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수정 기자]안방극장에도 독립운동가들의 감동이 번지고 있다. tvN ‘시카고 타자기’와 MBC ‘도둑놈 도둑님’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독립운동가를 다루며 메시지를 남긴다.

tvN ‘시카고 타자기’(극본 진수완/연출 김철규)는 독립운동가였던 전생의 기억을 가진 작가 한세주(유아인 분)과 작가의 팬 전설(임수정 분), 환생하지 못하고 유령이 된 유진오(고경표 분)가 중심이다. 이들은 전생을 떠올리며 ‘시카고 타자기’란 소설을 통해 독립투사들의 삶을 조명한다.

현생과 전생을 오가는 감각적인 연출 사이 전생의 퍼즐이 맞춰질수록 과거와의 연결고리를 더욱 강력해진다. 전생의 친일파는 현생에서도 나쁜 짓을 저질렀으며, 밀정이었던 전설의 엄마는 어린 시절 전설의 떠나며 또 다시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그 와중에 한세주, 전설, 유진오 세 사람이 ‘시카고타자기’로 전생을 기록하듯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도 동시에 전한다.

인물들의 대사에서 메시지는 더욱 또렷해진다. 과거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한세주의 말에 유진오는 “잔재를 남긴 과거는 극복된 과거가 아닙니다. 청산되지 않은 과거는 부패되고, 치죄되지 않은 잘못은 반복됩니다”라고 말한다. ‘시카고 타자기’는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함을, 진지하지만 너무 무겁지 않게 전달한다.

‘잔재를 남긴 과거’는 MBC 드라마 ‘도둑놈 도둑님’(극본 손영목, 차이영/연출 오경훈, 장준호)에 강하게 드러난다.

‘도둑놈 도둑님’은 독립운동가 후손이 친일파의 후손이자 금수저의 대물림으로 부패한 권력가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 독립운동가와 친일파 3세가 주축이 된 스토리로 과거 잔재의 연결고리를 강하게 만들었다. ‘도둑놈 도둑님’은 일제강점기부터 이어온 3대를 이은 악연을 표현하기 위해 과거를 설명하는 데에 약 10회를 할애하면서 과거의 중요성을 드러냈다.

오경훈 PD와 손영목 작가는 독립운동가의 삶을 반영하기 위해 무려 5개월 동안 준비했다. 오PD는 실제 몇몇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단체를 직접 찾아가 인터뷰하고, 그들이 지나온 삶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시나리오에 녹여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또한, 과거 비일비재했던 재벌들의 횡포에 대한 뉴스들을 취합하고, 이 사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해 탄탄한 스토리를 만들었다.

오경훈 PD는 제작발표회에서 “‘도둑놈 도둑님’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시카고 타자기’ 유진오는 “청산되지 않은 과거는 부패되고, 치죄되지 않은 잘못은 반복됩니다”라고 말했다. 독립운동가의 삶을 조명한 두 드라마는 과거 청산이라는 같은 주제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면서 울림을 주고 있는 것.

이 두 개의 드라마는 과거 청산에의 의지와 동시에 희망도 보여주고 있다. ‘도둑놈 도둑님’은 친일파의 후손이 잘살고,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가난에 고통 받는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지만, ‘권성징악’의 교훈으로 사이다 대리만족을 줄 예정이다. ‘시카고타자기’도 소설로서 독립투사의 삶을 기록하고, 현생에서도 이어지는 악연의 고리를 해결하며 희망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현실의 진짜 희망도 드라마 속에 조금씩 녹아들고 있다. ‘시카고 타자기’에서 유진오는 조선총독부가 없어졌다는 소식에 놀라며 “조선총독부 자리에 지금 무엇이 있습니까”라고 묻는다. 한세주는 “촛불”이라고 답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던가. 드라마가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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