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종석/YG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종석/YG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하얀 피부톤도 오히려 살렸죠” 모델로 런웨이를 활보하다 SBS ‘시크릿 가든’을 통해 배우로서 눈도장을 찍기 시작한 이종석은 KBS 2TV ‘학교 2013’,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MBC ‘W’ 등에서 훈훈한 비주얼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큰 사랑을 받으며 대한민국 20대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브라운관에서 흥행보증수표로 불리고 있는 이종석은 충무로에서는 활발한 활동을 펼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영화 ‘브이아이피’를 통해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 보란 듯이 강렬하게 스크린에 컴백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이종석은 ‘브이아이피’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내비쳤다.

“사이코패스, 살인마 캐릭터는 남자배우들이라면 모두 하고 싶어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또 남자영화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물론 기회가 있었던 적도 있었는데, 캐릭터에 날 대입해보면 항상 물음표였다. 반면 ‘김광일’의 경우는 내가 가진 이미지를 도리어 무기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감독님께 내가 해보고 싶다고 먼저 연락을 했다.”

이종석표 악역 ‘김광일’은 기존 악역들과는 결을 달리 한다. 속내는 극악무도하지만, 겉으로만 본다면 해맑은 소년 같기 때문이다. “악역이라는 게 연기 요소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다. 살인할 때 쾌감, 희열을 느끼는 게 아니라 아이처럼 해맑으면 새롭겠다 싶었다. 내가 워낙 피부가 하얘서 다른 작품들에서는 피부톤을 다운했다면, 이번에는 오히려 살렸다.”

영화 '브이아이피' 스틸
영화 '브이아이피' 스틸

특히 극중 ‘김광일’이 손발처럼 부리는 하수인들과 한 여성을 강간하고 살해하는 장면은 너무나도 잔인해 인상이 절로 찌푸려진다. 이종석 역시 그 촬영 순간이 고됐단다.

“어려웠다. 첫 촬영이라 긴장도 많이 했고, 피를 많이 보니 이상해지더라. 속이 너무 안 좋았다. 그럼에도 ‘김광일’이라는 캐릭터한테는 필요한 장면이라고 여겼다. 이 장면으로 인해 관객들이 ‘김광일’에 대한 분노를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런데 뒤로 갈수록 유약해보여 걱정이 돼서 김명민 선배님께 ‘저 너무 약해보이지 않았나요?’라고 물었더니 괜찮다고 하시더라. 하하.”

무엇보다 ‘김광일’은 감정을 친절하게 드러내지 않는 인물로, 대사가 거의 없고 살짝 쪼개는 정도다. 연기하는 배우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캐릭터를 표현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터.

“‘김광일’은 모든 인물들이 자신의 발밑에 있다고 여긴다. 그래서 대화가 다 짤막하거나 미소만 짓는다. 감독님께서 ‘아메리칸 싸이코’, ‘세븐’을 참고하라고 하셨는데, ‘김광일’을 이해하는데는 크게 도움은 안 됐다. 하하. 또 감독님의 설명이 추상적인 편이라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았던 것 같다. 원래 연기할 때 캠코더를 들고 다니면서 모니터를 많이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감독님께서 못하게 하셨다. 그래서 결과물을 보기 전에는 불안했다. 막상 보고 나니 시원하더라.”

배우 이종석/YG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종석/YG엔터테인먼트 제공

‘브이아이피’는 건조한 느와르로, ‘신세계’와는 다른 색깔을 띤다. 그런 만큼 박훈정 감독은 틀을 완벽히 마련해놓고, 배우들이 그 선을 넘어가지 않기를 거듭 강조했다. 이종석에게는 미소조차 직접 디렉션을 줬다.

“사실 미소에 대해서도 준비를 이것저것 많이 해갔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척하는 걸 싫어하셔서 싹 걷어내셨다. ‘여기서는 이런 미소야’, ‘여기서는 한쪽 입꼬리만 올리지 말고..’, ‘이 보이지마’ 등으로 알려주셨다. 미소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영화를 보고 나니 원래 내가 준비한대로 했더라면 과했겠다 싶더라.”

‘브이아이피’로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인 이종석은 오는 9월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방영을 앞두고 있어 걱정을 드러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서는 수지와 멜로라인을 그리기 때문. “‘브이아이피’ 이후 ‘당신이 잠든 사이에’가 방영된다. 같은 미소라도 영화를 본 분들은 감정이입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럼에도 ‘브이아이피’를 통해 내가 이런 연기 욕심도 있는 배우라는 걸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한 번쯤 악역을 해보고 싶었는데, 박훈정 감독님 작품이라 다행이었다. (웃음)”

한편 박훈정 감독이 연출을 맡은 ‘브이아이피’에는 이종석을 비롯해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등이 출연하며, 현재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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