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뮤즈=박서현 기자]‘플레이리스트 109’가 다영과 박소담의 서로 다른 인생의 ‘속도’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를 전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MBC ‘오늘을 버틴 노래-플레이리스트 109’(기획 최행호 / 연출 이민지, 허자윤, 김성년 / 이하 ‘플레이리스트 109’) 5회에는 솔로 가수 다영과 배우 박소담이 출연해 3MC 이석훈, 이준, 딘딘과 각자의 삶을 버티게 한 이야기와 노래를 나눴다.
박소담은 먼저 3MC를 위해 직접 준비한 꽃을 선물하며 분위기를 밝혔다. 이준과의 ‘한예종 선후배’ 인연이 공개되며 이준의 ‘서울예고 간판설(?)’이 다시 소환돼 웃음을 안겼고, 영화 ‘기생충’ 해외 프로모션을 통해 만난 샤를리즈 테론과 SNS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는 이야기도 눈길을 끌었다.
유쾌한 이야기 뒤 박소담은 갑상샘암 수술을 전후로 지나온 시간을 솔직하게 꺼냈다. 영화 ‘유령’을 촬영할 당시 이유를 알 수 없이 에너지가 떨어지고 계속 우울한 상태가 이어졌지만 스스로 번아웃이라고 생각했다고. 이후 검사에서 목에 13개의 혹이 발견됐고 임파선까지 전이된 상태임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수술 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체력이 크게 떨어져 어린 시절부터 익숙했던 석촌호수까지 가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조금씩 걷는 거리를 늘렸다. 그 과정에서 혼자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석촌호수 눈물 다 네 거 아니냐”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쉼 없이 달려온 20대를 보낸 박소담에게 아픈 시간은 자신을 처음 제대로 돌아보게 한 계기이기도 했다. 한 해에 연극,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여러 작품을 소화할 만큼 쉬지 않고 일했던 그는 수술 후 “연기 말고 내가 할 줄 아는 게 뭐지?”라는 질문을 처음 던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하나씩 시작했다. 혼자 34일 동안 유럽 여행을 떠났고, 아이슬란드에서는 직접 운전하며 오로라를 보고 마음에 드는 풍경이 나타나면 차를 세워 낮잠을 자기도 했다.
박소담은 “안 아팠으면 좋았겠지만, 나 잘 아팠던 것 같다”라며 아프지 않았다면 힘든 줄도 모른 채 계속 같은 속도로 살았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다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는 곁을 지켜준 사람들이 있었다.
특히 ‘유령’ 촬영 당시 몸이 아픈 줄도 모른 채 자신의 몫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해하며 울었던 박소담의 곁에는 이하늬가 있었다. 신구가 건넨 말도 박소담의 마음에 오래 남았다. 박소담은 자신이 울 때면 신구가 충분히 울 수 있도록 기다려준 뒤 “뭘 울고 그래, 그래도 우리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살아야지”라고 말해줬다고 회상했다.
같은 아픔을 겪었던 배우 엄정화가 던진 질문은 박소담이 자신의 몸을 대하는 방식까지 바꿨다. 전신마취를 받은 자신은 수술 당시의 고통을 기억하지 못해도 몸은 모두 기억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 엄정화가 “소담아, 너 몸한테 사과했어?”라고 물었다는 것. 처음에는 어색해했던 박소담도 이후 자신의 몸에 “많이 아팠지, 미안해”라고 사과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여정에게 들은 이야기도 ‘자기 돌봄’으로 이어졌다. 조여정이 잠들기 전 자신에게 “너 오늘 후회 없이 잘 살았어?”라고 묻고, 그렇다고 생각하면 바로 잠이 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 박소담 역시 매일 아침과 잠들기 전 “오늘 하루는 잘 살았니? 괜찮았니?”라고 자신에게 안부를 묻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설경구의 무심한 듯 따뜻한 안부도 공개됐다. 박소담은 수술 후 설경구가 전화를 걸어 직접적으로 “괜찮니”라고 묻는 대신 “밥 먹었냐”고 물었고, “먹었다”는 대답을 들으면 “어, 그래”라며 전화를 끊곤 했다고 회상했다.
박소담의 버팀송은 한로로의 ‘0+0’이었다. 아프고 난 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그는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일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 살아 있는 오늘을 잘 살아가고 싶다는 자신의 마음과 맞닿은 노래라며 직접 ‘0+0’을 불렀고, 담담한 목소리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편 MBC ‘플레이리스트 109’는 매주 화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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