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길었던 공백기를 깨고 활동 기지개를 켠 백청강은 기억보다 한층 성숙함을 담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백청강은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시즌1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얼굴을 알렸다. 이후 2012년 4월 데뷔곡 ‘그리워져’를 발표했고, 곧바로 미니앨범 ‘올 나이트(All Night)’를 발매하며 가요계에 정식으로 데뷔했다. 하지만 같은 해 직장암 진단을 받으며, 모든 활동을 접고 수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제 막 꿈을 펼치기 시작한 그의 투병 소식에 팬들 모두 한 마음으로 안타까워하고 탄식했다.
그 후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대중들이 여전히 백청강이라는 가수를 기억할 것인지 스스로도 의심이 될 즈음, MBC 음악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을 통해 그의 안부를 궁금해 했던 팬들에게 제대로 근황을 알렸다. 당시 백청강은 ‘미스터리 도장신부’라는 이름으로 출연했고, 성별까지 숨기며 대중들에게 잊을 수 없는 무대를 선사했다. 때문에 출연 후 1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백청강이라는 이름에서 자연스럽게 ‘복면가왕’을 떠올리게 되고, 백청강 역시 “아직도 ‘복면가왕’ 이야기를 많이들 해주세요”라며 웃으며 말했다.
“‘복면가왕’ 파일럿 방송 당시부터 출연 이야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피디님이 저는 이후에 나오면 좋겠다고 하셔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나중에 피디님께서 연락을 하셨는데, 여장을 해 달라는 거예요. 여장을 하고 나가는 건 나쁘지 않았어요. 제가 노래할 때 여자 목소리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좋다고 했고, 그렇게 나가게 됐어요. 처음에는 여장을 하고 나간다는 것에 대해서 쉽게 생각을 했었어요. 목소리는 그냥 평소대로 하면 되고, 옷만 갖춰 입으면 되겠다고 생각했죠. 처음에 이야기 들을 때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힐도 신고, 속옷도 입고, 진짜 딱 여성 복장으로 나가니까 너무 힘든 거예요. 특히 힐 신고 서 있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또 속옷 입고 있는데 땀도 차고. 그래서 주변 여자 친구들한테 원래 이런 거냐고 물어보니까 장난 아니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업텐션 선율 씨 나온 거 보면서 저는 ‘힘들겠다, 진짜’ 그 생각 했어요.(웃음) ‘티어스(Tears)’ 할 때 저도 몰랐어요. 남자라고 전혀 생각을 못했어요. 진짜 소화를 잘 하신 것 같아요”
‘복면가왕’ 출연 당시 패널들과 판정단은 ‘미스터리 도장신부’가 백청강일 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물론 남성일 거라는 생각도 못했겠지만. 때문에 백청강이 가면을 벗은 후 그 어느 때보다 큰 탄성과 환호가 터져 나왔다.
“제 목소리를 모르시는구나, 그런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 말들은 하도 많이 들었어요. 앨범 낼 때마다 누구냐는 이야기도 많이 듣고, 여자 같다는 말도 많이 듣고, 어느 아이돌 그룹 소속이냐는 말도 들어서 그런 것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이 없었어요. 걱정했었던 건 너무 오랜 만에 나가는 거라서, 사람들이 저를 아직까지 기억해 주실까 하는 그 부분이 걱정됐어요. 그런데 가면 벗으니까 알아봐주셔서 ‘아직도 사람들이 나라는 사람을 기억해주는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감사했어요”
이날 백청강에게 쏟아진 함성은 오랜만에 돌아온 그를 반기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힘든 투병 생활을 끝낸 그에 대한 격려도 담겨 있었고, 오랫동안 기다렸던 이를 보는 반가움도 내포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3년여의 공백, 그 시간 동안 백청강은 어떻게 지냈을까.
“작사, 작곡을 많이 했어요. 아팠을 때 노래는 하지 못 했어요. 힘이 안 들어가서 노래를 전혀 못 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뭘 할까 하다가 작사, 작곡을 하게 됐어요. 그 전에는 곡을 쓰진 않았어요. 그러다가 아프고 나서 할 게 없으니까. 무대나 음악에 대한 갈증을 곡을 쓰는 걸로 푼 거죠”
“아픈 것보다 무대에서 노래를 못한다는 게 저한테는 제일 힘들었어요. 방송을 보면 다른 가수들은 나와서 노래하는데, ‘나는 언제 저 자리에 다시 설까’ 그런 생각도 들고 부러웠죠”
물론 그 동안 전혀 대외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백청강은 2014년 가을께부터 꾸준히 음원 발표를 계속해 왔다. 다만 방송 활동은 하지 못했다. “제가 활동할 정도로 몸이 좋아진 건 아니었어요. 그때까지는 회복 기간으로 봐야 할 것 같아요. 노래를 할 컨디션이 전혀 아니었어요. 조금만 피곤해도 쓰러져서 자고. 수술 하고 몸이 너무 약해졌었어요”라는 것.
그렇게 다시 백청강과 팬들에게 기다림의 시간이 흘렀고, 다행히 이제는 몸을 완벽히 회복해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며 대중과 만날 계획이다. 현재 백청강의 가장 큰 목표는 앨범을 꾸준히 발표하고 방송에 출연하면서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리는 것이다. 또한, ‘백청강’이라는 이름에서 다른 것보다 먼저 자신의 노래를 연상시키게 되길 바랐다.
“‘백청강’ 하면 제 노래를 떠올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직까지 대표곡이 없어서, 뜬 곡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백청강은 최근 싱글 ‘봄 디 봄(BOMB DI BOMB)’을 발매하며 11개월 만에 신곡을 발표했다. 백청강 특유의 미성과 사랑에 빠진 남자의 설렘을 상큼하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표현한 곡. 또, 리메이크 곡 ‘애니아’를 수록해 강점인 애절한 발라드를 선보였다. 이처럼 오랜만에 가수의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선 백청강.
“사람들이 제 이미지를 떠올릴 때, 귀엽고 소년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시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위대한 탄생’ 나올 때 이미지가 커서, 어렸을 때의 그 이미지를 계속 생각하시더라고요. 벌서 28살인데.(웃음) 이제 좀 더 성숙하고 남자다운 모습을 많이 보여 드려겠다는 생각을 해요. 카리스마 있는 모습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제는 좀 ‘남자답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근데 이미지 반전이 정말 힘든 것 같아요”
“제 음악색이요? 솔직히 아직은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제가 하고 싶은 건 있지만, 제가 하고 싶은 걸 했을 때 사람들이 좋아해주실지를 생각하면 잘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제가 낸 음악들을 보면 딱 백청강이다, 백청강이 해야 하는 노래다 싶은 노래는 없었던 것 같아요. 발라드, 댄스, 여러 장르들을 섞어서 내다보니까 저만의 색깔이 제대로 담긴 앨범이 아직까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최근에 나온 ‘봄 디 봄’ 앨범이 제일 저랑 잘 어울리지 않나 생각하고 있어요. (…) 하고 싶은 음악은 록 댄스랄까요. 템포는 빠르지만 록적인 편곡으로 된 음악을 하고 싶어요. 제가 중국에 있을 땐 거의 록을 했어요. 헤비메탈 음악을 좋아하고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그런 음악도 보여드릴 수 있겠죠”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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