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수정 기자]tvN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극본 김경민/연출 김진민/이하 그거너사)에 음악이 없다면, 앙꼬 없는 찐빵이다. 가수와 작곡가의 이야기를 다루는 배경을 물론, 극중 인물의 감정이 노래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1회에도 ‘여우야’, ‘오늘부터 우리는’ 등 다양한 가요들이 ‘그거너사’만의 방식으로 편곡돼 한 편의 뮤직드라마를 탄생시켰다. 조이가 새로 탄생시킨 제이레빗 '요즘 너 말야'도 11일 정오 공개된다. 이현우, 조이, 송강, 박종혁 등 배우들의 음악적 노력도 있지만, 그 배경엔 황상준 음악감독이 있었다.
황상준 음악감독은 영화 ‘검사외전’, ‘공조’ 등의 음악을 담당했던 믿고 작업하는 음악 감독. 이번에는 첫사랑을 다룬 청량한 드마라 ‘그거너사’와 만나 이전보다 다른 음악을 표현하게 됐다. 황상준 음악감독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어렸을 때 추억과 동기화가 돼야 하는데 옛날 생각을 많이 하고, 잊었던 추억들을 많이 떠올렸다. 첫사랑이 제 와이프라 와이프에게 많이 물어봤다”며 웃었다.
음악감독이 뮤직드라마를 작업하는 것은 다른 작품을 참여하는 것보다 더 부담스런 일이다. 음악감독이 전면에 나서 더욱 더 좋은 사운드를 구현하고 내용에 어울리는 곡을 선곡해야 하기 때문. 황상준 음악감독은 “음악감독에게 음악드라마는 부담스러운데 그냥 대충하고 싶지는 않았고, 디테일한 부분은 세세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가려고 시청자들이 볼 때 조금 더 리얼리티스럽게 현장감 느낄 수 있게 그 공간에 있게끔 하려고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그거너사’는 다른 드라마와 다른 사운드를 자랑한다. 뮤직드라마가 많이 제작되지만, 현장감을 살리기 보다 녹음실에서 갓 녹음된 듯한 인위적인 사운드가 몰입을 방해할 때가 많다. 황상준 음악감독은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녹음본에 여러 변화를 주며 공간감을 살렸다. 황상준 음악감독의 의도가 가장 잘 반영된 것이 조이가 부른 ‘나는 나비’다.
“소림(조이 분)이 교실에서 ‘나는 나비’를 부를 때 처음에는 목소리에 어떤 기교나 필터링 없이 담았어요. 정말 생톤이에요. 목소리에 아무것도 안 만지고 거기에 교실 사이즈의 공간감만 넣었죠. 앨범에 수록할 때는 보통 목소리를 최대한 예쁘게 내지만, 드라마에서는 리얼리티를 살렸죠. 조이가 교실에서 부르다가 선생님 장면으로 전환된 뒤 다시 들려오는 목소리는 판타지처럼 자기 스스로 취해서 자신있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에요. 그때는 또 다르게 목소리톤을 자연스럽게 바꿨어요. 목소리에 일부러 가식적인 것을 넣지 않으려고 하고 있어요.”
황상준 음악감독은 선곡에도 직접 참여하며 ‘그거너사’의 내용과 음악을 연결짓게 하기 위해 애썼다. 그는 “선곡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가사에 맞게 노래를 고르는 편이다. 제가 좋아해서 한 선곡들도 많았고, 작가님과 감독님이 추천한 것도 있다. ‘오리 날다’는 조이가 추천한 곡이다”고 전했다. ‘여우야’의 경우, 음악감독이 적극 추천한 곡. 황상준 음악감독은 “감독님이 ‘여우야’를 싫어했다. ‘우리 드라마랑 맞는 거예요?’라고 물었다.(웃음) 방송되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니까 지금은 만족하신다”고 말했다.
1회에서는 걸그룹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을 어쿠스틱으로 편곡한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마치 영화 '하이스쿨 뮤지컬'을 보는 듯한 장면이 펼쳐졌다. 황상준 음악감독은 “고백송에 관련된 것들이 많은데 고등학교 2학년이 부를 수 있고, 소림이가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오늘부터 우리는’이 떠올랐다”고 선곡 배경을 전했다.
드라마 전반을 이끄는 테마곡 ‘괜찮아, 난’은 다양한 방식으로 ‘그거너사’를 채우고 있다. 소림과 이현우의 버전의 OST ‘괜찮아, 난’과 드라마 속 밴드인 크루드플레이 버전 ‘괜찮아, 난’를 비롯해 극의 감정에 따라 다양한 형식으로 편곡됐다.
“‘괜찮아, 난’은 크루드플레이가 부르는 버전이 먼저 완성됐어요. 매우 화려한 가요처럼 편곡이 됐지만, 원래는 기타 하나로 부르는 미니멀한 곡이에요. 그 곡이 드라마 내용에 따라 10가지 이상 편곡돼 펼쳐져요.”
청량하고 순수한 사랑을 담은 ‘그거너사’ 작업으로 황상준 음악감독은 오히려 자신의 순수함을 찾는 기회를 얻었다.
“지금 이 사회 자체가 옛날 생각할 틈을 주지 않잖아요. 사회가 정신없어요. 옛날 생각하기 여유는 많지 않을 거라 생각이 드는데 시청자로 보면서 좋았을 때를 추억을 떠올려요. 우리가 어렸을 때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방울 소리를 듣잖아요. 어른이 되면 방울 소리를 잊어요. 드라마를 하면서 잃어버린 소리를 찾은 것 같아요.”
황상준 음악감독의 중학교 1학년과 여섯 살 아들도 ‘그거너사’의 팬이었다. 황상준 음악감독은 “드라마의 디테일한 정서들을 여섯 살도 알아요. 매우 다양한 연령대가 볼 수 있는 가족드라마”라고 웃었다. 그는 “스태프도, 배우들도 다들 진심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며 “드라마처럼 거짓 없이 계속 작업을 할 것이고. 보는 사람들도 진심들이 보이기 시작하면 더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가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만큼 시청자도 좋아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숙제”라는 황상준 음악 감독은 “한결이가 시계태엽을 감는 장면들이 한 번씩 나온다. 사람들이 질문을 많이 하더라. 시계태엽을 왜 감냐고. 그게 어떤 어른들이 보는 시점에서 짜인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시 순수했던 과거로 가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크루드플레이 멤버들과 어렸을 때 신나게 지냈지만, 지금은 히트 가수가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사회화의 한 복판에 오게 됐다. 시계태엽을 감는 게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원래의 순수함 마음으 찾고 싶은 마음이지 않을까”라고 ‘그거너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연출을 맡은 김진민 PD는 ‘그거너사’ 제작발표회에서 “한 소녀의 사랑을 통해서 그 사랑과 음악을 함께하면서 우리 세상이 아름답고 설렐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드라마였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진민 PD와 황상준 음악감독의 순수한 마음이 음악의 리얼리티로 구현되면서 ‘그거너사’를 더욱 재미있게 보는 역할을 하고 있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