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황수연 기자]여고생도 히어로가 될 수 있을까. 평범한 소재를 거부한 여고생들의 우정과 성장기를 재기 발랄하게 그려낸 이야기가 있다. 2016년 KAFA기획전 영화 '여고생'이다.
영화 '여고생'(감독 박근범)은 두 여고생 진숙(공예지)과 은영(박예영)의 우정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인미수라는 스릴 넘치는 사건 안에 흥미진진하게 녹여낸 작품이다.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이자, 단편 '목격자의 밤' 박근범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이 영화는 전학 온 진숙이 은영과 친구가 되면서 시작된다. 어느 날 은영이는 엄마와 함께 진숙의 집을 찾는다. 부모 없이 혼자 사는 집이기에 마음 편히 진숙의 집 신세를 지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집을 비운 사이 은영의 엄마는 진숙의 돈 500만 원과 함께 사라진다. 진숙은 사라진 돈 500만 원을, 은영은 엄마를 찾기 위해 행방을 수소문한다. 그 과정에서 두 여고생은 살인미수 사건을 만나고 감춰진 진실을 알게 된다. '여고생'은 보통의 히어로물이 가지고 있는 비현실적인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지 않는다. 그렇다고 정의를 사수하는, 올곧은 가치관을 지닌 존경스러운 인물도 아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약간은 불량스러운 여고생이 '히어로'가 된다.
공예지가 연기한 진숙은 이 독특한 히어로물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다. 위험에 처한 친구 은영을 위해 맨손에 짱돌을 들고 악한 어른들과 맞서 싸운다. 진숙의 방식은 단순하고 무모하게 느껴질 정도다. 10대 여고생만이 할 수 있는 패기가 아닐까. 그래서 여고생 히어로 진숙은 신선하고 새롭다.
신인 공예지는 거칠고 불량스럽지만 속은 여린 여고생 진숙을 실감 나게 표현했다. 상스러운 욕설부터 선생님과 형사에게 대드는 반항기 어린 눈빛까지 실제 불량한 여고생을 떠올리게 한다. 반전이 있다면 1987년 생으로 올해 30대가 된 나이일 뿐이다.
은영 역을 맡은 신예 박예영 역시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눈길을 끈다. 학교에서는 은따이며 엄마와 둘이 사는 어려운 가정 형편을 갖고 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밝게 살아간다. '여고생'에서 은영은 냉소적인 진숙과 반대되는 성격을 보여준다. 특히 은영의 사랑스러움이 진숙에게 녹아드는 과정이 참 흥미롭다. 이 영화는 두 여고생들의 성장 이야기라고 봐도 좋다. 박근범 감독은 진숙과 은영이 서로 도와주는 모습을 통해 우리들도 스스로 독립적이지만, 서로에게 힘이 되는 관계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독립 영화라고 신인 감독과 신인 배우만 있지 않다. '여고생'에는 명계남을 비롯해 박혁권, 박지아 등 실력 있는 베테랑 배우들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다. 특히 박혁권의 의도치 않은 상황들에서 만들어 내는 코믹 연기가 관객들에게 소소한 웃음을 준다.
당신의 인생에서 '히어로'는 누구인가. 영화 '여고생'은 히어로라는 것이 거창하지 않음을 몸소 보여주는 즐거운 영화다. 오는 11월 3일부터 약 2주간 CGV압구정,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CGV서면에서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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