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킹' 조인성, 정우성/사진=이지숙 기자
영화 '더 킹' 조인성, 정우성/사진=이지숙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의 ‘더 킹’이 베일을 벗었다.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한 풍자는 물론이고 몸을 내던진 배우들의 열연까지. 한재림 감독이 또 한번 해냈다. 권력의 민낯을 제대로 담아낸 '더 킹'이었다.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제작 우주필름)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2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배우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한재림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조인성의 8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김아중 등이 출연한다.

이날 한재림 감독은 “내 나이 또래 사람들이 이 정도 현대사를 거치며 살아왔는데 그걸 보면서 한국 사회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살기 편한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답답함이 들었다”며 “피해자 입장에서 부조리함을 그리는 그런 영화 말고 권력자 입장에서 영화를 보면 그들의 시스템을 이해하게 되고,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냉정하고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 듯 싶어 ‘더 킹’을 연출했다”고 밝혔다.

특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신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웃는 모습을 삽입한 것에 대해 한재림 감독은 “인물들이 권력의 정점으로 가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장면이라 생각했다. 박태수가 위기에 빠지는 지점과 같이 하기 때문에 꼭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재림 감독은 "내가 보여주고자 한 건 희망이었다. 언론의 작은 힘이 큰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그런 감정을 관객이 느끼고,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구나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다"

비리검사 한강식 역할에 대해 정우성은 "캐릭터의 외피가 캐릭터의 존엄성을 표현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수라' 한도경은 처절하게 권력에 다가가는데, '더 킹' 한강식은 화려한 외피 안에서 자기합리적인 판단과 역사관으로 행동한다. 사심으로 말이다. 그게 더 추악하고 얼마나 찌질한지 보여주고 싶었다. 배우로서 두 캐릭터 모두 매력있다. 잘 보여주고 싶더라. 한강식의 행동과 말을 보면서 비웃을 수 있도록 공감대를 이끌어냈다면, 그게 배우로 연기하는 재미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비리검사 한강식 검사의 오른팔 양동철 검사 역을 맡은 배성우는 "내가 원래 지적인 역할 전문이다. 외교관 역할도 했고 의사는 전문이었다. 우리 집안도 약간 지적이다. 예전에 검사 역할을 잠깐 한 적이 있다"며 "이번엔 어떤 캐릭터의 검사인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가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성우는 "특별히 롤모델을 삼은 인물은 없다. 대본을 보고 놀랄 정도로 많이 감동 받았고, 재미있었다. 현대사를 통찰력있게 바라보는 메시지가 정말 좋았다. 그걸 바라보는 건 당연한 거고, 중간에 디테일을 어떻게 만들어나갈까 몰입하고 고민했다. 의지할 만한 대본이 있었기에 마음 놓고 작업에 임했다"고 말했다. 박태수의 오른팔이자 고향 친구인 들개파 2인자 두식 역을 맡은 류준열은 “조인성과 나이차가 있어서 부담이 있긴 했는데 외적으로는 조인성이 동안이라서 부담을 덜었다. 걱정 안 했다”며 “조인성과 얼마나 친구처럼 보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 형과 동생으로 실제로도 그래야 했는데 조인성이 그걸 이해하고 현장에서도 편하게 대해줬다. 영화 중간에 두일과 태수의 장면에서 뿌듯해하면서 어깨를 두드려준 순간이 있었다. 그게 영화를 찍으면서 잘 표현된 것 같아 안도감이 들었다.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류준열은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어른들이 집안에 있다. 그래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사투리 때문에 고민한 건 없었다. 사투리보다도 다른 인물들이 다 검사 역할인데 나는 조폭이란 다른 인물이라 부담이 됐다. 시나리오 표지가 데칼코마니로 돼 있다. 한재림 감독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 어떨 땐 검사가 조폭 같고, 조폭이 검사 같을 때가 있다고 말이다. 전형적인 멋스러움이나 건달 같은 까불거리는 모습보다는 애매한 포지션을 취하려고 했다. 어떨 땐 검사 같고, 어떨 땐 조폭 같은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조인성, 정우성의 팽팽하면서도 완벽한 케미가 빛난 '더 킹'. 이에 조인성은 “정우성과 함께 연기한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며 “화면을 보면서 각자 색깔이 있구나, 감독님이 각자에게 맞게끔 잘 담아준 것 같아서 감사했다. 개인적으로 내 나이 또래 배우들은 정우성을 보며 배우 꿈을 키운 이들이 많다. 그래서 다른 배우들이 부러워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우성은 “조인성의 신인 시절 같은 소속사였는데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통해 내가 선배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현장에서 조인성은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했는데 역시나 멋있더라. 영화에서 조인성이 10대에서 40대까지 연기했다. 큰 부담이기도 하고 내레이션도 많고 감정기복도 큰데 조인성이 멋진 박태수를 만들었다”고 칭찬으로 화답했다. 이와 함께 조인성은 "박태수 분량이 정말 많아서 너무 진하게 연기하면 보는 이들이 지치지 않을까 싶더라. 그래서 영화의 톤앤매너를 감독님과 상의했다. 어떻게 관객이 지치지 않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게 내겐 가장 큰 고민이었다"고 털어놨다.

또 정우성은 "영화 개봉 전 예고편이 공개되자 실제 사람들을 롤모델로 만든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렇진 않다. 대신 권력이 얼마나 부당한지 그런 경험은 누구나 있지 않나. 검사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검사는 선서를 하고 양심과 명예를 걸고 일을 한다. 하지만 그 사람이 부조리함과 타협하면서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지 그걸 표상으로 삼고 싶었다. 그런 감정이 녹아있는 한강식, 형태화되지 않은, 우리가 누구나 느끼고 있는 잘못된 선택을 하는 인물을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누구나 그럴 수 있기 때문에 경각심의 대상으로 한강식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우성은 "영화 속 탄핵이나 현실의 탄핵이나 모두 국민 모두에겐 진통이다. 마음이 아프다고 외면하지 말고, 그걸 감내하면서 직시했을 때 우리가 공감하는 사회 부조리와 부도덕함을 스스로 이겨내고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란 질문을 던지는 영화가 '더 킹'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끝으로 한재림 감독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장면을 넣은 것에 대해 "이 영화를 시작한 이유일 정도로 내겐 트라우마였고 비극이었다. 굉장히 마음 아픈 일이었다. 그런 것들이 영화에서 태수가 욕망의 끝, 권력의 끝으로 다가가면서 보게 되는 비극으로 보여주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과연 '더 킹'이 관객에겐 어떤 평가를 받을지 오는 18일 개봉한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