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 블락비 피오가 연극 무대에 섰다. 번쩍이는 대극장도 아니고 관객의 얼굴이 훤히 보이는 소극장이다. 그리고 순박한 웃음과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연기를 펼친다. 새로운 매력이다.

지난 17일부터 JTN 아트홀 2관에서는 극단소년의 연극 '마니토즈'가 공연 중이다. '극단소년'은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1기 졸업생들이 의기투합해 2년 전인 2015년 설립한 극단이다. 이 극단에는 블락비 멤버 피오(표지훈)이 속해있어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20대 배우로 이뤄진 극단 소년이 올해 야심 차게 선보인 '마니토즈'는 과거의 상처로 인간관계를 맺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작곡가 신동욱이 운영하는 뮤직 스토어 마니토즈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서로 인연을 맺으며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진정한 사랑을 찾아 나간다.

그 과정은 무척 흥미롭다. 가상과 현실이 교묘하게 연결되며 펼쳐지는 이야기가 재기발랄하다. 또한, 고등학생, 선생님, 매장 직원, 작곡가, 디자이너, 아바타 등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피오는 자신의 짝사랑 상대를 위한 한 곡의 노래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순정파 국어 선생님 박용범 역을 맡았다. 그는 작년 연극 '슈퍼맨닷컴'으로 첫 연극 무대에 섰다고는 생각하지 못할 만큼 안정된 연기를 펼친다.

사실 피오는 '마니토즈'에서 국어 선생님과 남고생 강시후의 아타바 역으로 1인 2역을 담당한다. 국어 선생님 일 때의 피오는 걸음 걸이가 느리고,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학생들에게 다정하다. '똥컴'을 사용해서 중간에 로그아웃되는 부분은 무조건 웃을 수 있는 포인트기도 하다. 반면 강시후 아바타 일 때는 고등학생 감수성으로 촐싹대면서 실수투성인 귀여운 남자다. 두 역할의 온도 차이는 곧 피오의 매력으로 발산되며 즐거움을 선사한다.

'극단소년'의 도전은 참신하다. '마니토즈'가 안경만 쓰면 펼쳐지는 VR(Virtual Reality)의 한계와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곳은 현실 세계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고, 작년에는 대행업체를 소재로 만든 연극 '슈퍼맨닷컴'을 무대에 올렸다. 다소 가볍게 보이는 소재일 수도 있지만, 분명 젊은 연령층에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다. 이를 두고 좋다 나쁘다 판단하기에는 아직 시작하는 단계고, 연극이라는 장르에 다른 분야가 관심사였던 사람의 시선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은 문화적 확장으로 볼 때 틀림없이 훌륭한 일이다.

무대에 선 배우들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열정을 다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패기 넘치는 젊은 극단 '극단소년'의 든든한 무기는 피오다. 그가 있기에 더 많은 주목을 받고 관심과 지지를 받게 된다. 또래 연기자들의 모임이라 노련함이 잡아주는 중심과 무게는 없지만, 그래서 느껴지는 풋풋함과 신선함은 이들의 강점이다.

'마니토즈'의 가장 인상 깊언던 점은 젊은 감각으로 선사한 트렌디한 이야기였음에도 욕설이나 강한 폭력성 없이 잔잔하게 하지만 흥미롭게 극을 잘 이끌어갔다는 것이다. 초반 90분으로 설정된 러닝타임이 110분으로 늘어나면서 장면이 반복적으로 연결되는 감은 있었지만, 시간을 압축해 의도를 전달하지 못하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었다.

한편 블락비 피오가 출연하는 연극 ‘마니토즈’는 오는 17일부터 25일까지 JTN 아트홀 2관에서 공연된다.

(사진 제공=쇼온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