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임지연 기자] 희생을 생색내는 법이 없다. 벼랑 끝에 몰리고 억울한 상황에서도 침묵을 지킨다. 이토록 낭만적인 ‘김사부’에 열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낭만닥터 김사부’의 주인공 김사부(한석규 분)가 보여준 희생과 침묵이 안방극장에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낭만닥터 김사부’ 19회에서는 천재 외과의사 부용주(한석규 분)가 왜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김사부로 살게 됐는지 그 이유가 밝혀졌다.
14년 전이건 현재건 도원장(최진호 분)은 김사부의 모든 공은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했고, 모든 잘못을 덮어씌우려 했다. 도원장은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해 죽은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있는 강동주(유연석 분)에게 수술 기록지를 보냈다. 해당 서류에는 강동주의 아버지 주치의로 부용주 이름이 적혀있었다.
이를 알게 된 강동주는 동요했고 흥분했다. 김사부를 향해 “그때 VIP 수술 환자한테 밀린 게 우리 아버지라는 거 알고 계셨냐”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김사부는 “정확하게 기억한다. VIP라서가 아니라, 위급한 순서대로 내가 결정한 거다”라고 밝혔다. 이는 14년 전 사실과 달랐다. 당시 김사부는 VIP 환자보다 먼저 온 환자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수술에 들어갔었다. 그럼에도 “왜 그렇게 이야기 했냐”는 남도일(변우민 분)의 물음에 “그런 말은 지금 변명일 뿐이다. 알고 있었어도 내 선택은 같았을 거다. 때로는 아프더라도 정면 돌파 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답했다. 더 이상의 변명, 설명이 동주에게 더 큰 상처를 안길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용주는 14년 전에도 지금처럼 침묵했다. 당시 부용주는 대리 수술을 주도한 의사라는 억울한 오명을 뒤집어썼다. 권력 앞에 쉽게 무릎 꿇지 않았다. “찍소리도 못하면 당신들이 뭘 잘못했는지 모를 것 아니냐”라고 병원과 싸우고자 했다. 그러나 대리수술 했던 스태프 7명을 걸고 협박하는 병원 측 입장에 홀로 모든 것을 책임지고 침묵했다. 그의 희생과 침묵이 대리 수술에 관련된 7명 스태프의 자리를 지켰다. 뿐만 아니라 응급실을 부순 중학생, 어린 강동주를 구했다. 김사부는 천재 의사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다가 타인의 잘못으로 오명을 쓴 뒤 직장, 명예, 그리고 이름까지 잃었음에도 변명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는 일로 책임을 졌다. 스스로 비겁했고, 도망쳤다고 자책했지만 변명하지 않았고, 책임을 졌던 것이다.
김사부는 출세 만능, 양심도 이해타산에 밀려버리는 우리 시대의 문제점을 그대로 대변하는 드라마에서 침묵과 희생 그리고 원칙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만드는 캐릭터다. 그래서 때때로 판타지우리가 살아가면서 지켜야하는 소신과 원칙을 보여준다. 의사로서 ‘환자에게 필요한 의사’ ‘환자를 살려야 하는 의사’를 실천하는 인물이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불필요한 변명을 얹고 책임을 회피하기 급급한 오늘날 어른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과 분명 다르다. 그래서
‘낭만닥터 김사부’ 첫방송에 앞서 "사부라는 의미는 스승과 제자, 어떻게 보면 어른이라는 의미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위해 사는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볼만한 때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의사, 진정한 선배, 진정한 어른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던 한석규는 20부작 중 19회를 이끄는 동안 자신감 그대로 우리가 꿈꾸는 선배이자 스승 김사부를 표현해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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