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역적' 윤균상이 진정한 의적으로 거듭나며 백성들의 지지를 얻었고, 김지석은 그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서로 명확한 입장 차이를 보이는 두 인물은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 역시 달랐다.
3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연출 김진만, 진창규/극본 황진영/이하 역적) 19회에서는 홍길동(윤균상 분)이 동생 어리니(정다빈 분)를 찾으러 나선 길에서 의적 활동을 하며 백성들의 신임을 얻어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홍길동은 어리니의 행방을 찾을 단서인 ‘행록’을 들고 조선 팔도로 동생을 찾으러 다니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홍길동은 ‘강상죄’라는 명목 하에 억울한 고초를 겪은 백성들을 만나게 됐고, 이를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홍길동은 관아 앞에서 소동을 피웠다가 옥에 갇혔고, 그곳에서 기득권에 핍박당하며 살고 있는 백성들의 모습에 대한 의구심을 품었다. 그는 "양반은 양반답게, 여자는 여자답게, 종은 종답게 살라는 것인데, 예전부터 나는 그것이 참말로 맞는 말인지 의문이었다"며 "먹고 싸고 자는 것이 똑같은데 임금이나 신하나 주인이나 종이나 남자, 여자, 장자, 서자 대체 뭐가 다르다는 거냐. 따지고 보면 다 똑같은 인간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다른 홍(哄) 가 식구들은 그의 말을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귀 담아 듣지 않았지만, 백성들의 편에 서서 의적 활동을 펼치게 될 홍길동의 진정한 각성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반면 연산(김지석 분)은 홍길동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강상의 문제를 이해했다. 그는 "난 아주 어렸을 적부터 궁금한 것이 있었다. 충신들이 툭하면 내게 원자답게, 세자답게, 임금답게 처신하시라 했거든. 어디 그뿐이냐. 저들끼리도 신하는 신하답게, 사내는 사내답게, 여인은 여인답게 처신하는 것이 당연하다 했다. 그런데 난 늘 궁금했다. 그것이 당연한 일일까"라고 말했다. 이 말은 곧 홍길동과 뜻을 같이 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연산은 "양반 사대부 사내들이 삼강, 오륜 따위를 들먹이며 남자와 여자가 다르고, 천인과 양인이 다르다고 핏대를 세우지만 사실 그건 다 지들 편하자고 하는 개소리다"며 "남자나 여자나, 노비나 주인이나, 적자나 서자나 기실 다 같은 게지. 다를 것이 없어. 그들을 다 하나로 묶을 수 있거든. 그들은 오직 나의 종일뿐이다. 천지에 하늘의 선택을 받은 자는 오직 하늘님의 아들, 나뿐이다"며 다시 한 번 피바람이 불 것을 예고했다. 연산이 폭군이 되어 가는 과정에 개연성을 부여한 순간이었다.
처음부터 홍길동이 백성들을 위해 의로운 일을 하고 다닐 마음을 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기득권층이 백성들을 핍박하며 내세우는 주장의 부조리를 몸으로 느끼며 백성들의 편에 서기 시작했고, 그깟 도적의 일에 임금이 신경 쓸 필요 있느냐며 홍길동 일행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연산은 자신보다 더 백성들의 신망을 얻은 홍길동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홍길동은 백성들의 영웅이 됐고, 연산은 점점 폭군으로 변해갔다. 이 흥미진진한 대립구도가 '역적'의 다음 전개를 자연스럽게 기다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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