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방송화면 캡처
KBS 2TV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한국의 애거사 크리스티를 표방한 '추리의 여왕' 최강희,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다.

5일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극본 이성민/연출 김진우 유영은)이 첫 방송됐다. 생활밀착형 추리퀸 유설옥(최강희)과 하드보일드 열혈형사 하완승(권상우)이 미궁에 빠진 사건을 풀어내면서 범죄로 상처 입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휴먼 추리드라마다.

당초 '추리의 여왕'은 생활밀착형 추리극을 표방했다. 결혼 8년 차 주부 유설옥이 주인공인 건 이런 이유에서다. 설옥은 우연히 파출소 홍 소장(이원근)을 도와준 인연으로 사건 사고들을 해결하기 시작했다. 그는 집 안에서는 평범하게 가정생활을 영위하지만, 문 밖으로 나서면 셜록 홈즈도 안 부러운 활약을 펼친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외모 뒤에는 뛰어난 추리력이 숨겨져 있다.

유설옥의 활동 무대는 일상성이 강한 공간이다. 마트에서는 CCTV를 살피는 것만으로 물건을 훔치는 도둑의 정체가 학교 폭력과 연관 돼 있음을 밝혀냈고, 망가진 보관함에서는 사라진 아기 분유와 인삼세트를 근거로 마약 사건을 떠올렸다.

하지만 유설옥의 활약은 거기까지다. 집 안에만 들어서면 그의 어깨는 축 쳐진다. 유설옥은 부모님의 사고 이후 경찰이 되고 싶었지만, 이른 결혼으로 시집살이에 시달리고 있는 주부다. 시어머니는 그가 어디에 있는지 늘 감시한다. 경찰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유설옥은 해마다 순경시험 준비를 하지만 그 꿈은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대신 설옥은 홍 소장을 도우며 지루하기만 하던 일상을 견딘다.

KBS 2TV 방송화면 캡처
KBS 2TV 방송화면 캡처

재능은 있지만 현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유설옥. '추리의 여왕' 그를 비추며 기존 추리물의 전형적 공식을 탈피하고자 했다. 앞서 제작진은 유설옥이 한국판 애거사 크리스티가 되길 바란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특색있는 소재와 설정에서 비롯된 자신감으로 보인다.

분명 '추리의 여왕'을 이끄는 유설옥은 독특한 캐릭터다. 하지만 신선한 설정을 살리기에는 이를 풀어가는 과정이 다소 엉성했다. 또한 사건 현장을 살피는 유설옥의 추리과정은 지나치게 친절해 지루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의 이중생활을 표현하는 최강희의 연기도 새롭다고 보긴 어려웠다.

긴장감 형성 역시 부족했다. 용의자로 의심되는 조폭 두목 장도장(양익준)과 마주한 유설옥은 지나치게 무방비에 태연했다. 관찰력이 남다른 그가 수상한 기운을 풍기는 남자를 안일하게 대한다는 건 상당히 이해하기 힘든 전개다. 유설옥이 엉뚱한 인물이란 점을 고려하더라도 마찬가지다. 탄탄한 추리물을 기대한 시청자라면 실망할 수도 있을 접근법이다. 한국의 애거사 크리스티를 기대했건만 '추리의 여왕' 첫인상은 국내외 탄탄한 장르물로 눈이 높아진 시청자의 기대를 채우기엔 다소 미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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