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수정 기자] 같은 100만원인데 다른 쓰임이다. 백만원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동시에 출격해 눈길을 끈다. EBS ‘엄마를 찾지마’와 올리브 ‘어느날 갑자기 백만원’이다.
지난달 24일 첫방송한 ‘엄마를 찾지마’는 그 동안 가족들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온 엄마들이 자신의 판타지를 실현하기 위해 현실을 박차고 뛰쳐나간 생생한 가출 이야기를 기록한다. 이를 통해 미처 몰랐던 엄마를 이해하고 가족 간의 소통과 공감의 시간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엄마는 100만원 안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하루를 보내게 되고, 가족들은 그런 엄마의 흔적을 쫓아간다. 상상도 못 할 반전의 장소에서 엄마를 만나게 되는 등 그 동안 우리가 몰랐던 엄마의 모습을 만나보며, 가족들은 조금씩 엄마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출연자는 연예인이 아니다. 첫 방송에서는 육상부 학생들의 밥을 책임지고 있는 서순애(55세) 엄마의 이야기를 담았고, 2회에서는 열일곱살 나이에 오지마을 비수구미로 시집와 43년을 살았던 김영순(68세) 엄마가 출연했다. 3회에서는 V.O.S. 박지헌의 아내이자 5남매의 엄마 서명선(40) 씨의 독박 유아의 고충이 드러났다.
이를 김숙과 김미경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가모장 캐릭터와 걸크러시의 대명사로 떠오른 개그우먼 김숙과 엄마들의 멘토 스타강사 김미경이 MC로 등장해 엄마들의 가출이야기를 재미와 감동으로 다룬다.
‘엄마를 찾지마’는 결혼과 동시에 독박 육아, 고부갈등, 남편의 무관심, 고된 워킹 맘의 삶, 사춘기 자녀들과의 갈등을 비롯해 갱년기 증상까지 호소하는 엄마의 스트레스를 헤아린다. 그동안 가족들을 희생한 어머니의 삶이 아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가치 있는 100만원의 소비다.
지난 11일 첫 방송된 올리브 ‘어느날 갑자기 백만원’은 개인의 취향에 초점을 맞췄다. 게스트들에게 100만원을 주고 어떻게 소비하는지 관찰하는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
1회 게스트로는 박준형, 옥택연, 신동, 악동뮤지션이 출연했다. 박준형은 곧 태어난 아기와 산모인 아내를 위한 선물을 샀고, 신동은 친구들과 돼지고기 먹방을 선보이며 ‘돼직비디오’ 제작에 나섰다. 악동뮤지션은 수현의 생일을 맞아 필리핀 여행을, 옥택연은 군 입대 전 미국 여행을 떠났다.
박주미 PD는 “‘어느날 갑자기 백만원’은 '어느날 갑자기 100만원이 생긴다면'이라는 기분 좋은 상상에서 시작했다. 각자 취향이 달라서 소비 패턴도 달라질 것 같다”며 기획 의도를 전했다. 100만원이란 돈을 쉽게 쓰는 것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나 위화감 조성에 대해 박 PD는 “게스트 어느 하나 쉽게 소비하는 사람이 없다. 자기 취향이 뭘까 고민해서 사용한다. 시청자들이 나에게 100만원이 있다면 좋은 상상을 하는 예능이 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게스트들의 소비를 지켜보는 MC는 김구라, 하니, 윤정수, 변우석이다. 네 게스트는 옥택연의 사례를 들며 ‘어느날 갑자기 백만원’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강조했다. 김구라는 “100만원이라는 것이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고, 연예인들에 대한 그런 시선도 있을 수 있다. 옥택연은 100만원으로 미국행 저가 항공 티켓을 끊어 가서 1달러짜리 캠핑카를 대신 모는 등 노력했다”며 진정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가족적인 내용을 위주로 선보이는 EBS와 라이프스타일을 탐구하는 올리브 채널의 차이가 같은 100만원의 사용에서 드러난다. ‘엄마를 찾지마’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바라보고, 엄마들에게 하루의 휴식을 준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백만원’의 경우, “연예인한테는 돈 백만원이 그리 큰돈이 아닐뿐더러 그것도 방송국에서 주는 돈으로 그저 놀고 먹고 여행가고 쉽게 탕진할 돈일 수도 있지만 일반인들은 그 돈이 크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더 많다. 나쁜예능으로 생각된다”, “취지가 좋아도 공돈 받아서 그냥 쓰는 느낌”, “백만원이 누군가에겐 한 달 일해도 못 만지는 돈입니다” 등 비판적인 의견을 받고 있다.
‘엄마를 찾지마’가 가족에게 힐링을 준다면, ‘어느날 갑자기 백만원’은 아쉬운 쓴 소리를 듣고 있다. 같은 100만원, 다른 평가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