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수인 기자] “‘복면가왕’은 출연진들을 가장 빛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최근 MBC '복면가왕‘에서 ‘내가 가만히 있으니까 가마니로 보이니’로 출연했던 카이는 가왕전에서 아쉽게 탈락하고 말았다. 탈락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감사하고 기뻤어요. 겸손이 아니라 정말 1라운드나 2라운드에서 떨어질 줄 알았거든요. 이전에 ‘나는 가수다’에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경험도 있었고요. 아직은 대중에 익숙하지 못한 소리 혹은 장르라는 것을 경험으로 많이 겪었기 때문에 노래에 대한 자부심은 있지만, ‘판정단들이 표를 줄까’에 대한 자신감은 없었어요. 그런데 ‘복면가왕’을 통해서 제 성향의 음악을 정확히 보여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복면가왕’ 등 음악 예능을 대표하는 프로그램들에 출연했던 카이는 프로그램을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곡으로 ‘대성당들의 시대’와 ‘사랑할수록’을 꼽았다. “뮤지컬 곡을 불러 추억이 생겼다”는 ‘대성당들의 시대’에 이어 ‘불후의 명곡-부활 30주년 특집’에서 부른 ‘사랑할수록’에 대해서도 애정을 드러냈다.
“'불후의 명곡' 섭외를 받았을 때 독일 배낭여행 중이었어요. 독일의 통일 전 임시수도 본에서 베토벤 생가를 구경했었어요. 그 때 베토벤 곡과 ‘사랑할수록’을 믹스해보면 어떨까하는 영감을 받고 이히리베디히를 넣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 편곡이 잘됐다고 느끼고, 부활과의 색깔도 맞았다고 생각해요.”
카이는 서울예고를 수석 졸업 후 서울대 성악과를 나와 현재 서울대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성악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카이는 처음엔 어머니의 권유로 합창단 활동부터 시작했다. 중3이 되자, 카이는 “성악을 하고 싶다”는 본인의 의지를 갖게 됐다. 하지만 상황은 순탄치 않았다.
“IMF가 왔을 때 저희 집도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어요. 클래식을 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하고 싶다고 얘기만 했지 앞뒤 상황을 몰랐던거죠. 어머니의 노력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그때부터 음악에 대한 목표만 보고 걸었어요. 처음에는 정통 성악가의 길을 꿈꿨었는데 대학에 들어오면서 클래식 음악에 대한 개인적인 아쉬움을 느꼈었거든요. 예고부터 성악을 전공해서 그런지 즐거움도 빨리 느꼈지만, 지루함도 남들보다 빨리 느낀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색깔의 음악을 계속 모색하게 됐었어요. 뮤지컬, 팝페라 길에도 빨리 들어서게 된 거죠.”
성악에서 뮤지컬, 팝페라에 관심이 생겼지만 시행착오도 많았다. 당시 팝페라라는 단어도 없었고 성악을 하다가 뮤지컬을 하는 선례도 없었다.
"그 땐 제가 말하는 음악을 이해하는 사람도 많이 없었고, 특히나 팝페라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회사도 없었어요. 설명이 안 되니까 사라 브라이트만, 안드레아 보첼리 등의 음악을 들려주곤 했어요. 그래도 제가 가장 사랑하는 거니까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능력도 중요하지만 때가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인데, 그 주인공이 저였으면 좋겠다는 환상도 갖고 있어요. 현재로서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도전해왔던 길에 대한 자부심, 감사함이 있어요.“
수많은 시행착오를 스스로 헤쳐나간 후 2011년 본격적으로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뮤지컬 배우 데뷔 5년 차인 카이는 오는 11월 19일부터 개막하는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에서 에드몬드 단테스 역을 맡는다.
“지금은 뮤지컬 관객층이 범 대중적이지는 못하기 때문에 시상식이 많이 사라졌지만, 본래 신인상 요건이 데뷔 후 5년차까지거든요. 제가 이제 5년차예요. 신인 막차라고 표현해요. 신인의 끝자락에 있기 때문에 어느 부분에서든지 부족함은 용납될 수 없어요. 부족함을 없앨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카이는 세계적인 명작 ‘몬테크리스토’를 위해 대본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하나의 작품 속에서 18년이라는 시간이 흐를 뿐더러 맡은 역인 에드몬드 단테스는 다중적인 캐릭터기도 하다. 이전 몇 번의 주연을 맡았지만 이전 작들과 비교할 수 없는 분량이 주어졌다. 이에 카이는 책임감이 따랐다.
“어떤 작품보다 어려운 숙제예요. 송강호 배우의 인터뷰를 감명깊게 읽은 적이 있는데, 시나리오가 숙지되면 다시 잡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던지기 위해서요. 베테랑이시니까 가능한 것 같아요. 전 아직 대본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계속 분석하려 노력하고 숙지하고 있는 단계예요. 캐릭터에 자신의 색깔이 묻어나야하니까 그 부분에 대해선 혼자 많이 고민하고 테크닉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선배들에 자문을 구할 때도 있어요.”
배우 엄기준과 신성록 역시 카이와 같은 역을 연기한다. 카이만이 보여줄 에드몬드 단테스는 어떤 모습일까.
“초연과 재연, 삼연까지 각각 백회 정도의 공연을 하신 분들이에요. 완숙도를 봤을 때 제가 어떻게 따라가겠어요. 저만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게 급선무인 것 같아요. 차이점이라면 신선함, 풋풋함?(웃음). ‘몬테크리스토’가 워낙 대작이다 보니 특출난 배우들이 엄선돼 모였어요. 배우들 모두 굉장히 열심히 임하고 있고 한 발짝 씩 맞춰가는 중이에요. 공연까지 한 달 정도 남았는데,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내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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