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정상훈에게 연기란 나보다 남이 더 돋보이게 하는 작업이었다.
지난 19일 화제 속에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연출 김윤철/ 극본 백미경)에서 우아진의 남편이자 불륜남 안재석으로 열연을 펼친 배우 정상훈은 28일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종영 라운드 인터뷰에서 드라마의 화제성에 대해 “이렇게 잘 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재밌으면 많은 분들이 보는 구나 생각했다”며 “백미경 작가님이 너무나도 글을 잘 써주셨고 김윤철 감독님이 정말 편집을 잘 하셨다. 음악부터 슬로우 모션까지. 굉장히 영화적으로 만드셨다. 흔해빠진 막장 드라마가 아닌 퀄리티 있는 외국의 ‘위기의 주부들’ 같은 얘기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정상훈은 사전제작에 대한 얽힌 비화도 풀어놨다. 그는 “겨울에 촬영을 해서 방영 시기가 이번 년도 말에 예정이었다는 말도 있었다. 그러다가 다행히 JTBC로 편성이 떨어져서 방송하게 됐는데 한여름에 방송이라고 했다. 한 겨울에 찍었는데 그래도 되나 싶었다”고. 정상훈은 “그 얘기를 듣고 편집실에 계시는 감독님을 찾아갔다”며 “감독님께 뭐하고 계시냐 했더니 입김을 지우고 있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20부 내내 다 지우시냐고 했는데 ‘1, 2부만 지울 겁니다’라고 하셨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정상훈은 처음엔 안재석 역할을 맡는 것에 고민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고 밝혔다. “혹시나 잘되면 좋은 건데 안 되면 불륜의 밉상을 찍혀버린 것이니 주변에서 광고 잘 찍고 있는데 왜 이런 이미지를 해서 욕을 먹니라고 걱정할 것 같은 부분도 있었다”고. 하지만 그는 “대본을 보는 순간 그런 생각은 없어졌다”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정상훈은 “김윤철 감독님하고 많이 통한 것 같다”며 “제가 이런 캐릭터를 구사할 건데라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캐릭터를 구축해갔다”고 얘기했다.
이렇게 준비했었던 ‘품위있는 그녀’는 정상훈에게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첫 주연 작품이었던 것. 그는 “조연은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씬이 얼마 없으니 강한 임팩트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씬이 많아서 여유가 생겼다. 혼자서 대본을 접어가면서 몇 씬이야 세보는 것도 기분이 좋았다”고.
상대배역들에 대한 이야기도 정상훈은 풀어놨다. 그는 “일단 이태임 씨나 김희선 씨랑 연기를 하면서 특히나 김희선 씨랑 많이 연기를 했는데 합이 너무 잘 맞았다”며 연기를 진짜 오래 같이 한 친구처럼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상훈은 ”김희선 씨 역할이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공을 김희선에게 돌리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덧붙여 ”저는 주인공은 처음이니깐 위축되고 긴장했는데 많이 풀어주시려고 노력하셨다“며 ”이런 것들 자체가 너무나도 저한테 좋은 시너지가 됐다. 그래서 NG없이 몰아쳤다“고 밝혔다.
이어 정상훈은 한 인터뷰에서 김희선이 자신이 상대했던 최고의 배우로 정상훈을 꼽았다는 말을 듣고는 “소름”이라고 말하며 웃음을 멈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그는 “특히나 마지막 장면에서 김희선 씨 연기 중에 제가 ‘난 당신하고 같이 살고 싶어’라는 대사를 치고 “싫어”라는 말을 하는 부분이 있다. 그 말을 하시는데 눈빛이 용서를 해주고 있더라. 그래서 사석에서 친한 것이 묻어나오는 것인 줄만 알았는데 이게 계산이었다. 우아진의 입장에서 봤을 때 어쩔 수 없다는 연민이 들어났던 거였다“고 김희선의 연기를 극찬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정상훈은 “문자로도 희선 씨한테 남겼다. 나중에 꼭 같이 다시 하고 싶다”고 했을 정도. 이어 “같은 작품에서 연기를 하고 싶을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고. 그는 또한 다른 배우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작품에 나오시는 분들 중 유서진 씨는 예전에 같이 작품을 한 번 했다. ‘푸른 물고기’에서 하고 나서 다시 보는 건데 너무 연기 잘하신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정상훈은 “오나라 누나는 저랑 뮤지컬을 오래했다. 파트너로 세 번이나 연기했고 한재영 배우는 저랑 같은 소속사다. 그 전에도 술자리 꽤 많이 하고 그랬었다. 그래서 야 캐스팅 잘됐다고 생각했다”고. 그렇기에 정상훈은 연기에서 “오나라 누나가 소리 지르고 할 때는 어떤 식으로 나가고하는 합들이 잘 맞았다”고 얘기했다. 그런 그는 “케미스트리 만이 제가 살 길이다”라고 밝혔다.
많은 배우들과의 남달랐던 연기 호흡에 대해 그는 “남이 돋보여야 내가 산다는 건 절대적인 거다. 나만 돋보이는 연기를 하면 그 씬은 죽는 씬이다”며 자신의 연기지론을 밝혔다. 특히 가장 잘 맞아떨어졌던 박 실장(박진우 분)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제가 원래 맡았던 역할들이 박 실장님 같은 연기였다. 그러니깐 박 실장님을 보면서 제 모습이 많이 투영됐다. 그러다보니 아기자기한 연기들이 많이 펼쳐졌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오랜 조연 생활을 엿볼 수 있게 한 말이었다.
그런 정상훈은 자신의 연기 지론 중 하나가 “상대방을 감동시켜라”라고 말했다. “이 사람을 감동시키면 진짜가 저한테 쏟아질 거다라는 생각이 있다”는 것. 이처럼 정상훈은 누구보다 연기를 할 때면 진심을 다했고 그런 노력은 모든 작품 속에서의 명연기를 만들었다. 이제 ‘품위있는 그녀’를 넘어 더 많은 작품들에서 자신의 연기를 펼쳐 보일 정상훈. 그렇기에 오는 8월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정상훈의 연기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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