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혜랑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맨홀'이 막을 내렸다. 드라마 제목처럼 암흑 속에 갇혀 버린 시청률은 끝내 회생되지 못했지만, 그래도 배우들의 열연만큼은 빛났다.
28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드라마 '맨홀' 마지막 회에서는 봉필(김재중 분)과 수진(유이 분)의 웨딩마치가 그려졌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재회한 두 사람은 연인에서 부부의 연을 맺으며 해피엔딩으로 아름다운 장식을 마무리했다.
지난 달 9일 첫 방송된 '맨홀'은 주연을 맡은 배우 김재중과 유이의 만남만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특히 김재중에게는 2016년 12월 전역 후 첫 작품이자 2년 여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그만큼 기대가 컸다. 김재중과 호흡을 맞춘 배우 유이도 지난해 MBC 드라마 ‘결혼계약’, ‘불야성’ 등을 통해 배우로 거듭난 만큼 ‘맨홀’ 역시 그 여세를 몰아갈 것으로 관심이 쏠렸다.
그렇지만 ‘맨홀’은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첫 방송 시청률을 3.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불안하게 출발, 방송 내내 1~2%대를 오가는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도 진부할뿐더러 유치한 설정에 산만한 전개 등으로 혹평을 불러일으켰다. 그렇지만 이 속에서도 배우들의 열연만큼은 돋보였다.
먼저 극 가운데서 하드캐리 역할을 제대로 해낸 김재중은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맨홀’이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드라마인 만큼 그는 시간 여행에 따라 다양한 캐릭터로 변모해야 했다. 이에 따라 그는 건달부터 학생, 경찰 등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에도 불구,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카멜레온 같은 매력을 뽐냈다. 이에 맞춰 그는 추격신은 물론 화려한 액션까지 펼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유이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기존보다 한층 더 깊어진 감정선을 세밀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해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많은 대사보다 그의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전해지는 애절함이 안방극장까지 제대로 전달됐다는 평이다.
유이 역시 극의 중심에서 시청자들을 웃고 울리며 물오른 연기력을 펼쳤다. 극중 유이는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달달한 로맨스부터 가슴을 아리게 만드는 애절한 눈물 연기까지 풍부한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유이의 남편 박재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장미관의 활약도 돋보였다. 주목할 점은 이번 드라마가 두 번째 작품으로 그는 신인 중의 신인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장미관은 신예답지 않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등장만으로도 순식간에 드라마 장르를 스릴러로 바꿔버리며 소름끼치는 연기를 펼쳤다.
다소 난해한 설정들로 구미를 당기지 못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받은 ‘맨홀’. 아쉬운 성적을 거두며 쓸쓸하게 퇴장하지만 배우들의 살신성인 열연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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