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말을 담은 종이가 세상을 흔들었다."
27일 오후 대학로 티오엠(TOM) 2관에서는 연극 '보도지침'의 프레스콜이 개최됐다. 이날 약 50분의 하이라이트 시연에는 주혁 역 봉태규·김경수·이형훈, 정배 역 고상호·박정원·기세중, 승욱 역 박정표·박유덕, 돈결 역 남윤호·안재영, 원달 역 윤상화, 남자 역 김대곤·최연동, 여자 역 정인지·이화정이 무대에 올랐으며, 기자간담회에는 모든 배우와 함께 연출 오세혁이 참석했다. 서현철은 개인적인 이유로 참여하지 못했다.
연극 '보도지침'은 제5공화국 시절인 1986년 전두환 정권 당시, 김주언 한국일보 기자가 월간 ‘말’ 지에 ‘보도지침’ 584건을 폭로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작품이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구성된 연극인 '보도지침'은 실제 보도지침 사건의 인물들이 법정과 기자회견장에서 했던 말들을 대사로 표현, 극을 더욱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본격적인 기자간담회에 앞서 오세혁은 연극 '보도지침'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가장 솔직한 말이 '독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 당시 당사자들의 발언과 말을 위주로 실제로 했던 말을 표현하려 집중했다. 특히 법정 위주다. 그 시대의 빛나는 말과 글, 더불어 다른 시대라도 제가 하고 싶었던 말과 글을 담았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배우의 연기라던가 합보다는 무대에서 펼쳐지는 배우의 말이 중요하다. 연출을 할 때도 '연기를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가 아니라 '진실된 말로 표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우가 진실된 상태로 말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법정이 중심이지만 법정-광장-극장이라는 포인트로 복합적으로 보여드리려고 했다. 작년에는 작가로만 참여했는데, 배우의 말 외에는 덜어내려고 했다. 솔직한 상태를 만들기 위해 음악, 조명 등을 최소한으로 만들었다. 많은 애정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덜어내는데 집중했다'고 말한 오세혁에게 '추가한 부분이 있느냐'고 묻는 질문이 던져졌다. 이에 오세혁은 "작년에 협의를 해서 빠질 장면이 있었다. 시대가 조금씩 변하고 있으니까 넣어야 할 장면이 생겨서 배우들과 상의했다. 정배가 채플린 독백을 읽는 장면에서 교내 정경들이 들어온다. 가장 중요한 독백이 무언가에서 햄릿의 독백, 학생의 유서 중에서 어떤 것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지 생각했다. 말을 덜어내기도 했는데 말의 온도에 신경썼다. 작년에는 온도가 뜨거웠다. 그런데 올해는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는 시기다. 그래서 온도를 차갑게 낮출려고 했다"고 밝혔다.
연극 '보도지침'은 보도되지 말아야 할 사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보도지침'을 위해 꼭 보도 되어야 할 부분은 어떤 것일까. 이 질문을 받은 원달 역의 윤상화는 "'보도지침'이라는 단어 존재 자체에 문제가 있다. 작품 안에서 어떤 것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은 관객들과의 관계에서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답했다.
'보도지침'이 공연되는 무대는 특이하다. 삼면이 관객석으로 채워져 무대를 바라본다. 이 독특한 구조에 대해 오세혁 연출은 "좁아진 무대가 광장 같다고 생각했다. 작품과 극장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이 안에서 변화를 주지 않고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법정에서는조명 효과 없었으면 좋겠다' '과거로 돌아갔을 때 조명을 사용하고 싶다'는 아이디어가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오세혁은 "작년에는 시대가 '필사적'으로 해야했다. 뚫고 나아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올해는 즐거움 외침 같다. 어떤 방향에서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뜨거워지면 강요가 되기 때문에 차가워지려고 했다. 배우들과 항상 이야기하는 것은, 안에서 뜨겁게 올라와도 이성으로 차갑게 눌러서 명치 위로는 열을 올리지 말자고 얘기하고 있다"고 시대와 작품의 연관성에 대해 말했다.
뮤지컬을 주로 해왔던 정배 역 고상호는 오랜만의 연극 도전에 대해 "주로 뮤지컬을 해왔다. 연극은 21살 때 해보고 오랜만에 했다.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좋은 작품이 왔기 때문에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연습을 하고 공연을 2회 정도 했는데, 느낀 것은 정말 어렵고 뮤지컬과 다르다는 것이다. 극장에 오시는 관객들 만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마이크에 이렇게 길들여져 있었구나 생각한다.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다. 같이 하는 배우들에게 누가 되지 않겠금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혁 역 김경수는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안경 착용한 모습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안경을 끼었을 때 좋은 반응이 많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안경을 썼었다. 그래서 프로필 찍었을 때 안경을 썼는데, 사실 기자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안경을 선택했던 것이다. 첫 공연 때도 안경을 끼고 했었는데,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있었다. 그래서 벗었다. 법정의 주혁이가 상태가 반듯하지 않고 피곤하고 지친 상태다. 지금 나랑 잘 어울리는 상태다. 안경이 감사한 존재"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작품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 김경수는 민감한 문제인 '겹치기 문제'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언급했다. 그는 "겹치기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부분인 것 같다. 겹치기를 편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민폐를 많이 끼치는 상황이 생기고 있다. 하지만 좋은 작품의 제안이 오고,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다는 생각도 공존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하려는 생각이다. 힘들지 않다. 하지만 굉장히 즐기면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6월 11일까지 대학로 티오엠(TOM)2관에서 공연되는 연극 '보도지침'은 지금으로 30년 전, 언론계 흑역사로 기억되고 있는 보도지침 사건을 무대화 시킨 작품이다.
(사진 제공=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