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아름 기자]역시 김현주였다.
배우 김현주 주상욱 주연의 JTBC 금토드라마 '판타스틱'이 지난 22일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그 가운데 이소혜를 연기한 김현주는 마지막까지 빛났다.
연기 경력 20년의 김현주는 16회 내내 제목만큼 '판타스틱'했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웰 다잉’이란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낸 '판타스틱에서 그녀는 유방암으로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드라마 작가 이소혜로 분해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갑작스런 통증에 아파하고 선망증세를 보일 때는 시청자들을 펑펑 울리더니 화끈한 돌직구를 날리거나 연인 류해성(주상욱 분)과 달달한 케미를 선보일 땐 시청자들을 깔깔 웃게 만들었다.
웃길 땐 확실히 웃기고 울릴 땐 확실하게 울리는 연기는 연기 스펙트럼 넓기로 정평이 나 있는 김현주이기에 가능했다. 김현주는 정통극과 코미디 장르를 넘나들어야 하는 '판타스틱'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방영 내내 '역시 갓현주'란 찬사를 자아냈다. 김현주란 배우의 연기는 늘 그랬다. 왜 조금 더 수월하게 연기할 수 있고 예뻐보일 수 있는 역할을 마다하고 무겁고 힘든 연기만 할까 의문이 생기다가도 그녀의 연기를 보고나면 '왜 선택했는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런 김현주에게도 '판타스틱'은 유독 더 특별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에서 김현주표 시한부 연기에 더 관심이 집중된 건 사랑하는 사람을 두 명이나 떠나보낸 아픔이 있기 때문이었다. 김현주는 지난 2010년 7월 지병으로 투병하던 부친을 잃었고, 2014년 7월엔 둘도 없는 절친 유채영을 위암으로 떠나보내야 했다. 그래서 더욱 김현주는 이소혜를 연기하면서 남일 같지 않은 기분을 느꼈을 터.
김현주는 방송에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난 어려운 연기에 매력을 더 많이 느끼는 것 같다. 힘들고 어려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재밌게 하려 한다. 그런 역할을 줘 감사하다. 무거울 수 있는 소재이지 않나. 근데 멀리만 있는 얘기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친숙하게 잘 풀어가려 한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또 드라마 방영 중반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선 "내가 만약 이소혜 역할에 굉장히 집중한다면 촬영을 못할 것이다. 우리 드라마 분위기가 아프거나 어둡거나 그런 드라마가 아니라 내 스스로 그 감정의 적정선을 지키고 있는 것 같다. 슬퍼도 슬프지 않은 듯 그렇게 하고 있다. 만약 정말 시한부 인생으로 살고 있다면 많이 힘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스스로는 그 경계선에서 조율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또 "나도 여자고 극중 인물과 나이가 비슷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 더 안쓰러웠다. 거울보며 우는 신이 가장 짠하고 슬픈 신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죽을만큼 힘들었던 적은 없지만 심적으로 그랬던 적은 있긴 한데 막상 접하고 나니 내가 얼마나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 만약 내 죽음과 정해져 있는 시간을 안다면 그 공포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 같더라. 이 드라마에서 그런 죽음에 대해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그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에 더 중점을 둬야되겠다, 오늘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단 생각을 더 하게 된다. 이 드라마가 나도 그랬듯 주변에 아픈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런 분들한테 조금이라도 팁, 에너지, 생각의 전환,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현주가 바라던 것처럼, 시한부 소재를 건강하고 유쾌하게 다룬 '판타스틱'은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가 됐고, 보통의 시청자들에겐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이 같은 일은 개인적인 아픔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은 작품에, 그리고 쉽지 않은 역할에 도전해 진심으로 연기한 김현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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