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 매혹적인 꽃 마타하리, 사랑으로 만개했고 아름다움으로 바스러졌다. 지난 6월 16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마타하리'가 오는 8월 6일 마지막 무대를 펼친다.
뮤지컬 '마타하리'는 1917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파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피폐해진 전쟁의 아픔까지 잊게 할 정도로 환상적인 춤을 선사하는 아름다운 무희 마타하리는 유럽 전역을 매혹시키며 사교계 유명 인사가 된다. 그런 마타하리에게 찾아온 프랑스 정보부 라두 대령은 전시 상황에도 국경을 쉽게 넘나들 수 있었던 그녀에게 스파이가 될 것을 강요한다.
공연장 밖에서 군중에게 둘러싸여 곤욕을 치르는 마타하리를 구하려 아르망이 등장하지만 결국 두들겨 맞고 마타하리에게 치료를 받게 된다. 소소한 시간을 나눈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지만, 마타하리는 비밀을 감추고 있었고 아르망 또한 순수하게 마타하리를 만난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이 가까워지자 라두 대령은 방해요소가 된 아르망을 전쟁 위험 지역으로 보내버리고, 시간이 지나 아르망의 비밀을 알게 된 마타하리는 마음 아파한다. 라두 대령은 자신이 이용한 마타하리를 이중 스파이죄로 체포하고, 아르망을 마타하리를 지키려 몸을 던진다.
2016년 창작 초연 무대로 개막 8주 만에 10만 관객을 돌파하며 큰 호응을 받은 '마타하리'는 2017년 업그레이드된 앙코르 공연으로 돌아왔다. 이번 '마타하리'에는 마타하리 역 옥주현·차지연, 아르망 역 엄기준·임슬옹·정택운, 라두 역 민영기·김준현·문종원 등이 출연하며 화려한 라인업으로 우선 눈길을 끌었다. 뮤지컬에 첫 도전하는 임슬옹부터 베테랑 민영기와 매혹적인 여제 옥주현까지 어느 캐스트 하나 매력적이지 않은 배우가 없었다.
여기에 연출가 스티븐 레인(Stephen Rayne)과 손을 잡고 보강한 스토리는 개연성을 높이고 캐릭터를 뚜렷하게 만들며 '마타하리'를 한층 탄탄한 작품으로 만들었다. 가장 큰 변화는 플래시백과 극중극 형식을 없앤 것인데, 이에 따라 해설자 역할을 했던 MC 캐릭터가 사라졌다. 또한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참혹한 시대적 배경을 드라마적으로 강화했고, 마타하리가 왜 스파이가 되었는지 생존을 위한 치열함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더불어 마타하리와 마르망, 라두 세 사람의 삼각관계를 긴장감 있게 나타냈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내가 작곡한 뮤지컬 음악 중 가장 고급스럽다"고 자부한 새로운 넘버 또한 '마타하리'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스토리와 캐릭터의 변화에 따라 프랭크 와일드혼이 기존 '마타하리'를 위해 작곡했던 히든 넘버들이 공개됐고, 극의 흐름에 따라 음악 완급 조절을 위해 기존 넘버들도 새롭게 배치했다. 덕분에 '마타하리'는 마타하리의 내면과 사랑을 노래하는 감성적인 넘버부터 웅장하고 무게감 있는 전투 장면까지 분위기에 강약을 부여하며 긴장감 있고 쫀쫀한 흐름을 유지했다.
오토메이션 시스템으로 암전 없이도 자연스러운 장면 전환을 선보여 찬사를 받았던 무대는, 기존의 장점은 지키면서 실감 나는 장면을 위해 스케일을 업그레이드했다. 초연 무대가 현실과 꿈의 경계에 있는 듯한 공간이었다면, 재연에서는 1차 세계대전을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 활용도를 높인 회전 무대뿐만 아니라 마타하리 방 의상이 바뀌는 등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는데 이는 보는 사람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했다. 또한 장면 분위기에 따라 변하는 조명은 극에 활력을 불어넣어 감각적인 그림을 만들어냈다.
창작 뮤지컬로서 독보적인 수준의 무대를 선보였지만 다소 아쉬웠던 점은 마타하리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퍼포먼스 시간이 짧아진 것이다. '매혹적인 무희'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마타하리는 춤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녀를 빛내준 것은 화려한 의상과 배우 본연으로부터 발산된 매력인데, 유럽 전역을 매료시킨 아름다운 춤을 관객에게도 선사했다면 더욱 '마타하리'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었지 않았을까.
앙코르 '마타하리'로 첫 합류한 차지연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마타하리였다. 우아한 말투와 세련된 몸짓, 사랑에 빠졌으나 마지막까지 당당한 여인의 모습을 차지연만의 카리스마로 잘 표현했다. 아르망 역의 엄기준은 브라운관에서 보여주던 서늘한 모습에서 벗어나 비밀스럽고 로맨틱한 인물로 변신했다. 특히 대사 표현력이 탁월한 엄기준은 감정과 이야기 흐름을 더욱 감성적으로 전달했다.
2016년 초연부터 올해 앙코르 공연까지 20만 관객을 돌파한 뮤지컬 '마타하리'는 오는 8월 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 제공=EMK뮤지컬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