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장우영 기자] “난 속에서부터 고장났다. 천천히 날 갉어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지난 18일 세상을 떠난 故 샤이니 종현(본명 김종현)이 남긴 유서 첫 문장이다. 스타라는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진짜 자신이 원한 건 아니었다. 결국 종현은 자신을 집어삼킨 우울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향년 27세.
故 샤이니 종현은 지난 18일 오후 6시10분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레지던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같은날 오후 4시40분께 고인의 친누나로부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받았다는 신고를 받고 위치 파악에 나섰으나 발견 당시 고인은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5월 보이그룹 샤이니로 데뷔한 종현은 ‘누난 너무 예뻐’, ‘산소 같은 너’, ‘루시퍼’, ‘줄리엣’, ‘드림 걸’, ‘셜록’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승승장구했다. 데뷔 7년 만인 지난 2015년 1월에는 첫 미니앨범 ‘베이스’를 내고 솔로 활동을 시작했고, 샤이니 그룹 활동과 솔로 활동을 병행하며 무대를 누볐다.
단순히 멤버로서만 활약한게 아니었다. 종현은 작사 및 작곡가로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며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 발돋움했다. 그는 샤이니 ‘줄리엣’ 작사를 시작으로 ‘늘 그 자리에’, ‘너와 나의 거리’, ‘버리고 가’ 등에 참여했고, 아이유 ‘우울시계’, 이하이 ‘한숨’ 등을 작곡하며 자신의 역량을 발휘했다.
하지만 유명 아이돌로서의 삶은 종현을 더욱 힘들게 했다. 그는 유서를 통해 “나보다 힘든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나보다 약한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아닌가보다. 살아있는 사람 중에 나보다 힘든 사람은 없고, 나보다 약한 사람은 없다”라며 그동안 받아왔던 심적 고통을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세상과 부딪히는 건 내 몫이 아니었나봐. 세상에 알려지는 건 내 삶이 아니었나봐”라며 “다 그래서 힘든 거더라. 부딪혀서, 알려져서 힘들더라. 왜 그걸 택했을까. 웃긴 일이다. 지금껏 버티고 있었던게 용하지”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종현은 “무슨 말을 더해.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 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 수고했어. 정말 수고했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글을 맺었다.
연습생부터 데뷔 10주년을 앞둔 올해까지, 종현은 늘 경쟁하고 부딪혀왔다. 연습생 때부터 시작된 경쟁은 데뷔를 한 뒤에는 더 치열해진다. 살아남기 위해서다. 사생활은 거의 없으며, 오로지 성공을 위한 경쟁에 집중한다. 특히 아이돌 데뷔 연령대가 낮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완전하지 못한 이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일이 많다. 최근 아이돌 그룹에서 탈퇴하거나 활동을 중단한 사례들을 보면 대부분이 우울증과 불면증,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이유로 말한다.
하지만 그들을 위로해주는 이는 몇 없다. 상대방이 얼마나 힘든지 들어주기 보다는 내 상황보다는 나으니 참으라는 것. 특히나 성공을 위해서는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만연한 생각 때문에 개인의 고통은 묵살되곤 한다. 때문에 마음에서부터 생긴 병은 몸을 잠식해 결국 극단적인 결과까지 나오게 된다.
이석희 시인의 ‘누가 그랬다’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누가 그랬다. 풀잎에도 상처가 있고,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고.” “누가 그랬다.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 그저 덜 아픈 사람이 더 아픈 사람을 안아주는 거다.”
누구나 마음 속을 두드려보면 슬픈 소리가 난다고 한다. 이석희 시인의 ‘누가 그랬다’의 한 구절처럼, 故 샤이니 종현의 안타까운 죽음은 어린 나이부터 경쟁에 몰려 오직 성공만을 위해 달리는 아이돌, 이를 넘어 모든 이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한편, 故 샤이니 종현의 빈소는 19일 서울 아산병원 지상2층 20호실에 차려졌다, 같은 병원 지하1층 3호실에서는 팬들의 조문도 받는다. 장지는 미정이며, 발인은 오는 2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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