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이 / 본사DB
송은이 / 본사DB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송은이는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 냈다.

코미디언 송은이가 지난 3일 진행된 제54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예능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강유미, 김숙, 박나래, 이수지 등 막강한 후보들과의 경쟁에서 받은 상이기에 더욱 큰 의미였다. 이에 송은이는 “26년 만에 처음으로 백상에 초대됐다”며 “놀이터에서 혼자 놀면 재미가 없다. 동료들과 함께 놀고 판을 벌리고 싶다. 외국 시상식에서는 여자 코미디언 둘이 진행하고 그러던데 앞으로 그런 자리가 생긴다면 열심히 응원하고 시청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여자 코미디언들이 방송가에서 큰 힘을 못 내고 있는 현실에 대한 일침이었다. 또한 앞으로 그 영역을 더욱 넓혀나가겠다는 포부이기도 했다. 송은이다웠다. 방송가에서 여성 코미디언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자 자체적으로 팟캐스트 방송을 시작 콘텐츠 랩 비보를 설립하며 나름의 기회를 만들어왔던 송은이. 그렇기에 송은이에게 백상예술대상의 여자 예능상은 스스로 기회를 만들고 스스로 성장해온 것에 대한 진정한 보상이었다. 스스로 가치를 찾아가는 것. 송은이의 여자 예능상 수상이 더욱 빛나는 이유다.

송은이는 방송가에서 이미 최고의 여자 MC였다. 하지만 많은 예능프로그램들에서 여자 MC들이 설 자리는 없었다. 지난 2010년 방송된 MBC 에브리원 ‘무한걸스’에서 여성 예능인들이 발군의 능력을 보이기는 했지만 지상파 방송에서 여성 예능인들이 원탑으로 서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렇게 여자 예능인들의 기회는 점점 줄어들었다. 송은이 또한 마찬가지였다. 방송국에서의 고정 프로그램들이 점점 사라졌고, 이에 송은이는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계획을 세웠다. 그 시작은 팟캐스트였다.

지난 2015년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이하 ‘비밀보장’)으로 팟캐스트 방송을 시작한 송은이. 이후 ‘비밀보장’은 순식간에 인기를 탔고 팟캐스트 순위 1위를 기록하며 큰 열풀을 이어갔다. 이에 송은이는 김숙과 함께 ‘컨텐츠랩 비보’라는 회사를 직접 설립하며 콘텐츠 규모를 점점 키워갔다.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은 그대로 SBS 러브FM ‘송은이, 김숙의 언니네 라디오’로 확장됐고, 송은이는 ‘김생민의 영수증’, ‘판벌려’ 등으로 더 많은 콘텐츠들을 내놓으며 기획자로서 승승장구의 길을 걷게됐다.

이러한 인기에 자연스럽게 지상파 방송에서도 송은이를 찾았다. 송은이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 KBS2 ‘김생민의 영수증’ 등에도 고정으로 참여하며 점점 더 영향력을 넓혀나갔다. 이후 송은이는 웹예능 ‘판벌려’로 2018년 초 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그렇기에 백상예술대상의 여자 예능상은 스스로 가치를 만든 송은이의 능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여성 예능인의 설 자리가 없어지는 작금의 현실에서 송은이가 보여준 저력이 더욱 빛을 발했던 순간. 그녀가 만들어 갈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기대가 점점 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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