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반가움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재회였다.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신고식을 마쳤다.
MBC 새 예능프로그램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4일 오후 첫 방송됐다. '진짜 사나이' 후속으로, MBC '일밤'의 인기 코너 '이경규의 몰래카메라'의 리메이크다. 출장 몰카단 윤종신-이수근-김희철-이국주-존박이 의뢰를 받아 몰카 작전을 실행한다.
하지만 첫 타깃은 5MC들이었다. 예능 베테랑이지만 '일밤'은 처음인 윤종신, 한 번도 속아본 적이 없다는 김희철, 몰카 백과사전을 꿈꾸는 존박, 자꾸 속이고픈 여자 이국주, 트라우마를 극복한 준비된 몰카꾼 이수근은 제작진이 준비한 상황 속에 빠져 화려하게 MC 신고식을 치렀다.
앞서 5MC들은 제작발표회에서도 "이거 혹시 몰카가 아니냐"라며 모든 걸 의심했던 상황. MC들마저 '은밀하게 위대하게' 제작진의 함정을 피할 수는 없었다. 10여 년 만에 돌아온 몰래카메라에 대한 기대치가 더욱 높아지는 구성이었다.
하지만 본 방송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첫 타자는 가수 이적과 그룹 에이오에이(AOA) 멤버 설현. 이적의 경우 윤종신의 지휘하에 존박이 바람잡이로 나서면서, 비교적 매끄럽게 상황이 진행됐다. 특히나 링고스타의 팬인 이적의 성향을 이용한 존박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비록 링고스타 역을 맡은 배우의 분장이 어색하긴 했지만, 미끼를 문 이적의 적극적인 행보가 신의 한 수 였다.
반면 설현을 향한 몰래카메라의 경우 다소 산만했다. 평소 타로카드나 운세 등을 잘 믿는다는 설현의 성향을 활용한 작전 설계는 그럴듯했다. 하지만 바람잡이 역할을 해줘야 할 AOA 멤버들은 순발력이 부족했다. 특히나 중간에 설현이 "날 속인 게 아니냐"라고 물었을 때의 대처가 미흡했다. 가짜 베트남 인터넷 생방송이란 콘셉트 역시 긴장감 형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출발부터 부담감을 안고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몰래카메라는 이미 시청자에게 친숙하다 못해 식상하게 느껴지는 콘셉트다. 이를 어떻게 신선하게 재인식시킬 것인지가 첫 번째 과제다. 또한 같은 포맷으로 일가를 이룬 이경규의 그림자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하지만 뚜껑을 연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손님맞이 준비가 덜 된 개업집을 보는듯 했다. 또한 전작과 차별화되는 지점도 찾기 힘들었다. 추억을 소환했기에 반갑긴 했으나, 새롭진 않았다. 특히나 엉성한 상황 설정과 위기 대처능력이 부족한 몰카단의 내공이 아쉬움을 남겼다. 원조 이경규의 노련한 진두지휘가 그리워지는 지점이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시행착오를 거쳐 점차 발전해나갈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기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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