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흑기사’가 수목 대세 드라마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2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1일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흑기사’(연출 한상우, 김민경/ 극본 김인영)은 전국기준 시청률 11.1%를 기록하며, 다시 한 번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갱신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SBS 드라마 ‘이판사판’이 5.8%, 7.8%를 기록, MBC 드라마 ‘로봇이 아니야’가 2.6%, 3.2%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시청률 1위의 자리다.
‘도깨비’의 아류작. ‘흑기사’는 첫 방송 전부터 이러한 평을 받아오며 큰 기대를 끌지 못했다. 또한 사극과 현대극을 오가는 전개 형식과, 운명적 사랑이라는 고전적인 키워드는 요즘 드라마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 형식이다. 특히 사극과 현대극의 교차 전개는 앞서 SBS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 사용되어 큰 호평을 받지 못한 형식이기도 하다. 또한 업보 탓에 불멸을 면치 못한다는 설정은 앞서 언급됐던 ‘도깨비’와도 많이 닮아있는 구석이기도 하다. 하지만 ‘흑기사’는 달랐다.
뚜껑을 연 ‘흑기사’는 비슷한 설정과 전개 형식을 가진 작품들과 전혀 유사한 성격을 띠지 않았다. 오히려 앞서 나왔던 형식들이 하지 못하거나, 피해야했던 설정들을 비틀어 극의 매력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인물들의 특성부터 달랐다. 대개의 판타지 작품들은 주인공들에게 특별한 능력을 부여한다. 특별한 능력을 가지지 못한 인물은 다수 조연이나 부수적인 인물로 등장할 뿐이다. 하지만 ‘흑기사’는 오히려 특별한 능력을 가지지 못한 인물을 주연으로 내세웠고, 조연(샤론/ 서지혜 분)에게 이 특수한 능력을 부여했다.
그렇다고 해서 주연의 매력이 사라지는가 하면 오히려 그 반대다. ‘흑기사’에서 중심이 되는 인물은 문수호(김래원 분)와 정해라(신세경 분). 이들이 가지는 특별함은 바로 전생과 현생으로 이어지는 운명적인 사랑이다. 사랑을 지키려는 문수호와 그 사랑을 기다리는 정해라의 200년에 걸친 사랑 이야기. 진부할 수도 있는 운명적인 사랑이라는 주제에 200년의 세월 동안이라는 판타지성을 부여했다. 모든 장르의 장점들만을 뽑아와 버무려 놓은 결과다. ‘흑기사’가 가지고 있는 약점인 장르의 기시감은 강점인 비틀기로 막아진다. 어느 한 구석에서도 매력을 놓치지 않는다.
여기에 감각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명연기까지 더해졌다. 매회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드는 ‘흑기사’의 영상미와 사운드, OST는 극의 흡인력을 한층 올려놓는다. 또한 김래원, 신세경, 서지혜, 장미희가 주축이 되는 이야기 구조에서 배우들은 단 한 치의 연기적 흠을 내보이지 않는다. 특히 서지혜는 나머지 세 인물들과 대척점에 서는 인물로서 가지는 만큼 캐릭터의 중심을 어떻게든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 결과 서지혜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매력을 발산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위험했던 도전. 하지만 ‘흑기사’는 꿋꿋이 도전을 이어갔고, 색다른 매력을 가진 또 하나의 웰메이드 판타지 드라마의 탄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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