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 등장만으로 '로미오'의 아우라를 뽐낸 배우가 있다. 하얗다 못해 창백한 안색과 얼굴에 위에 새겨진 핏빛 상처. 뽀얀 피부를 더 부각시키는 금발로 극강의 비주얼을 완성한 그는 무대 위에서 핀 포인트 조명을 받으며 관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존재감만으로 단숨에 무대를 장악한 그의 이름은 동현이다.

아이돌 그룹 보이프렌드의 동현이 네 번째 뮤지컬 연기에 도전하고 있다. '천번째 남자'(2013, 일본)'형제는 용감했다'(2015) '총각네 야채가게'(2015) 이후 그가 선택한 작품은, 믿고 보는 공연 브랜드로 자리 잡은 '김수로 프로젝트'의 20탄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동현의 역할은 줄리엣과 비극적 사랑을 맞이하는 남자 주인공 '로미오'다. 완전히 새옷을 입은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원작과는 다르다. 배경은 핵 전쟁 이후로, 오염된 환경에 감염 되어버린 돌연변이 로미오와 살아남은 인류 줄리엣이라는 설정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금기의 사랑을 나누다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는 큰 틀만을 남겨둔채 모든 것이 새롭게 변한 이 작품을 위해 동현을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창작 뮤지컬 초연 무대에서 설 수 있는 것에 대해 동현은 "'로미오와 줄리엣'은 행운과도 같은 작품이다. 최선을 다 하겠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동현의 노력은 무대 위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돌연변이 로미오 역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지의 생존체인 돌연변이 캐릭터와 인간이 되었을 때 모습을 관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차별화를 두는 것. 금발의 왕자님 같았던 돌연변이 로미오는 인간이 되면서 흑발로 변한다. '가발'을 활용해 겉모습을 바꾸는 것은 관객들을 배려한 친절한 설명이었겠지만, 짧은 시간 안에 완벽히 가리지 못해 살짝 금발이 삐져나온 모습은 동현의 외모도 가리고, 그가 열심히 연기해 낸 로미오 역할의 옥의 티가 되어버린 것 같아 오히려 아쉽다.

비주얼적인 변화 외에도 동현은 말투와 넘버 표현 법을 돌연변이에서 인간이 되며 변화를 주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려 노력했다. 한 장면을 예로 들자면, 돌연변이 로미오가 줄리엣과 함께 로렌스 사제를 찾아갔을 때, "이름이 뭐냐"고 묻자 동현은 "로미오"라 답한다. 돌연변이에게 사회성이 있을리 없으니, 짧고 친근함 없이 대답했다. 이에 당황한 줄리엣이 옆에서 "(로미오)라고 해요. 하하- 웃어!"라고 말하자 그제서야 그 말을 따라하며 웃어보인다. 더불어 줄리엣과 대사를 주고 받을 때면 어눌함이 묻어나는 어법으로 끊어짐 없이 평범히 말하는 인간과 차별화 된 돌연변이의 느낌을 살렸다.

넘버 부를 때 차이는 더 커진다. 인간이 되었을 때 동현의 음색은 돌연변이 일 때 보다 조금 더 편안하고 부드럽다. 돌연변이 버전의 보컬은 살짝 상기된 톤이다. 안정되지 못한 어긋난 목소리 톤이 그를 신비로운 존재로 만들었으나, 가끔 고음에서 힘겨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직 발전 가능성이 더 크기에 부족한 면도 있지만, 동현은 나름대로 돌연변이와 인간 사이의 차이를 만들어내며 무대에 재미를 불어 넣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동현은 이번 뮤지컬에 굉장한 욕심을 보이며 많은 노력을 했다는 후문이다. 그간 드라마, 웹드라마 등을 통해 연기력을 향상 시켜온 동현은 뮤지컬 무대에 오르며 차근차근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아이돌로서 보여주던 모습에서 벗어나 색다른 배우 아우라를 내뿜으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무대 위의 그는 빛나고 있다. 앞으로 배우로 성장할 그의 모습에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제공=쇼온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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