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이소담 기자]사투리면 사투리, 외국어면 외국어. 충무로 언어 천재를 꼽으라면 단연 김윤석을 택하겠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사투리와 외국어 연기를 펼친 김윤석. 한 대학 수업에서 매스미디어에 등장하는 팔도 사투리의 사례를 제출하라는 과제에 김윤석의 작품이 수차례 중복으로 등장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동영상 사이트에는 ‘김윤석 팔도 사투리 연기 모음집’이 올라와 있기도.

그런 김윤석이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감독 홍지영/제작 수필름)에서는 캄보디아어를 선보이며 또 다시 언어천재 면모를 과시했다. 역시 믿고 보는 디테일의 왕이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게 된 현재의 수현(김윤석)이 30년 전 자신인 과거의 수현(변요한)을 만나 평생 후회하고 있던 과거의 한 사건을 바꾸려 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윤석, 변요한이 2인1역으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수현을 연기했다.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캄보디아로 의료봉사를 마치고 떠나려던 현재의 수현은 한 노인의 간곡한 부탁으로 홀로 남아 숲에 버려진 아이의 구순열 수술을 맡는다. 이에 노인은 감사의 표시로 신비로운 알약을 선물한다. 이 과정에서 김윤석은 노인과 캄보디아어로 대화를 나누는데, 오히려 노인보다 훨씬 능숙한 캄보디아어를 구사해 많은 이들이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김윤석은 헤럴드POP과 인터뷰서 “실제로는 캄보디아가 아니라 태국 산골마을에서 이틀간 촬영했다. 현지에서 85세의 태국 할아버지를 섭외해 캄보디아어를 배우게 한 뒤 함께 촬영했다. 나도 미리 한국에서 캄보디아어 대사를 연습했다”며 “할아버지도 분명 캄보디아어를 배워서 왔다는데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잘 못 외우시더라. 그래서 할아버지의 대사는 영화 ‘러브액츄얼리’ 명장면처럼 스케치북에 써서 들고 보여줬다”고 뒷이야기를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어를 사용할 수도 있었건만, 홍지영 감독은 작품의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캄보디아어 대사를 고집했다. 김윤석은 “캄보디아 분들에겐 실례되는 말이겠지만, 사실 한국 사람이 듣기엔 발음이 달라서 조금 웃기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홍지영 감독에게 영어로 하면 안 되겠냐고 했더니 캄보디아 시골 할아버지가 영어를 쓰는 게 말이 안 된다고 하더라. 그리고 수현도 의료봉사활동을 오래 다녔으니 서툴더라도 캄보디아어를 짧게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말이다”고 말했다.

영화 '도둑들' '황해' '타짜' '극비수사' 김윤석 스틸
영화 '도둑들' '황해' '타짜' '극비수사' 김윤석 스틸

인터뷰 중 직접 캄보디아어 대사를 선보인 김윤석. 지금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그만큼 연습을 열심히 했기 때문”이라며 “‘도둑들’에서 했던 중국어 대사도 기억 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충청북도 단양 출생으로 부산에서 자란 김윤석은 ‘범죄의 재구성’에선 경상도 사투리, ‘타짜’ ‘해무’에서는 전라도 사투리, ‘거북이 달린다’ ‘극비수사’에선 충청도 사투리, ‘황해’에선 연변 사투리를 선보였다. ‘도둑들’에선 마카오 박 역을 맡아 중국어까지 소화한 김윤석이다. 이젠 캄보디아어까지 접수했으니 언어천재라 부를 만하다.

언어에 대한 감각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비결이 있는 건지 물었다. 이에 김윤석은 “죽도록 연습하면 된다. 녹음해서 계속 듣는 수밖에 없다. 언어에는 왕도가 없다. 그저 연습! 연습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윤석은 “사석에서 장률 감독을 만났는데 사람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 날 두고 한국에서 조선족 말을 가장 잘하는 배우라고 말이다. 장률 감독이 ‘황해’를 보고 정말 깜작 놀랐다고 했다. 그래서 ‘그래봤자 아무도 몰라요’라고 했더니 장률 감독이 ‘한국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실제 그쪽 사람들은 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장률 감독은 재중동포 출신이다. 그런 그가 김윤석의 조선족 말투를 극찬한 것.

여기에 ‘도둑들’ 당시 김윤석의 중국어 선생은 ‘이 정도 성조로 중국어를 잘하는 한국 배우는 없었다’고 감탄했을 정도다. 이에 외국어를 따로 배울 생각은 없냐고 묻자 “이 나이가 되면 공부를 해도 하루 자고 일어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매일 처음부터, 오늘 했던 걸 내일 또 하고”라며 손사래를 치는 김윤석이었다.

한편 김윤석의 캄보디아어 연기를 만나볼 수 있는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지난 14일 개봉해 관객 고평점과 입소문을 타고 흥행몰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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