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극과 극은 끌린다던가. 배우 백성현(28)과 이상우 감독도 그런가보다.
영화 '워킹 스트리트'(감독 이상우/제작 ㈜컨텐츠로드, ㈜케이피필름)에 출연한 백성현의 홍보 인터뷰가 10일 오후 서울시 중구 퇴계로 대한극장 오렌지 라운지 대기실에서 진행됐다.
'워킹 스트리트'는 방황하는 청춘들의 안식처이자 욕망의 거리인 태국 명소 워킹 스트리트에서 오직 사랑을 갈망하는 세 남녀의 엇갈리는 운명을 그린 파격적인 작품이다. '바비' '지옥화' 등을 연출한 이상우 감독의 신작이다.
◆ "이상우 감독의 날 것 같은 연출, 해방감 느낀다"
백성현은 극 중 질주하는 청춘 태성 역을 맡았다. 장애가 있음에도 격투기 선수로서 화려한 성공을 꿈꾸지만, 번번이 좌절하고 마는 인물이다. 그는 대형사고를 친 동생 태기(이시강)을 데리고 태국으로 도피했다가 묘령의 여인 제나(이송이)를 만나게 되면서 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대사가 있어도 힘든 게 연기이건만 '워킹 스트리트'에서 백성현은 눈빛만으로 몰아치는 인물의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사실 이는 그의 아이디어였다고.
"원래 태성은 굉장히 멋진 인물이었다. '비트'의 정우성이 연상되더라. 근데 너무 완벽하기만 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더라. 사람의 감정을 가장 쉽게 끄집어 내는 게 콤플렉스지 않나. 그래서 벙어리란 설정을 추가했다. 여기서만 할 수 있는 걸 해보고 싶었다. 눈빛이나 표정으로 현실감 있는 감정을 많이 담아보고 싶었다."
이상우 감독과 그의 호흡은 벌써 세 번째다. 그 흔하디흔한 페르소나라는 수식어는 이들에게도 적용된다. 여섯 살에 데뷔해 그 흔한 스캔들 하나 없이 22년째 활동 중인 백성현과 내놓는 신작마다 '문제작'으로 평가받는 이상우 감독의 접점은 무엇일까.
백성현은 "이상우 감독은 굉장히 빠르게 촬영을 한다. 날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합을 잘 안 짠다. 그러다 보면 동선이 틀어지고 엉키고 난리가 난다. 그렇지만 배우의 입장에서는 자유로워진다"라고 했다.
이어 "그동안 연기를 하면서 맛보지 못 했던 해방감이 좋더라. 단순히 연기를 한다는 게 아니라, 같이 만들면서 창작을 한다는 느낌이 좋다"라며, 이상우 감독과 계속 작업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의 말처럼 이상우 감독은 속전속결로 촬영을 진행한다. 1년에 2~3편의 신작이 나올 수 있는 것 역시 이런 이유에서다. '워킹스트리트'도 오프닝 시퀀스를 제외하고는 약 2주간 태국 현지에서 촬영했다. 최소한의 인원이 투입되었기에 배우들 역시 자기 살 길을 알아서 찾아야 했다.
◆ "매번 지지고 볶아도 재밌더라"
백성현에게 태국 촬영은 생고생 그 자체였다. 그는 "하루도 안 쉬고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24시간 촬영을 했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큰 예산이 투입된 작품은 아니다. 허가를 받기도 쉽지 않았다. 촬영을 하다가 경찰이 오는 경우도 있었다. 또 현지인들과 게릴라성으로 촬영을 했다. 내가 격투기를 한다는 설정도 실제로 복싱을 할 줄 아니까 가능했던 거다. 다친 배우도 있었다. '워킹 스트리트'는 배우들의 능력치에 많이 기댄 작품이다."
덕분에 영화에는 어떤 보정이나 미화도 없이 태국 현지의 풍경이 그대로 담겼다. 영화의 주 무대인 워킹 스트리트는 태국의 대표적인 환락가다. 이곳을 방황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는 어떤 필터링도 없이 날 것 그대로 살아서 펄떡댄다.
백성현은 "나는 사극 촬영을 좋아한다. 촬영을 시작하면 내가 입고 있는 옷이나 펼쳐진 세계가 평상시 느낄 수 없는 감정과 감동을 준다"라며 "이번 태국 촬영도 주위에 한국인이라고는 없었다. 현지 그 자체다. 그래서 확실히 집중은 잘 되더라. 또 촬영이 쉴 새 없이 이어지다 보니 감정을 잡는 건 오히려 쉬웠다"라고 열악한 환경이 오히려 연기에는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상우 감독과의 작업은 늘 힘들다. 전작 '스타박'스' 다방도 의상까지 내가 다 챙겼다. 그냥 지지고 볶는 거다. 뭘 해주는 것도 없고 받은 것도 없다. 하지만 같이 작업하는 게 재밌다. 나중에는 '이것도 했는데 못할 게 뭐가 있어'란 마음이 되더라. (웃음) '워킹 스트리트' 역시 장면마다 느껴지는 에너지가 남다르다. 또 대중적인 작품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연기를 할 수 있어서 해방감을 느꼈다."
'워킹 스트리트'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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