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강보라 기자]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것이 중요한 삶에 대한 버스킹이 그려졌다.
11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말하는대로’ 16회에는 ‘말 천재’ 작가 조승연의 ‘작심삼일 신년 계획의 함정!’ 버스킹이 그려졌다.
조승연은 이날 우리 모두에게 통용되는 ‘새해’라는 개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그는 자리한 청중들에게 우리가 쓰는 로마력의 가장 오래된 형태 ‘로물루스 달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로물루스 달력은 현재의 로마력과 달리 새해가 3월에 시작되며, 1년이 10달, 그리고 1년이 365일이 아닌 304일에 그치는 달력이었다. 조승연은 “없어진 60일은 어딜 간 걸까요”라며 “로마인들은 이 60일은 시간이 정지된 시간이라고 믿었습니다. 땅이 쉬면 사람도 쉰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만물이 소생하기 전까지의 시간이 필요하듯 사람 역시 정지된 시간이 있어야만 새해를 맞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조승연은 우리의 선조들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마디를 뜻하는 ‘절’과 나눈다는 뜻의 ‘분’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이어서 쭈욱 살도록 되어 있지 않고 끊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자연과 함께 살던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며 과학의 발전 이후 챗바퀴같은 삶을 살게 된 현대인들의 시간에 대해 꼬집었다. 조승연은 루마니아의 철학자 에밀 시오랑이 쉼없이 살아야하는 삶의 고통을 불면증에 비유한 것을 언급하며 “인간은 자는 동안에 내가 내일까지 가지고 가야하는 것과 어제에 두고 와야 하는 것을 두고 오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인생도 마찬가지로 끊는 시간 없이 쭉 살아가면 삶의 무게만 쌓이고 어느 순간 내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가 지탱하는 힘보다 세지게 됩니다다, 그럴 때 우리는 무릎이 꺾이고 저는 그 상태를 번아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현대인도 사실상 ‘휴가’ 외국어로는 ‘바캉스’를 가지고 있었다. 조승연은 “사실 vacance는 프랑스어로 비움, 비우다라는 뜻”이라며 그러나 휴식을 위해 주어진 시간조차 가득 채우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그런가하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조승연은 사랑하던 이탈리아 시골 출신의 여성을 위해 그녀의 고향으로 이사를 가서 1~2달을 지낸 일화를 털어놨다. 하지만 이후 이별 통보를 받고 돌아왔다는 조승연은 “파리로 이사를 가서 6개월 정도 폐인으로 살았습니다. 프랑스어를 가르쳐주신 소설가 선생님이 있는데 그때 저에게 ‘한 사람의 인생의 가치는 그 사람의 러브스토리의 권수’라고 말했습니다”라며 관계도, 그리고 우리의 인생도 시작보다 맺음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