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걷기왕'은 일등 아니면 안 된다고 외치는 세상의 중심에서 느리게 가기를 외친다. 심은경도 외친다. "나 주연 아니어도 괜찮아요!"
영화 '걷기왕'(감독 백승화/제작 인디스토리)에 출연한 심은경의 홍보 인터뷰가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길 모처에서 진행됐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걷기왕'은 무조건 빨리, 무조건 열심히를 강요하는 세상에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선천적 멀미 증후군 여고생 만복(심은경)이 자신의 삶에 울린 경보를 통해 고군분투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꿈을 향한 열정과 간절함은 이 시대를 사는 청춘들이 귀에 딱지 앉게 듣는 말이다. 참고 견디어야 하는 건 왜 그렇게 많은지. 근데 그걸 다 이겨내도 밥벌이 하나 제대로 한다는 보장도 없다. 참 막막하다. '걷기왕'은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말하는 '꼰대'들에게 '근데 왜 아파야 하나요?'라고 물음표를 던지는 영화다.
심은경 역시 '걷기왕'의 메시지에 동의하는 쪽이다. 그는 "내가 경험한 게 많이 나와서 이 영화를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필모그래피에 천만 관객 영화를 추가하고,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것에 집착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젠 그건 과거형이 되었다. 그의 최근 관심사는 '즐기면서 연기하기'다.
어쩌면 이는 심은경의 최근작이 독특한 캐릭터로 채워진 이유일 것이다. 그는 '로봇소리'에서는 로봇 목소리를, '부산행'에서는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녀를 맡았다. '걷기왕'에서는 멀미증후군으로 고생하는 여고생이다.
심은경은 "딱히 특이한 점들을 보고 캐릭터를 고르진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새롭게 다가오는 지점이 보이면 좋아하는 편이다. '또 언제 이런 연기를 해볼 수 있을까' 싶더라"라며, 다양하게 많이 도전해보자는 게 자신의 모토라고 했다.
이는 주연과 조연에도 해당된다. 심은경은 "좋은 시나리오와 역할이라면 주연과 조연에 상관없이 출연할 것이다. 실제로도 그래왔다"라고 강조했다.
"사실 '걷기왕' 출연을 결심하면서 망설이기도 했다. 아역 때부터 활동을 하다 보니 어린 이미지가 고착화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 그럼에도 '걷기왕'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만복이란 캐릭터가 가진 매력들이 나를 사로잡은 것 같다."
실제로 심은경은 '걷기왕'의 만복과 비슷한 경험이 많다. 그는 "연기 활동과 병행하긴 했지만 학창시절에 나는 평범했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수업시간에 많이 졸기도 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그때가 떠올랐다. 잃어버렸던 그 시절 감수성을 많이 찾았다"라고 말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걷기왕'을 보는 관객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만복을 통해서 자신의 학창시절을 많이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만복은 멀미 증후군이란 설정을 빼면 평범하기 짝이 없는 친구다. 재능도 딱히 없고, 단지 걷는 걸 잘하고 체력이 좋다는 거지. 실제 나는 어떠냐고? 난 체력이 약해서 산책하면서도 5~10분만 걷는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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