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호부호형을 부르짖던 의적 홍길동은 잊어라. 진정한 리더의 자질을 논하는 혁명가 홍길동이 왔다.
30일 오후 MBC 새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극본 황진영, 연출 김진만)이 첫 방송됐다.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인간 홍길동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그린다.
'역적'은 연산군(김지석)과 홍길동(윤균상)의 대화로 포문을 열었다. 범마냥 재빠르고, 아무리 지쳐도 하루만 자고 일어나면 멀쩡한 천하대장군감,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능력 덕분에 아기장수로 불렸던 홍길동. 역사(力士)의 운명을 타고난 그는 어느새 힘없는 자들의 구원자가 돼 있었다.
백성의 마음까지 훔친 홍길동은 곧 폭정으로 민심을 잃은 연산군의 최대 적수이기도 하다. 이에 연산군은 홍길동과 대면하고 "대관절 네놈은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그는 홍길동이 고려 왕족의 후손, 정승 판서의 서자 혹은 몰락한 양반가의 자식일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홍길동은 "난 그저 내 아버지 씨종 아모개(김상중)의 아들이오"라고 답했다. 그간 대중에게 익숙했던 캐릭터 설정을 뒤집은 답이다. 사실 그의 진짜 정체는 조선 건국 100년 만에 나온 전설의 아기장수였다. 천민 사이에서 역사가 태어나면 불길한 징조라 여겨 죽이던 시대다. 그렇기에 홍길동 역시 어린 시절부터 신분제로 인한 차별을 겪으며 자랐다.
천한 몸에서 하늘이 내린 능력을 가진 자가 나올 리가 없다고 본 연산군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이에 홍길동은 "허면 그대는 하늘의 아들이신 나랏님이면서 어찌 그런 천한 자가 되었습니까"라며, 폭군으로 전락한 희대의 살인마 연산군을 향해 일갈했다. 억압에 지쳐 화를 내는 법을 잊은 백성을 대표해 일어난 그 다운 대답이었다.
연산군과 홍길동의 대화는 '역적'의 주제의식 그 자체다. 많은 이들에게 홍길동은 허균의 소설 속 가상 캐릭터로 머물러 있다. 하지만 그는 연산군 시대에 실존한 인물이다. 뿐만 아니라 조선 후기 보부상, 1900년대 활동한 활빈당 등에 영향을 끼친 혁명가이기도 하다.
'역적'은 연산군 시대 생존했던 홍길동을 다루면서 그가 혁명가로서 남긴 충격과 여파가 얼마나 강력하고 깊었는지를 그릴 예정이다. 또한 씨종의 아들로 태어나 나랏님에게서 백성의 마음을 훔친 홍길동을 통해 지도자의 덕목과 자질을 묻는다. "현 시국보다 재미있을 것"이라 자신했던 자신감의 원천이 읽히는 대목이다. 신분의 한계를 뛰어넘어 오백 년을 살아남은 불멸의 이름 홍길동, '역적'이 그려낼 그의 또 다른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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