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비정상적으로 11월에 몰렸던 한국 영화가 지나친 경쟁에 몸을 사리며 발을 빼고 있다. 개봉일 변경에 기존 홍보 일정까지 전면 수정에 나선 것.
통상적으로 영화계 비수기라 여겨졌던 11월에 갑자기 개봉작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인터스텔라’가 11월에 1,000만 관객을 동원했고, 지난해는 ‘검은 사제들’이 활약했다. 이에 올해도 11월이 흥행 블루오션이 될 것이란 예상이 적잖이 나오고 있던 상황. 하지만 한국영화는 물론이고 외화까지 수많은 개봉작이 11월 시장을 노리면서 블루오션이 될 거라 생각했던 11월은 레드오션이 돼버렸다.
이 가운데 앞서 11월10일 개봉을 염두에 뒀던 강동원 신은수 주연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이 수학능력시험 전날인 11월16일로 개봉을 확정 지었고, 이에 16일 개봉 예정이던 유지태 이정현 주연 ‘스플릿’(감독 최국희)이 일주일 앞당겨 11월10일로 개봉일을 확정 지었다.
11월16일 개봉을 준비하며 지난 10월20일 제작보고회를 열었던 ‘사랑하기 때문에’(감독 주지홍)는 ‘가려진 시간’의 갑작스런 개봉일 변경으로 고민에 빠졌다. 이에 결국 투자배급사 NEW 측은 11월 한국영화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판단 끝에 개봉일을 연기하고 11월3일 예정됐던 언론배급시사회를 전면취소했다.
NEW 측 관계자는 헤럴드POP에 “11월에 개봉하는 한국영화가 너무나 많은 데다 외화까지 가세하면서 ‘사랑하기 때문에’를 예정대로 개봉해야 하는지 논의한 끝에 개봉일을 ‘겨울’로 연기했다”며 “11월16일 개봉이 연기되면서 아직 정확한 개봉일을 확정 짓지 못한 상태다. ‘판도라’의 경우 12월8일 혹은 16일 개봉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12월 시장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개봉일을 확정짓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NEW 측은 “‘사랑하기 때문에’의 경우, 내부 시사회 이후 반응이 좋았다. 모두가 힐링 받았다는 평이었다. 잘 만든 영화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한 11월 시장에 내놓기 보다는 가족단위 관객이 늘어나는 겨울 시장에 선보이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사랑하기 때문에’뿐만이 아니다. 김남길 천우희 주연 영화 ‘어느날’(감독 이윤기)은 오는 11월2일 제작보고회를 갖고, 11월 말 개봉한다고 고지했으나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예정됐던 행사도 취소됐다.
투자배급사 오퍼스픽쳐스 측은 헤럴드POP에 “극중 천우희가 맡은 배역이 영혼으로 등장하는 만큼 후반작업에서 CG가 많이 필요한 상황인데, 내부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후반작업이 지연되고 있어 부득이하게 일정을 변경하게 됐다. 아무래도 이윤기 감독이 영상미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후반작업이 얼마나 더 걸릴지는 알 수 없다”며 “정확한 개봉일이나 홍보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후반작업 상황을 주시해야 할 것 같다. 우선 11월10일에 ‘스플릿’을 먼저 개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비수기도 상관 없는 강동원이 주연을 맡은 ‘가려진 시간’의 개봉일 변경이 나비효과가 된 걸까? 결과적으로 11월10일엔 ‘스플릿’과 홍상수 감독 신작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16일엔 ‘가려진 시간’과 해리포터 스핀오프 ‘신비한 동물사전’, 24일엔 톰 크루즈 주연 ‘짹 리처: 네버 고 백’, 30일엔 조정석 도경수 박신혜 주연 ‘형’과 엄지원 공효진 주연 ‘미씽: 사라진 여자’가 개봉하게 됐다. 물론 여기서 또 어떻게 개봉 계획이 요동칠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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