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황수연 기자]"데뷔 이후 지금 제 모습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아이유가 긴 고민과 방황을 끝내고, 가장 솔직한 모습으로 팬들을 만났다. 아이유의 진심에 관객들은 환호했고, 뜨거운 열창에 큰 함성으로 화답했다.
4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2016 아이유 단독 콘서트 '스물네 걸음:하나 둘 셋 넷'이 개최됐다. 이번 콘서트는 예매 오픈 2분 만에 매진을 기록하며 여자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독보적인 티켓파워를 입증했다.
이번 아이유 콘서트는 특별했다. 데뷔 이후 긴 시간 동안 이어진 슬럼프, 자신을 둘러싼 논란들에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고백했다. 성장통을 극복하고 한 단계 성장한 아이유의 진심이 담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이유가 이토록 솔직한 속내를 드러낸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
오프닝은 '스물네 걸음' 콘서트 주제에 맞게 '스물셋'을 개사한 '스물넷'으로 강렬한 포문을 열었다. 이후 'Red Queen'과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를 부른 아이유는 "오프닝 무대가 화려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안무 연습을 열심히 했다. 지난번보다 시간도 돈도 많이 들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새 신발', '하루 끝'과 같은 귀엽고 발랄한 곡이 이어졌고, 히트곡 '너랑 나'가 나오자 우렁찬 응원법이 펼쳐졌다. "관객들의 목 상태를 체크해보겠다"는 아이유는 팬들의 함성에 미소를 지었다. 이날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는 '꿈' 이야기를 담은 2부였다. 드라마 '드림하이' OST 'Someday'로 2부의 시작을 알린 아이유는 "저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늘 하고 싶었다. 데뷔한 이후 이런 시간은 처음"이라며 처음 가수의 꿈을 꾸었던 10년 전 연습생 시절을 회상했다. 당시 가난하고, 노래도 춤도 잘하는 연습생 선배들에게 기가 죽었다는 아이유는 "잠을 자는 것을 좋아해 자면서 꿈을 꾸고, 현실에서는 미래에 대한 꿈을 꿨다"는 말과 함께 'A Dreamer'를 열창했다.
아이유의 성장통에 관한 스토리가 이어졌다. 아이유는 "운 좋게 10개월의 짧은 연습생 기간을 거치고 데뷔했다. 이후 너무 바쁘게 지났고, 지난 시간이 모두 빨리 감기처럼 지나갔다"고 말했다. "비로소 데뷔했다고 느꼈을 때는 데뷔곡 '미아', 히트곡 '너랑 나'도 아닌 2년 전인 2014년 22살 때"라고 했다.
아이유에게 2014년은 특별한 해였다. 봄에는 '봄 사랑 벚꽃 말고'와 리메이크 앨범에서 김창완과 부른 '너의 의미', 여름에는 울랄라세션과 함께한 '애타는 마음', 가을에는 서태지의 컴백곡 '소격동', 겨울에는 지오디 '노래 불러줘요'의 피처링에 참여한 것. 아이유는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며 그 해 1위 가수도 하고 상도 많이 탔다. 그런데 어느순간 '내가 이런 칭찬을 받아도 되나' 우울하더라. 칭찬을 만끽 못하고 스스로 폄하하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음악으로 생긴 긴 슬럼프의 해답은 음악이었다. 아이유는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어지니까 먹는 것도 조절이 안 되고 좋아하던 잠도 안 오더라. 또 '잔소리' 등 함께 해오던 스태프들과도 헤어졌고, 계약도 끝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새 앨범 'CHAT-SHIRE'를 프로듀싱하게 됐다. 나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앨범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저의 일상의 심심함부터 심각함, 장난기를 꾹꾹 눌러 담은 앨범이다. 작업을 모두 마친 날 굉장히 좋은 잠을 잤다"고 설명했다.
이음새는 투박했지만 과대포장 없이 있는 그대로의 이지은을 보여주기 충분했던 앨범이라는 것. 아이유가 지난해 'CHAT-SHIRE' 앨범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가장 애정 했고, 아픈 손가락이라고 일컬은 이유였다. 이어 아이유는 'CHAT-SHIRE'에 수록된 '안경'과 'Zeze'에 진심을 담아 불렀다. 특히 '무릎'을 부를 때 아이유의 표정은 그 어느 때 보다 편안하고 행복해 보였다. 2부는 'Someday', '소격동', '애타는 마음', '4am'과 같이 콘서트에서 처음 선보이는 노래가 대거 등장, 다채로운 구성과 함께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특별 게스트 혁오의 무대가 끝나고, 아이유의 발랄한 히트곡으로 구성된 3부가 시작됐다. 아이유는 자신의 귀여움의 최고치라는 'Boo'와 '마쉬멜로우'를 부르며 등장했다. 이어 지난 콘서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은 만화 주제곡 메들리를 선보였다. '두치와 뿌꾸'는 모르고 '달빛 천사'는 아는 관객들에게 "세대 차이가 난다"며 면박을 줘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무한도전'에서 박명수와 콜라보한 '레옹'이 흘러나왔고, 박명수의 랩 파트에 전 관객이 랩을 따라 부르며 국민가요의 위엄을 과시하기도 했다.
겨울 분위기도 물씬 풍겼다. 아이유는 "2016년이 한 달도 안 남았다. 요즘 차트에 슬금슬금 올라오는 곡이 있다. 봄에는 '봄 사랑 벚꽃 말고'라면 겨울에는 이 노래다"라며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를 불렀다. 콘서트 장에는 아이유가 뿌린 하얀 눈이 흩어졌고, 이어 '금요일에 만나요'로 관객들이 떼창하며 공연장의 뜨거운 열기가 더해졌다. 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기분이 너무 좋다"는 아이유는 공식적인 엔딩곡 '좋은 날'을 부르며 2016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아이유는 "이번 콘서트는 곡수가 다른 콘서트에 비해 많고, 내가 잘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또 이번에 앨범도 안 내지 않았나. 지난해 보다 큰 공연장에서 하게 됐는데 관객들을 채울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이렇게 꽉 채워주셔서 행복하다"고 말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관객들은 3일과 4일 양일간 진행된 공연의 좌석을 꽉 채웠고, 아이유는 앙코르곡을 포함해 총 26곡의 올 라이브 무대로 보답했다. 예정 시간 2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3시간 30분의 알찬 공연이었다. 무엇보다 아이유가 겁냈던 이야기를 팬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놨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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