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 뮤지컬 '머더 포 투' 무대에는 잘생긴 피아니스트 강수영이 있다. 그의 출중한 외모는 첫 만남부터 시선을 빼앗지만, 공연을 즐기며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그가 선사하는 피아노 선율이다.
강수영은 지난 3월 14일부터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머더 포 투(Murder for Two)'에 피아니스트 겸 루 역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그는 배우들과 함께 캐스팅 보드에 사진을 공개하고 이름까지 게재되어 있다. 피아니스트 외에 '루'라는 역할까지 부여받았다. 하지만 강수영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다. 연기하는 듯 그렇지 않은 듯 다양한 표정을 선보이지만, 대사는 없다. 대신 피아노 멜로디로 다른 배우와 소통한다.
극 초반, 전 파트너 때문에 상심하는 마커스를 루가 위로하는 장면이 있다. 마커스는 파트너가 되어주겠다는 루에게 "파트너? 너는 내 쫄따구지 파트너가 아니라고. 나에겐 파트너 필요 없다"고 말한다. 냉정한 마커스에게 루는 앙칼지게 '깡'하고 피아노 음을 낸다. 그래도 거부당하자 우리에게 친숙한 '인간극장' BGM을 연주해 웃음과 공감을 자아낸다.
강수영은 피아니스트 겸 루 역을 맡고 있는 만큼, 극을 이끌며 분위기를 조성하는 연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감정을 드러낸다. 루의 감정은 내용의 흐름을 타고 어려움 없이 관객에게 전달된다. 강수영은 "관객이 볼 때, 저 사람이 지금 피아니스트로 무대 위에 존재하는지, 배우(루 역)로 존재하는지 그 경계를 모호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 애매모호한 선을 강수영은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그런 강수영의 피아니스트 적인 면모가 궁금해졌다. 최근 헤럴드POP과 진행된 인터뷰에서 강수영에게 피아노를 어떻게 시작했고,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물었다.
피아노 전공자인 강수영은 9살 때 피아노를 시작했다. 집에 있던 어머니의 낡은 피아노를 '뚱땅뚱땅'치며 흉내 내던 그에게 어머니는 '배워볼래?' 물었고, 그렇게 피아니스트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강수영은 "스케일이 큰 곡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라흐마니노프, 유려한 쇼팽 곡도 좋아한다고. 그러나 장르를 크게 가려서 좋아하지는 않는단다. 그는 "내가 구분을 짓는 부분은 '어떤 연주자는, 어떤 스타일이구나'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스케일이 큰 연주에 적합한 연주자구나', '쇼팽을 잘 치는 연주자구나' 같은 것이다.
강수영이 뽑은 가장 존경하는 피아니스트는 이용규 교수. 그는 "이용규 교수님의 연주를 정말 좋아한다. 또, 그리고리 스콜로프, 라두 루프, 율리아나 아브제예바 연주도 좋아한다. 골라듣는 연주자는 있지만, 딱히 곡을 구분해서 듣지는 않는다. 기분이나 컨디션에 따라 라흐마니노프를 들을 때도 있고, 신선하게 바람 맞으며 쇼팽을 듣고 싶을 때도 있다. 바흐가 듣고 싶을 때도 있는 거다. 매일 다르다"고 말했다.
'머더 포 투' 속 피아노 선율로 드러나는 루의 캐릭터는 앙칼지고 귀엽다. 그렇다면 실제 강수영의 피아노 연주 스타일은 어떨까. 그는 "나는 소리가 큰 편이 아니다. 원래 치고 싶은 곡은 라흐마니노프 같이 스케일이 큰 곡이었는데, 내 재능은 쇼팽이나 슈만 연주에 적합한 플레이어 같다"고 전했다.
최근 뮤지컬 무대는 오케스트라 피트나 무대 뒤쪽에 자리하던 피아노를 무대 위에 배치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강수영은 "피아노 치면서 관객석을 보는 걸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머더 포 투'는 관객석을 볼 수가 없는데, 뮤지컬 '인터뷰' 때 는 일명 '관극하는 피아니스트'였다. 관객석을 보면서 '오늘은 많이 오셨네', 얼굴 익은 팬들은 '저기 앉아계시는구나'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면서 장난기 어린 모습도 보였다.
한편 뮤지컬 '머더 포 투'에는 마커스 역 제병진·안창용, 용의자들 역 박인배·김승용, 루 역 겸 피아니스트 강수영이 출연한다. 오는 5월 28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