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묵은지의 힘을 보여드리겠다”
이 말처럼 최지우와 주진모가 ‘묵은지 로맨스’의 힘을 보여줬다.
MBC 월화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연출 강대선, 이재진/극본 권음미)가 15일 방송된 16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특유의 매력과 재치로 서초동 바닥을 주름잡던 여성 사무장이 한순간의 몰락 이후, 자신의 꿈과 사랑을 쟁취하며 재기에 성공하는 성장 스토리와 법정 로맨스를 그린 작품.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노숙소녀 살인미수 사건’을 중심으로 한 법정 스토리와 차금주(최지우 분)-함복거(주진모 분)의 티격태격 로맨스가 극을 이끌어갔다. 그냥 법정물이 아닌 로맨스물과 조화를 이룬 작품인 만큼, 메인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주진모와 최지우의 케미스트리가 극의 흥행을 결정지을 하나의 요소였다.
더군다나 ‘캐리어를 끄는 여자’가 첫 선을 보일 당시, 동시간대 방영작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이 박보검과 김유정의 완벽한 멜로 호흡으로 신드롬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만큼 부담이 큰 상태에서 시작하게 된 것. 이에 대해 주진모는 제작발표회 당시 “(‘구르미 그린 달빛’은) 사극이고 저희는 현대극이다. 또 호흡이 맞춰져 있는 상태에서 촬영을 했기 때문에 어색함 없이 통일감 있는 드라마를 보실 수 있을 것 같고, 저와 (최)지우 씨 모두 배우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묵은지의 힘을 보여드리겠다”고 재치 있게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유 있는 자신감이었다. 주진모와 최지우는 비주얼 케미스트리부터 연기 합까지, 찰떡궁합을 자랑하며 극의 로맨스를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애틋하게 이끌었다. 두 사람은 극의 장르인 ‘로맨틱코미디’에 맞게 연기에 힘을 뺐다. 오랫동안 단아하고 청초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최지우는 전작에 이어 밝고 명랑한 캐릭터를 맡아 통통 튀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했다. 주진모 역시 한층 풍부해진 표정, 가벼워진 말투와 제스처 등 전작에서 보여줬던 무게감을 내려놓고 연기에 유쾌함을 입었다.
극 중 차금주와 함복거의 로맨스는 적당히 농익고, 적당히 담백한 매력을 발산했다. 함복거가 능청스럽게 윙크를 날리거나 “제정신일 리가 있나. 차금주 씨를 2년 동안 못 봤는데”라고 고백하는 모습은 다소 느끼하게 다가올 수도 있었으나, 정도가 과하지 않아 오히려 더 없이 다정하게 느껴졌다.
또한 두 사람은 처한 상황 때문에 떨어져 있어야 하는 안타까움을 드러내놓고 절절하게 표현하는 대신, 눈빛과 표정에 담아냈다. 누명을 쓰고 수배 중이라 차금주에게 가지 못하고 전화로만 사법고시 합격을 축하하고, 살인죄로 12년 형을 선고받고도 담담하게 차금주를 위로하는 함복거의 모습이나, 2년 동안 보지 못한 함복거를 그저 마음속으로만 걱정하는 차금주의 모습이 애틋함을 더했다. 여기에, 선남선녀의 만남이라고 할 만큼 수려한 두 사람의 비주얼이 빚어낸 케미스트리도 보는 재미를 더했다.
극 중 함복거와 차금주의 사랑은 ‘닫힌 결말’은 아니었다. 이제 막 꿈을 이룬 차금주에게는 해야 할 일이 많았고, 함복거는 그런 그녀를 이해하고 곁을 지켰다. 손을 잡고, 입을 맞추거나 혹은 결혼하는 로맨틱한 마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곁에서 아웅다웅하면서 응원하고 힘이 돼 주는 존재로 남아 따뜻한 사랑을 이어갔고, 주진모와 최지우는 마지막까지 훈훈한 케미스트리와 완벽한 호흡으로 극이 전하는 설렘을 배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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