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화면 캡처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POP=고명진 기자]'전지적 참견 시점'이 세월호 참사 보도 화면을 사용해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에서는 이영자와 그의 매니저 송성호가 자선 바자회에 참가해 캔 화분을 판매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두 사람은 캔 화분을 팔면서 바자회 손님 몰래 어묵을 먹방을 선보였다. 이에 자선 바자회가 어묵 시식회로 변해 웃음을 유발했다.

'전참시'는 이영자와 매니저의 어묵 먹방을 뉴스 보도 형태로 편집해 내보내 재미를 더하고자 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뉴스 화면으로 '세월호 참사' 보도 당시 MBC 뉴스 특보에서 사용된 배경을 사용한 것. 해당 배경은 모자이크 처리해 방송 됐지만 그럼에도 세월호의 실루엣이 그대로 드러났다.

방송이 나간 후 세월호와 어묵 시식회를 연결한 것이 의도적인 행위가 아니냐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어묵은 일간베스트(이하 '일베') 사이트 내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칭하는 은어로 알려져 있기 때문.

9일 '전참시' 측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모자이크로 처리돼 방송된 세월호 뉴스 화면은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 받은 것. 후반 작업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사용하게 돼 시청자께 심려를 끼치게 됐다.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과 함께 사과의 말을 전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해당 화면은 방송 중 관련 사실을 인지한 뒤 곧바로 모든 VOD 서비스를 비롯한 재방송 등에서 삭제 조치했다. 해당 화면이 선택되고 모자이크 처리돼 편집된 과정을 엄밀히 조사한 후 이에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 또한 앞으로 자료 영상은 더욱 철저히 검정해 사용하겠다. 세월호가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가슴 아프실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전지적 참견 시점' 포스터
'전지적 참견 시점' 포스터

제작진이 실수를 인정하고 책임을 지겠다고 했음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누리꾼들은 "굳이 4년 전 뉴스에 손수 모자이크?" "다분히 의도적이다" "제작진은 방송 전에 모니터링 안 하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하고 있다. '전참시' 폐지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

이에 9일 MBC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5일 방송된 ‘전지적 참견시점’ 방송 내용 중 세월호 관련 뉴스화면이 사용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본사는 긴급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하겠다. 또한 관련자의 책임을 묻고 유사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MBC는 “지난 해 12월 정상화 이후 세월호 참사에 대한 과거 왜곡 보도를 반성하고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께 사과드린 바 있다. 그런데 다시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고 참담한 심경. 다시 한 번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여러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MBC의 '일베'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12월 18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기분 좋은 날'에서 유명 화가 밥 로스의 사연을 소개하던 중, 밥 로스의 사진 대신 일베에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만든 합성 사진을 사용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었다.

이어 지난 2015년 4월 14일 '뉴스데스크'에서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공식 엠블럼 대신 일베 합성 이미지를 사용해 물의를 일으켰다. 지난 2017년 9월 7일에는 '뉴스투데이'의 '연예투데이' 코너에서 그룹 방탄소년단에 대한 보도에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루엣을 사용해 구설수에 올랐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이를 시정하지 않는 것을 '단순한 실수'로 볼 수 있을까. 비슷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사과만 했지 달라진 게 없다. 그래서 또 다시 사건이 터졌다. 이에 '전참시' 제작진과 MBC가 해당 사건에 대해 사과하며 철저하게 조사해 관련자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으니 후속 조치를 지켜봐야 할 것.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사건을 한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는 자세다. '굳이' 4년 전 화면을 찾아서 '손수' 모자이크 한 편집자나, 마지막 검수를 제대로 안 한 '전참시' 제작진이나 의도성 여부를 떠나 모두 잘못이다. 해당 사건과 관련된 모든 이의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popnews@heraldcorp.com