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어디에서 이런 아이가 나왔을까. MBC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 속 어린 길동 역할을 맡은 이로운을 보며 다들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통통한 볼에 폭 팬 보조개, 웃을 때면 반달 모양으로 휘어지는 눈.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드는 귀여운 외모의 어린 배우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안정적이고 실감 나는 연기로 단 번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올해로 9살이 된 이로운은 2015년 KBS 드라마 ‘다 잘될 거야’로 데뷔했다. 연기자 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길거리 캐스팅이었다. 이후 손보승, 이민호 등이 있는 아역 전문 기획사 학엔터테인먼트에 소속돼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 어린 나이에 연기 경력 역시 짧지만, 이번 작품 ‘역적’을 통해 제대로 자신의 존재를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
1화를 ‘본방사수’했다고 이야기한 이로운은 첫 방송을 소감을 물어보자 “‘드디어 나오는구나’ 했어요”라고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 첫 방송 후 쏟아진 뜨거운 반응들에 대해서도 “이런 반응이 있을 줄 몰랐어요”라며 실감하지 못하는 듯이 이야기했다.
“오디션에 합격해서 ‘역적’에 출연하게 됐어요. 자려고 준비하는데 대본 외우라고 문자가 왔었죠. 그런데 다 못 외워서 자고 일어나서 대본을 봤어요. 오디션도 여러 번 봤어요”
‘역적’ 제작진은 어린 길동 역을 맡을 배우를 찾기 위해 많은 아역 배우들과 오디션을 진행했다. 이로운 역시 최종 오디션만 4번을 보고 나서야 합류하게 됐다. 그 많은 배우들이 수차례 오디션을 거친 가운데 이로운이 선택된 것이다.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했는데, 감독님이 이런 점 때문에 합격시켜주신 것 같아요. 어떤 연기든 된다고 하니까, 그래서 뽑아주신 것 같아요”
인터뷰를 위해 함께 자리한 할머니는 “애가 당당하고 말을 빨리 알아들어서 예뻐하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선배인 김상중과 연기하면서도 주눅 들지 않을 정도로 당찬 면에 스태프들 모두 기대를 많이 했다는 것. 또한 제작진은 스태프들과 친해지게 하기 위해 촬영 한 달 전부터 일주일에 3번 정도 방송국으로 불렀다. 이로운은 그렇게 교감하는 과정을 통해 한 결 더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
이로운은 ‘역적’에서 아모개(김상중 분)의 어린 둘째 아들이자 아기장수, 즉 역사(力士)로 분해 인상적인 장면들을 다수 남겼다. 아이다운 깜찍함이 잘 드러난 장면들도 있었고, 노비 신분으로 태어난 아기장수의 고충을 드러낸 장면들도 있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요? 하동 갔을 때 정말 추웠어요. 너무 추워서 눈물도 얼었는데, 그때가 가장 기억이 나요. 특히 밤에 촬영할 때 정말 추웠어요”
“쌀밥 먹는 장면도 힘들었어요. 세 그릇이나 먹었는데, 배가 터질 것 같았어요. (…) 숲이랑 산 같은 곳에서 촬영하는 건 괜찮았어요. 체력은 원래 좋아요”(웃음)
힘들지 않다고는 해도, 추운 날씨에 얇은 옷을 입고 험한 길을 뛰어 다니며 촬영하는데 체력적으로 무리가 되지 않았을 리 없다. 하지만 그보다도 9살 나이에 이해하기 어려운 사극 대사들을 외우는 게 어렵지는 않았을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이로운의 대답은 아이답게 해맑고 당찼다.
“저는 저녁 때 보고 아침에 일어나면 다 외워져 있어요”
‘마’, ‘필’ 등 모르는 단어들은 선생님과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물어봐가며 외웠다는 설명. 본래 사투리를 쓰지 않기에, 사투리 역시 전라도 출신 선생님한테 전담으로 배웠다. 사투리도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자고 일어나니까 다 외워져 있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인물의 감정선 역시 연기 선생님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배우며 이해해 갔다. 촬영을 마치고 나면 다음 촬영 분량에 대해 선생님과 함께 준비했다. 그렇게 노력 끝에 ‘길동’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홍길동은 영웅, 위인전에 나오는 인물 중 한 명이에요. 그런데 홍길동 이야기는 다 어른 이야기만 들어와서, 어린 홍길동 이야기는 대본 외우면서 선생님이 상황을 설명해주셨어요”
“처음에는 눈물 연기를 잘 못했어요. 발음도 엉망진창이었고, 눈물도 잘 안 났어요. 그런데 감정을 무표정 20가지, 미소 20가지, 슬픈 표정 20가지, 이런 식으로 나눠서 연습했어요. 그러니까 이제 눈물이 많이 나더라고요”
“3회에서 길동이 어머니가 돌아가셨잖아요. 최근에 저희 집 강아지가 죽었어요. 그 생각을 하니까 눈물이 막 났어요. (극 중) 어머니도 하늘나라로 가고 강아지도 하늘나라로 갔잖아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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