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 "공기는 달콤하고 빨갛고, 파랗고, 노랗습니다. 이제 하늘은 꽃비로 가득합니다." 아름다운 연극 '나쁜자석'이 3년 만에 돌아왔다. 젊어진 캐스트, 한층 업그레이드 된 파워로 무장한채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16일 오후 대학로 아트씨어터 1관에서는 연극 '나쁜자석'의 프레스콜이 개최됐다. 이날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에는 고든 역 문태유·송광일, 프레이저 역 이창엽·박강현, 폴 역 손유동·배두훈·안재영, 앨런 역 강정우·최용식·우찬이 참여했고, 배우들과 더불어 추민주 연출이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프레이저 역 박은석과 고든 역 오승훈은 스케줄상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했다.

인트로 넘버 '튤립'로 강렬하게 시작한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은 '하늘정원' 동화로 이어졌다. 갈등 상황을 그려낸 '그들의 이야기'를 지나 '나쁜자석' 동화로 끝을 맺었다. 9세, 19세, 29세를 넘나들며 이어지는 '나쁜자석'의 감동과 여운은 짧은 시연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연극 첫 도전인 배우 손유동은 뮤지컬이 아닌 연극 무대에 서는 소감에 대해 "뮤지컬이랑 연극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뮤지컬에는 노래가 있지만, 우리 작품에도 노래가 있다. 캐릭터로 연기를 이어 나간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고는 생각치 않는다. 노래 발성과 연극 발성이 많이 다르다는 점을 느끼고 있다. 쓰지 않던 발성을 쓰기 때문에 어려운 면도 있지만, 노래를 할 땐 목 관리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는데, 그런 면은 없어서 좋은 것도 같다. 뮤지컬-연극 장점이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연극은 재미있는 경험이고, 앞으로 더 많은 연극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의 특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추민주 연출은 "저번 시즌보다 처음 만나는 배우들이 많았다. 더 젊어졌고, 거칠다. 넘쳐나는 힘, 내면의 힘이 나오는 순간들을 연습실에서 그리고 무대 위에서도 보는 것이 좋았다. '이번 작품은 거칠게'라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답했다.

배우 문태유는 '천재 고든 역'에 대해 "'슬픔은 고든의 옷이다'라는 대본의 말처럼, 웃지 않고 우울한 친구다. 그러나 다른 친구들이 고든을 알고 싶어한다. 슬픔의 크기와 맞먹는 크기의 매력이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것을 동시에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면서 천재성을 표현하는데 주력한 부분을 밝혔다. 같은 고든 역의 배우 송광일은 "'천재'라는 것에 중점을 두지 않았다. 동화를 직접 써보고, 기타 연습도 많이 했다. 어릴 적 폭행을 당한 것에 초점을 맞춰서 더 집중을 했다"고 말했다.

'프레이저와 본인과 비슷한 부분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프레이저 역 이창엽은 "프레이저와 비슷한 점은 이상향을 그리는 것"이라며 "이성적이기 보다는 감성적일 때가 많다. 그 부분은 작품을 통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앨런이란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질문에 배우 최용식은 앨런 찰흙 같은 존재다. 앨런이 없었다면 이 친구들의 존재가 계속 유지될까 생각했다"고 답했다.

'19세 밴드'에 대해 배두훈은 "겉으로 보여지는 느낌은 가난을 벗어나는 수단, 탈출하는 방법으로 보여지는 것 같다. 연습과 공연을 통해 깨달아가는 부분은 친구들이 성인이 되가면서 자연스레 멀어지는데, 밴드를 통해 다시 만나고 우정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폴은 넷과 같이 있을 때 가장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폴 역 세 사람이 답했다. 손유동은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캐릭터 별로 고든을 기억하고 추억하면서 나오는 행동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폴은 자신의 방식대로 추억하려고 하는 것 같다. 현실적인 면과, 프레이저와 앨런과의 관계를 반반씩 두려고 한다. 극에서 생각이 전환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배두훈은 "초반 연습 당시에는 '이기적'이라는 평이 많아서, 그 부분을 어떻게 풀어갈까 고민했다. 나와는 조금 다른 성격이다. 연기를 하면서 느낀 것은 9-19-29세를 살아오면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 것 같다. 가장 놓치고 싶지 않은 부분은 고든을 어떻게 생각했고, 대했는지와 프레이저에 대한 연민, 아쉬움, 슬픔을 안고 가고 싶었다. '나빠 보여야지'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연기 중이다. 복합적인 면을 보여주려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안재영은 "폴의 입장에서는 프레이저가 악역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고든의 이야기를 알리는 것이 고든을 사랑하고 기억하는 방식이라고 본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친구 아내와 바람도 핀다. '하늘정원' 기계가 발동하면서 29세가 된 친구들이 '넷이 모여서 참 행복했지'라는 것을 느끼는 한 순간이있다. 사람들이 많은 것을 잊고 합리화하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하늘정원'을 통해 그런 점이 무너지고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밝혔다.

'기억에 남는 대사에 대해' 강정우는 "켜지마 지금은 안돼"를 꼽았다. 그는 "프레이저가 꽃비 기계를 덮은 천을 뺏는다. 그래서 기계가 공개된다. 프레이저와 폴이 싸울 때, 앨런은 이미 꽃비 기계를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후에 프레이저에게 모욕을 받고, 그랬던 적 없던 앨런이 '더 이상 이 친구들과 같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며 나가버린다. 사실 앨런에게는 천이 열릴 때, 수치스러운 순간"이라며 왜 기억에 남는지를 설명했다.

'나쁜자석'이 3년 만에 돌아온 이유에 대해 추민주 연출은 "아트원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순간을 기다렸다. 이 작품의 매력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어떤 부분에서 갑자기 '찡한 감정'이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꽃비 내릴 때, 퇴장할 때, 알 수 없는 그 감정이 찾아온다. 사람들은 외롭게 태어났고, 외롭게 살아가는 사람들 같다. 네 사람(프레이저-폴-앨런-고든)도 같다. 그렇게 살아가는 현재 삶에 대해서 고든의 이야기를 빌려 하는 것이다. 그 외로움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연극 '나쁜자석'은 2013년 대학로에 ‘자석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으로 많은 팬들의 전폭적인 앵콜 성원에 힘입어 3년만에 최강의 라인업으로 다시 돌아왔다. 스코틀랜드의 작가 더글라스 맥스웰의 ‘Our bad magnet’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나쁜자석'은 국내에서는 2005년 초연됐다. 고든, 프레이저, 폴, 앨런 총 4명의 친구들이 과거의 기억을 회상하는 플래시백 기법으로 9살, 19살, 29살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유년 시절의 비밀과 기억을 통해 인간 본연의 모습을 현실과 동화를 통해 이야기 한다.

새롭게 돌아온 '나쁜자석'은 글을 쓰는 감각이 뛰어나지만 사회부적응적인 성격으로 비운의 천재가 되어버린 고든 역에 문태유, 송광일, 오승훈, 4명의 무리에서 대장 역할을 했지만 고든의 19세 죽음 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프레이저 역에 박은석, 박강현, 이창엽, 고든이 남긴 동화를 출간하고자 하는 현실적이고 이기적인 면을 가진 폴 역에는 안재영, 배두훈, 손유동, 우정을 지키기 위해 아픔을 혼자 감당하는 앨런 역에는 강정우, 우찬, 최용식이 참여한다.

연극 '나쁜자석'은 5월 28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 공연.

(사진 제공=악어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