들을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 지금까지 많은 시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나름 치열하게 쌓아온 것들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내가 가진 모습, 무기, 특징들을 섞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연기를 그래도 10년 넘게 해왔지만 설레요. 아직 멀었어요. 앞으로 더 열심히 앞으로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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