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아름 기자]강산도 변하는데 강호동이라고 변하지 말란 법은 없다. 20년 이상 한결같은 헤어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는 강호동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본의 아니게 활동 무대를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종편)로 옮기게 된 것이다.

이제 당분간 지상파에서 '국민 MC' 강호동을 볼 수 없게 됐다. 강호동이 MC로 활약했던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이 지난 4일 방송을 끝으로 3년 6개월 만에 종영했다. 그는 지난 8월 9일 방송을 끝으로 약 9년 만에 종영한 SBS 최장수 예능 '스타킹'에 이어 두 달 만에 또 하나의 장수 프로그램을 잃게 됐다. 이로써 그가 진행하는 지상파 프로그램은 단 한 개도 남지 않게 됐다.

물론 본인의 의지는 아니지만 우연찮게 프로그램이 연속 폐지되면서 '지상파 실업자'가 된 강호동은 이제 완벽하게 비지상파 위주로 활동 무대를 옮겨간다. 이는 MBC '무한도전', KBS 2TV '해피투게더 시즌3',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등 지상파 프로그램에 주력하고 있는 다른 '국민 MC' 유재석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또 케이블, 종편, 지상파 등 채널을 막론하고 활약하고 있는 김구라, 이휘재, 전현무, 조세호, 이수근 등 또다른 MC들과도 차이를 보인다.

달라진 강호동의 일터. 지난 1년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종편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 시점부터 돌아가보면 그의 종편행은 비교적 늦게 이뤄졌다.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의 유재석에 이어 지난해 12월 JTBC '아는 형님'으로 종편행을 전격 선언했다. 때문에 이에 앞서 그가 공식석상에 설 때면 늘 종편, 케이블행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곤 했다. 그럴 때마다 그는 '매체를 가리지 않고 자신과 잘 맞는 프로그램이라면 언제든 OK'라는 소신을 밝혔다. 지난해 3월 열린 '우리동네 예체능'1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블이든 종편이든 특별한 방침을 갖고 접근하는 게 아니다. 케이블에도 많은 동료들이 참여하고 계신데 내가 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난다면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고, 지난해 12월 열린 '아는 형님' 제작발표회에선 "특별한 건 없다. 방송인으로서 환경이 어떻게 됐든 어떤 공간이든 오로지 기쁨과 재미, 행복, 희망, 위안이 될까에 대해서만 고민한다"며 "그것이 내 직업이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한 번 굳게 결심하자 강호동의 종편, 케이블 출연은 봇물 터지듯 성사됐다. '아는 형님'으로 종편으로 넘어간 그는 그 후로도 JTBC '마리와 나' '쿡가대표' '천하장사', tvN '신서유기', 올리브 '한식대첩4' 등 종편,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과 인연을 맺으며 활발한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다 이젠 모든 프로그램이 종영하고, '아는 형님'과 '한식대첩4'만 남은 상태. 그래도 다행인 건 10월 중 평범한 가정의 저녁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신개념 야외 버라이어티인 JTBC '한끼줍쇼'(가제) 방송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는 이경규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지금의 강호동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많이 변해있다. 이전엔 '센' 진행 스타일을 고수해왔던 강호동이지만 '아는 형님'에서의 그는 조금 유연해진 모습이다. 동생들에게 '옛날 사람'이라며 구박도 많이 받는다. 이것이 바로 종편 진출 후 강호동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다. 지난 3월 강호동은 '아는 형님' 기자간담회에서 "공중파 프로그램을 하다가 처음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돼 기대가 크다. 기존의 '1박2일'이라든지 여러가지 프로그램에서 후배들을 이끌어왔다면, 지금은 이 새로운 환경, 트렌드를 어떻게 따라가야 하나에 대해 생각했는데 정답이 없었다"고 변화된 환경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국내 최고라 손꼽히는 MC 강호동이다. 그는 어느새 '아는 형님'을 종편 인기 예능 프로그램 자리에 놀려놨다. 이게 강호동의 힘이다. 그가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박수받는 이유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MC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강호동은 올해 연달아 요리 예능에도 도전했고, 특유의 친근한 매력으로 일반인 예능 프로에서 출연자와 소통하며 '국민MC'다운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강호동이 변한만큼 매체 환경도 많이 변했다. 이젠 지상파 프로그램만 주목받는 시대는 끝났다. 다양하고 기발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케이블, 종편 프로그램이 각광받으면서 지상파와 비지상파를 구분하는 건 점차 무의미해지고 있다. TV 앞에서 요즘 시대에 맞춰 트렌디하게 변해가는 강호동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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