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초경량, 초근접 밀착 여행을 지향하는 '배틀트립'이 1주년을 맞았다. 정글 생활부터 먹방투어까지, 여행 예능은 지금 춘추전국 시대다. 수많은 프로그램이 생겨났다가 사라진다. 이는 시도하기에는 좋지만 차별화를 두거나 장기간으로 끌고 가기엔 힘든 아이템이란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배틀트립'은 지난해 4월 16일 첫 방송 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떠나고 싶은 당신을 위한 N가지 꿀팁"에 충실한, 접근성 높은 구성이 비결이다. 뚝심 있게 '배틀트립'을 이끌어온 연출자 손지원 PD에게 지나온 1년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들었다.

KBS 2TV 방송화면 캡처
KBS 2TV 방송화면 캡처

-1년 동안 가장 반응이 좋았던 여행지는 어디였나.

당장 피드백이 오는 건 국내 여행 쪽이다. 실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SNS로 인증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대구 막창집이나 여수 게장집 등은 아직도 엄청 많이 SNS에 올라오더라. 봄날에 가기에 적당한 코스가 아닌가 한다. 반면 시청률이나 반응 면에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편이다. 죽음의 놀이기구 3종 세트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웃음) 시청자들이 해외 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 같다. 평범한 사람에게 그런 여력이 생기는 건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다. 나도 이번에 처음 가봐서 신기했다. 그런 여유가 있는 사람이 많이 없다. 그래서 대리만족이 가능한 편에 대한 반응도 (국내 여행과는 다른 의미로)좋다.

-돌발 상황은 없었나.

다행히 그간 큰 사고는 없었다. 카메라가 현지 공항에 도착하지 않은 경우 정도다. 여행지의 기상 상황이 안 좋았던 건 부지기수다. 사실 독도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세 번이나 실패했다. 기상 상황이 안 좋아서 끝내 가지 못했다. 의외로 하늘이 도왔던 건 미국 라스베이거스 편이다. 제작진이 답사를 할 때는 내내 비가 왔다. 그럼 헬기 투어를 못하는 거다. 근데 씨스타가 촬영을 하는 4일 동안만 날씨가 기가 막히게 좋았다. 그 다음날부터 날씨가 다시 안 좋아지더라.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천재지변에 대응하는 게 제일 어렵다. '배틀트립'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 덕분에 버텼다. 그러면서 경험치가 쌓인 거다.

KBS 제공
KBS 제공

원래 1주년쯤에 백두산과 한라산 특집을 하려 했다. 백두산은 너무 추워서 5월 이후에만 들어갈 수 있다. 바로 지금쯤이다. 중국을 통해서만 갈 수가 있다. 하지만 촬영 제반사항이나 위험도를 체크하기에는 요즘 정세가 좋지 않다. 한국 사람으로서 독도나 백두산, 한라산을 시도하고 싶긴 하다. 당연히 욕심 난다. 특히 광복절이나 3.1절에 그렇다. 해당 아이템에 대한 시청자들의 수요도 많다. 제작진으로서는 아쉬울 뿐이다. 언젠가는 가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출연자를 섭외하는 기준이 궁금하다.

보통은 친분이 기준이다. 여행은 긴 시간을 같이 보내는 거다. 케미스트리가 좋아야 한다. 그래서 웬만하면 '누구랑 가고 싶으신가'라고 출연자에게 묻는다. 처음에는 우리가 발로 뛰어서 출연자를 찾았다. 근데 요즘은 제보가 온다. 예를 들어 '그 친구가 사이판을 잘 안다' '어디서 살다 왔다' 이런 거다. 우리가 기사로 검색할 수 없는 지역에 대한 정보를 가진 분들이다. 또한 시기도 고려한다. 휴가철이라면 다이빙을 잘하시거나 서핑을 하시는 분들 위주로 찾아본다. 그리고 출신 지역을 고려하기도 한다. 반면 역사 투어의 경우는 정보를 줄 수 있는 출연자들을 섭외한다.

예능을 두려워해서 출연하지 않으려고 했던 분들도 많다. 하지만 '배틀트립'은 망가지지 않아도 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특히 배우들의 경우 드라마가 끝나고 우리에게 연락을 주시기도 한다. 예전에는 작품 끝나고 화보 촬영을 하고 해외에 가는 경우가 있지 않나. 우리도 그렇게 생각해주시더라. 루트를 짜서 들고 오거나, 친구들을 데려오기도 한다. 다른 프로그램을 하면서 하지 못했던 경험을 하고 있다. 우리가 고생해서 모셔도 시원치 않을 판인데 고마울 따름이다.

-기존 출연자가 다른 지인과 재출연을 하는 경우도 있더라. 슈퍼주니어 신동이 대표적이다. 예전에는 이특과 제대 후 '배틀트립'에 출연했다. 이번에는 김신영과 대만에 갔다. 다른 여행 프로그램을 고사하고 의리로 재출연했다. 촬영하다 보면 힘들 수도 있는데 너그럽게 넘어가시는 분들도 많다. 여행을 다녀온 뒤에도 출연자들과 제작진들의 단체 채팅방이 유지가 된다. 서로 사진을 올리기도 한다. 여행을 다녀오고 방청객에게 보여주기도 하지 않나. 그래서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방송인 박명수, 축구선수 기성용 한혜진, 배우 한지혜, 방송인 안정환
방송인 박명수, 축구선수 기성용 한혜진, 배우 한지혜, 방송인 안정환

-앞으로 함께 하고픈 출연자가 있나.

맨날 하는 이야긴데 박명수를 데리고 스페인 이비자에 가고 싶다. 그분이 클럽 DJ를 하는 걸 보고 싶다.(웃음) 안정환도 섭외하고 싶다. 그가 이탈리아나 스페인에 가면 좋을 것 같다. 자신이 활동한 지역이지 않나. 예를 들어 기성용 선수가 한혜진과 함께 런던을 여행하는 것도 궁금하다. 또 배우 한지혜는 지금 오스트리아 빈에 살고 있지 않나. 우리가 가지 않은 지역이다. 한지혜가 본인만의 여행 가능 지역을 소개해주시면 어떨까 싶다. 아직 연락은 안 드려봤고, 막연히 상상만 해봤다. TV로 볼 수 없는 분들이 자주 출연하셨으면 한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미국 LA에서 영화 '라라랜드'를 재연하고 싶다. 출연자가 노란 원피스를 입고 춤을 추면 웃길 것 같다. 예를 들어 이국주도 잘할 것 같다. 웃길 것 같지 않나? 출연자의 섭외 조건에서 호흡도 중요하지만, 예능감도 중요하게 본다. 우린 예능프로그램이지 않나.(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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