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임지연 기자] 19살 소년을 연기하기엔 다소 성숙해 보이는 외모다. 실제 나이도 20대 후반인 배우 김정현이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화신’ 속 표치열을 만나게 된 시작은 그의 데뷔작 영화 ‘초인’에서 호흡을 맞춘 조연출의 연락덕분이었다. 김정현은 “치열이 같아서” 경쟁자들을 제치고 배역을 따냈고, 표치열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표현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뒤 영화 ‘초인’으로 데뷔했다. 드라마는 ‘질투의 화신’이 처음. 김정현은 첫 드라마를 마친 소감을 묻자 “내가 하는 작품을 시청자분들이 좋아해주시면 감사하고 힘이 나더라. 가뜩이나 첫 드라마인데 관심 가져주시고 주변에서 알아봐 주셔서 신기하다”며 수줍게 웃었다.

“치열이 같아서..”. ‘초인’을 본 ‘질투의 화신’ 조연출에게 연락이 왔다. 표치열과 처음 만나던 순간이다.

“‘질투의화신’ 조감독님이 데뷔작 ‘초인’을 보고 연락을 해주셔서 오디션을 보게 됐어요. 오디션 볼 때 ‘질투의 화신’ 첫 회에 등장했던 학원씬을 연기했어요. 오디션에서도 방송처럼 옷을 벗었어요. 그 부분에서 신뢰를 얻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웃음). 물론 그 전에도 벗은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강한 느낌을 주지 않았을까요? 오디션을 소개해주신 감독님은 ‘치열이 같아서’ 제가 표치열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뽑았다고 하시더라고요.”

김정현은 표치열은 비슷한 부분도 전혀 다른 부분도 있다고 했다. 표치열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끊임없이 치열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었다.

“대사도 그렇지만, 치열이는 감정이 1차적으로 표현이 되지 않는 친구에요. 하마터먼 아무것도 안 하는 밋밋한 애일 거 같았어요. 또 뭔가를 표현하려고하면 과할 것 같았죠. 그래서 진짜 치열이라면 어떤 생각, 감정을 느꼈을지 고민했어요. 치열이가 어떤 부분에 자극을 받는지, 마음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해 집중했던 것 같아요. 무표정이라도 마음속에서는 감정들이 들끓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치열에게 대입해 그런 감정들을 계산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했어요.”

드라마 데뷔를 강렬하게 치렀다. 첫 장면부터 옷을 벗어젖혔다.

“드라마는 ‘질투의 화신’이 처음이에요. 그런데 첫 장면이 학원 등장 장면이었어요. 노출이 있어서 부담이 되긴 했는데, 처음부터 다 벗어서 세 번쯤 찍고 나니 부끄러운 건 없었어요. 공효진 선배는 '한번 깠으면 됐다. 편하게 까라'라고 하시더라고요. 첫 장면은 ‘치열이가 이런 사람입니다’라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욕심이 났고 많이 준비했던 장면이에요.”

치열은 부모를 잃은 상처가 있다. 자신 때문에 어려서부터 희생해야 했던 누나를 향한 미안함을 가졌다. 이런 저런 이유로 어린 나이임에도 의젓한 인물이다. 누라 표나리를 연기한 공효진과의 케미스트리가 중요했던 이유다. 김정현은 공효진의 팬이라, 촬영에 앞서 부담도 느꼈다고 털어놨다.

"공효진과의 연기가 기대도 되고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워낙 좋아하는 배우였기 때문에 팬심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팬이 아닌 누나처럼 대해야 되서 걱정이 되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공효진 누나가 오히려 처음 만나서 연기할 때부터 편하게 해주려고 하는 게 느껴져서 너무 좋았어요. 좋은 남매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려고 노력했고 도움을 많이 받어요. 나에게는 형이 있고 여동생이 있어요. 비슷하지만 치열과 다른 부분이죠. 그래서 제 연기가 조금 과할 때는 누나가 '이건 조금 과하지 않을까'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정도를 잘 맞춰준 것 같아요. 정말 도움 많이 받았어요.(웃음)" 김정현은 치열의 모습들 중 누나 나리와 이야기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 깊다고 했다. 그 중 가장 기억나는 한 장면을 뽑아달라는 부탁에 나리와 치열이 나눴던 대화 장면을 이야기했다.

"나리와 치열의 이야기가 따뜻하게 그려져서 많은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그 중에서도 꼽자면 줄 얘기하는 장면이 기억나네요. 나리가 비정규직이잖아요. 남매가 앉아서 정규직, 비정규직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남이 아닌 남매이기 때문에 지켜봐줄 수 있는 장면이라 좋았던 것 같아요. 담긴 것도 훌륭하게 담겼는데, 연기할 때 기류가 애틋했던 것 같아요(웃음). 막 서로 위해주고 보듬어주는 장면은 아니지만, 담담하게 주고받는 감정들이 좋았어요."

동생 치열에게 애틋한 나리는 수능을 코앞에 둔 치열을 두고 주변을 둘러싼 두 남자 화신·정원과 "셋이 살자"며 집을 잠시 떠났다. 만약 치열이가 이 사실을 알았으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물었다.

"치열이는 누나가 집을 떠나 남자 셋이 사는 걸 몰랐죠. 만약 중간에 알았다면 가만 안 있었을 것 같아요. 학원 장면처럼 팬티만 입고 찾아가서 '당신들 뭐하느냐'고 하지 않았을까요. 누나가 집을 나가면서(웃음)"

나리는 한 집살이까지 하면서 삼각관계를 정리했다. 만약 치열이가 삼각관계에 빠진 나리의 고민을 알았다면, 화신과 정원 중 누굴 응원했을가.

“사실 치열이는 화신이건 정원이건 둘 다 경계하는 느낌이에요. 특히 화신이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요. 써지 브라 차는 것도 봤고, 빨강이에게 갑자기 나타나 이상한 장면을 보는 것도 많이 봤잖아요. 그런데 누나가 화신을 만나면서 행복해하더고요. 막 울면서 좋아할 정도면 동생도 두손두발 다 들지 않을까요. 만약 치열이라면 둘 다 응원을 안 하고 누나를 응원할 것 같아요. 누나의 의견을 존중하고요. 의대를 지원할 때도 누나에게 방해될까봐 이야기 안 하는 친구다. 누나가 자신 때문에 희생한 걸 너무나 잘 아는 친구라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 내 입맛에 맞게 이 사람을 만나라 하지는 못 할 것 같아요. 물론 화신에게 텃새는 부려야죠. 누나의 선택에 동의는 하지만, 동생 입장에서 걱정 되니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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