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임지연 기자] 변방 케이블 채널이 지상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콘텐츠 리더로 인정받기까지 10년이 걸렸다. tvN이 열 번째 생일을 맞았다.

2006년 10월 개국한 tvN. 시작은 미약했다. tvN은 개국 초기 ‘택시’ ‘막돼먹은 영애씨’ ‘신동엽의 감각제국’ '티브이앤젤스' ‘독고영재의 스캔들’ 등을 제작했다. 다소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프로그램이 많았다. 당시를 두고 CJ E&M 미디어콘텐츠부문 이덕재 대표는 “이 시기 채널에 대한 인식도는 쌓였으나 선정적인 면이 부각되다보니 채널의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늘었다. 콘텐츠 확산이 생각보다 되지 않았다”고 되돌아봤다.

문제를 파악한 tvN은 변화를 시도했다. 2008년~2010년 ‘tvN 2.0’이라는 제목으로 새로운 콘텐츠 발굴에 몰두했다. 선정적인 부분을 줄이고 대중 친화적인 콘텐츠를 통해 한층 진화된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tvN만의 색깔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때 탄생했던 작품들은 ‘화성인 바이러스’ ‘재미있는 TV 롤러코스터’ 등 대중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기 쉬운 콘텐츠다.

2010년부터 지상파 공채 출신 인력을 대거 영입하며 ‘탈 케이블’화를 시도했다. “망해도 좋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모험을 시도했다. 주 시청층을 2030으로 맞췄다. ‘응답하라1997’ ‘SNL코리아’ ‘더 지니어스’ 같은 tvN의 색깔이 뚜렷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중의 닫힌 마음을 열었다. 2013년부터는 ‘미생’ ‘응답하라 시리즈’ ‘나인’ ‘식샤를 합시다’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까지 드라마와 예능 트렌드를 선도하는 채널로 시청자들과 신뢰를 쌓았다. 탈케이블화를 너머 지상파를 위협하는 채널로 자리 잡았다. 1%만 나와도 대박이던 시절을 벗어나, 지상파와 맞먹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올해 1월 종영한 ‘응답하라 1988’은 역대 케이블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캐스팅이 어려웠다”던 시절이 지나, 김혜수, 전도연, 고현정 등 톱스타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채널로 성장했다.

tvN은 개국 10년 만에 변방 케이블에서 콘텐츠 트레드 리더로 성장한 비결로 ‘도전, 투자, 채널 정체성’ 등을 꼽았다. 이덕재 대표는 “경영진의 확고한 투자 의지가 있기에 가능했다.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어렵다. 회사 경영진의 지속적인 투자가 성장 배경”이라며 “문화와 인적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을 해야 한다는 생각 아래 지난 10년간 콘텐츠 제작에만 1조원 넘는 돈을 투자했다. 당장 수익으로 돌아오지 않더라도 크리에이티브한 경쟁력을 쌓았다. 10년간 투자 비용이 조직 문화를 정착시켰고, 이제 그 문화가 앞으로 돈을 벌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KBS에서 tvN으로 옮긴 이명한 본부장은 “망해도 좋다”는 내부 분위기가 결정적이라고 했다. “5년 전 tvN에 왔을 때 가장 놀랐던 것이 실험적인 시도라면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내부에서 박수를 받는다는 것이었다. 차별적인 시도는 실패를 인정해주는 문화가 없으면 이뤄지지 않는다. 삐딱하게 바라보는 것에 관대했고, 그 삐딱함을 인정한 게 10년 성장의 동력”이라고 했다. 더불어 주니어들도 결정 참여 콘텐츠를 선정하는 등 열린 회사 분위기 한 몫했다.

열번째 생일을 맞아 자축 아닌 다음 목표를 되새겼다. tvN은 ‘트렌드 리더’를 넘어 글로벌과 디지털,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크리에이터로 위상을 높여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내외로 브랜드를 확장,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덕재 대표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고 많은 칭찬을 보내주시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미디어 산업이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중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고이장한 규모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준비를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tvN이 계속해서 ‘글로벌 시장’을 이야기하는데, 국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지금은 모자란 부분이 많지만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경쟁력을 쌓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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